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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파리’였던 이 나라…이슬람 통치 40년만에 ‘최대 위기’

헤럴드경제 민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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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파리’였던 이 나라…이슬람 통치 40년만에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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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거리의 차들이 시위 속에 불타고 있다. [로이터]

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거리의 차들이 시위 속에 불타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지난 40여년간 권력을 지켜온, 이란의 이슬람 신정일치 체제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인권을 제약하는 이슬람 신정일치 체제를 향한 불만이 이미 팽배한 상황에서 경제 파탄이 뇌관이 돼, 오랫동안 억눌렸던 민심이 터져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사상자 속출에 자극받은 시위는 거세지며 9일(현지시간) 현재 13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시위 사망자가 40명을 넘긴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1979년 아야톨라 루홀라 무사비 호메이니가 이끈 이슬람 혁명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테헤란 대시장 상인들이 시위를 시작했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만 해도 이란 수도 테헤란은 ‘중동의 파리’로 불릴 만큼 번성했다. 당시 여성들은 히잡 대신 짧은 치마를 입고 거리를 활보했다.

올해는 통화가치 폭락과 물가 급등으로 불만 여론이 최고조로 치달았다. 이란 리알화 환율은 이달 초 1달러당 147만리알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5년 이란과 미국 등 서방 간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가 타결됐을 때 달러당 3만2000리알 정도였던 환율은 약 10년 만에 45배로 뛰어올랐다.

원유·가스가 풍부하지만 올겨울엔 난방 연료가 부족해졌고 심각한 가뭄이 겹치며 민생고를 키웠다.

당국은 성난 군중에 채찍과 당근 양쪽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란 당국이 처음에는 경찰과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하다가 이달 8일 케르만샤주 등에서 신정일치 체제 수호의 핵심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지상군을 투입했다며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했다.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국영방송 연설을 통해 “일부 폭도들이 거리를 망치며 다른 나라 대통령을 기쁘게 하고 있다”며 시위대를 “외국인을 위한 용병”으로 지칭하고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일각에선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하메네이가 시위 진압 실패에 대비해 러시아 등으로의 망명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시아파 맹주 이란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군사적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 정권을 겨냥해 “과거에 그들은 사람들을 인정없이 쏴댔다”며 “이번에도 그런 짓을 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매우 강하게 타격하겠다”고 개입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