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설문
“올해도 주목” 일제히 반도체 ‘원픽’
“AI 버블? 붕괴 우려는 과도”
9개 중 6개 증권사, 방산·조선 주목
“올해도 주목” 일제히 반도체 ‘원픽’
“AI 버블? 붕괴 우려는 과도”
9개 중 6개 증권사, 방산·조선 주목
1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SK하이닉스 용인클러스터 공사 현장 위로 떠오르는 2026년 병오년(丙午年) 첫 태양 주변으로 햇무리가 나타나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태화·신주희·문이림 기자]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가운데 국내 대표 9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일제히 올해 주목하는 투자처로 ‘반도체’를 꼽았다. 반도체 시장 환경이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이한 상황 맞이했다는 점이 주요 근거가 됐다.
그 뒤로 다수 리서치센터장이 주목한 투자처는 방위산업(방산)과 조선으로 나타났다. 9개 중 6개 증권사가 해당 섹터를 지목했다. 전반적인 시장 유동성 환경도 좋아 추세가 꺾일 가능성이 크지 않고, 이에 주도주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스피 예상 밴드는 3700~5650으로 나타났고, 환율은 1300원 내외에서 1500원 사이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봤다.
모든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반도체 더 간다”
헤럴드경제가 주요 9개 증권사(대신증권·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에게 올해 시장 환경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모두는 올해 주목 섹터로 반도체를 꼽았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는 국내 증시 내 2026년 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가장 높은 섹터”라며 “주도주 역할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봤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반도체주의 질주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요 근거는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따른 수요 폭증과 이에 따른 공급 부족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사이클 확장은 2026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2025년 말 기준 공급 업계의 재고는 디램(DRAM) 2~3주 내외이고, 디램의 생산량 증가는 20% 전후에 불과하기 때문에 2026년에도 공급 부족에 따른 계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디램과 낸드(NAND) 상승국면이 과거보다 더 길고 구조적일 가능성이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는 골드러시 때 곡괭이나 청바지에 투자하는 포지션”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통신(IT) 섹터를 주도 섹터로 꼽은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역대 최장기간의 반도체 업사이클을 전망한다”며 “메모리 반도체의 중요도를 고려하면 공급 부족과 그에 따른 가격 인상의 순환고리는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종우 센터장은 코스피 밴드 상단을 9개 증권사 중 가장 높은 5650으로 제시했다. 가장 낮은 상단을 제시한 이는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4900)이었다.
하단 기준으로는 양지환 센터장과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4000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내놨고,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3700으로 가장 낮았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반도체주는 올해 들어 주가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최초로 14만원 선을 돌파했으며, SK하이닉스도 처음으로 76만원대를 터치했다.
AI 거품론에 대해서는 분명 존재하나 아직 붕괴를 말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조수홍 센터장은 “버블 붕괴를 논의하기에 이른 시점”이라며 “AI는 단순한 기술도입이 아니라 사회·경제 시스템 재설계를 동반하는 필수 인프라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센터장도 “AI의 수요 방향이 단기적으로 바뀔 것 같지 않은데 공급은 2027년 말까지 제한적”이라며 “미국 금리 변화에는 취약할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미국 금리 추가 인하가 예상되는 지금은 그 리스크가 부각될 시기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그다음은? 9개 중 6개 증권사 “조선 혹은 방산”
반도체를 제외한 섹터에서 시장 내 컨센서스가 확인된 섹터는 방산과 조선으로 나타났다. 9개 증권사 중 6개 리서치센터장이 두 섹터 중 하나를 꼽았다.
방산은 줄어들지 않는 지정학적 불안에 따라 주목받을 수 있는 부문으로 꼽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최근에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도 있었다.
양지환 센터장은 “군비 지출 추세와 군사적 긴장감 유지를 감안하면 2026년에도 주도 산업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며 “러·우 전쟁의 종전 논의가 지속 중이나, 이미 수주를 확보한 동유럽의 경우 재무장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본격적인 공장 착공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조선도 군함 수요의 측면에서 강세가 예상됐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6년 조선업 핵심 키워드는 군함”이라며 “모멘텀과 펀더멘탈 모두 견실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 노후 군함 1000척 이상으로 교체 수요가 풍부하고, 이에 한국 조선사의 군함 수출 기회가 커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조선과 방산은 지난해에도 반도체와 함께 ‘불장’을 이끈 주역이었다. 배경에는 시장에 우호적인 유동성 환경이 있다. 시중에 자금이 풀리면서 상승 추세가 꺾일 가능성이 크지 않고, 추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주도주도 작년과 유사할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강세장의 공통적인 특징은 시중 유동성 확대였으며, 현재도 여전히 글로벌 유동성은 증가하고 있는 상태”라며 “증시 추세가 훼손되지 않는 이상 주도주 교체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환율에 대해서는 1300원 내외부터 1500원까지 다양한 전망이 나왔다. 올해 환율 밴드를 1450원에서 1500원으로 가장 높게 제시한 박희찬 센터장은 “환율의 하방 리스크보다 상방 리스크가 여전히 우세하다고 판단되며, 가령 반도체 수출 피크아웃 우려가 본격 제기된다면 달러 환율은 1500원 상향 돌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1500원은 상단 기준으로 가장 많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 제시한 수치기도 하다.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총 3곳이 상단으로 1500원 전망을 내놨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1300원 내외로 가장 낮은 수치를 내놨다. 윤창용 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은 평균 1300원 내외에서 안정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유지되는 가운데,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되며 달러 강세 압력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