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업체, 韓중개사 첫 투어
서울 집값급등에 현지 임대수익 매력
필리핀·태국에서도 ‘K-머니’ 유치전
전문가 “환율 등 위험소지, 신중 접근”
서울 집값급등에 현지 임대수익 매력
필리핀·태국에서도 ‘K-머니’ 유치전
전문가 “환율 등 위험소지, 신중 접근”
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자국 부동산에 투자할 한국인 투자자 유치에 나서 눈길을 끈다. 사진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전경. |
해외 부동산으로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해외 국가들도 본격적으로 ‘한국인 집주인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부동산업체가 국내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부동산 투어’를 기획한 데 이어 올해는 필리핀, 태국 등지에서 이같은 행렬이 이어질 전망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레이시아 종합부동산회사인 ‘프롭 이지(PropEasy)’는 서울글로벌부동산협회 소속 중개사들을 대상으로 3박 4일 일정으로 부동산투어를 진행했다. 말레이시아 부동산 업체가 현지 쿠알라룸푸르로 국내 중개사들을 단체 초청해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어 기간 동안 국내 중개사들은 말레이시아 각지에서 분양 중인 레지던스를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2027~2029년 완공을 앞두고 있는 ▷파빌리온 스퀘어 럭셔리 레지던스 ▷골든 크라운 레지던스 ▷아르마니 홀슨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단지는 상업·비즈니스 시설 등이 인근에 있으며, 현재 공정률은 20~60% 안팎이다.
투어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안정적인 임대차 수요를 기대할 수 있고, 핵심 입지 투자를 통한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매물 위주로 소개가 이뤄졌다”며 “첫 투어인만큼 구체적인 요건이나 리스크 등은 다뤄지지 않아 실제 투자 매력도는 추가로 알아봐야 한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부동산 업체가 국내까지 직접 세일즈에 나선건 외국인 자금 유치 전략을 다변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그동안 일본, 미국 등에서 해외 자금 유치를 해왔으나 최근들어 한국 시장까지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관계자는 “고급 입지에 대한 내국인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지불 여력을 갖춘 한국 투자자들을 새로운 수요층으로 보고 있다”며 “서울 아파트는 물론 미국, 싱가포르 등에 비해 가격이 싸다는 점도 수요를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했다.
이번 투어에서도 현지 업체는 서울 부동산 대비해 가격적인 메리트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서울 아파트는 핵심 입지일수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KB부동산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 동향(12월 15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81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7월 평균 매매가격이 14억원을 넘어선 지 5개월 만에 15억원을 돌파한 상황이다. 특히 반포·청담·압구정·한남 등 고급 아파트 주거지에서는 ‘평당 2억원’ 거래도 등장하는 추세다.
여기에 실거주 의무를 부과한 10·15 대책으로 서울 아파트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아진 반면 말레이시아는 외국인들의 부동산 투자에 대해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점도 주목됐다. 과거 영국 등 여러 유럽국가의 식민지 시절을 거쳤던만큼 ‘영어 문화권’을 누릴 수 있어 한국 투자자들로부터 고정적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말레이시아 국제학교 입학을 통해 영국, 미국, 호주 등 대학진학을 타진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현지 업체들은 외국인들의 최소 투자 요건에 맞춘 매물을 앞세워 은퇴 후 이민수요나 자녀들의 국제학교 진학을 위한 장기 체류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장기 체류 비자 프로그램인 ‘MM2H(Malaysia My Second Home)’를 활용하면 일정 수준의 재정 요건 충족 시 10년 이상 체류도 가능하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를 통해 다양한 외국인 거주자를 유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참석자도 “이번 상반기 중 현지 말레이시아 업체에서 부동산 투자설명회는 물론이고 유학·사업설명회를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며 “대출이나 실거주 의무 등 규제가 빡빡한 우리나라에 비해 소액으로 우호적인 환경에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부동산은 건설 진행 상황에 따라 분할 납부가 가능해 초기 자금 부담도 덜 수 있다. 상속세와 증여세도 없다. 대신 취득세 개념인 인지세(Stamp Duty)를 최대 4% 부담해야 한다. 외국인 최소 투자금액도 비교적 낮다. 쿠알라룸푸르는 100만말레이시아링깃(약 3억5000만원)이고, 다른 지역은 그보다 낮은 60만링깃(약 2억1000만원)이다.
다만 해외 부동산 투자 특성상 현지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환율 변동 등 대내외 변수의 영향을 받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프리홀드(영구 소유)와 리스홀드(99년 임대) 여부에 따라 권리 구조가 크게 달라 현지 변호사를 통한 계약 검토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김용남 글로벌PMC 대표이사는 “쿠알라룸푸르 콘도의 임대 수익률이 지난해를 기준으로 연 4~6%에 달해 싱가포르(연 2~3%)나 홍콩(연 3~4%)보다 높아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면서도 “지역별로 구매최소금액이 다르고, 각종 관리비 등 부대비용이나 환율변동에 따른 자산가치 영향이 크다는 점도 주의해야한다”고 했다.
아직까지 동남아시아 투자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은 제한적이지만, ‘K-머니’를 유치하려는 각국의 시도는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글로벌부동산협회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투어 이후 필리핀, 태국 등에서도 국내 중개사들을 대상으로한 부동산 투어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관련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