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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아프면 탈모가 생긴다고? [김진오의 처방전 없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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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아프면 탈모가 생긴다고? [김진오의 처방전 없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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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성형외과 전문의]
※김진오 전문의는 현재 성형외과의사회 공보이사 및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학술이사로 활동 중이다. ER 이코노믹리뷰 연재 칼럼 ‘처방전 없는 이야기’에서는 진료실 안팎에서 마주한 순간들을 바탕으로, 의료와 사람, 제도에 관한 이야기를 담백하게 풀어간다.

※김진오 전문의는 현재 성형외과의사회 공보이사 및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학술이사로 활동 중이다. ER 이코노믹리뷰 연재 칼럼 ‘처방전 없는 이야기’에서는 진료실 안팎에서 마주한 순간들을 바탕으로, 의료와 사람, 제도에 관한 이야기를 담백하게 풀어간다.


탈모를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요소는 두피입니다. 유전적 요인, 남성 호르몬에 대한 모낭의 민감도, 그리고 국소적인 모낭 환경은 지금도 탈모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기준입니다. 실제로 많은 경우 이 설명만으로도 탈모의 경과를 예측하는 데 큰 무리는 없습니다.

그런데 진료 현장에서는 탈모를 두피 문제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경우들이 반복해서 나타납니다. 두피 상태가 비교적 안정적인데도 탈모가 진행되거나, 유전적 위험이 분명한데 예상보다 진행이 느리기도 합니다.

탈모의 진행이 생활 리듬, 스트레스 상태, 체중 변화, 수면의 질과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화 불편이나 장 증상이 반복되는 시기에 탈모 변화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임상에서 자주 관찰됩니다. 이처럼 탈모가 생활 전반의 변화와 맞물려 나타나는 양상은, 탈모를 국소적인 현상으로만 보기 어렵게 만듭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학계에서는 장 건강과 탈모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들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습니다. 장내 환경이 전신 염증 반응, 면역 조절, 호르몬 대사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확인됐고, 이러한 기전이 모발 상태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장내 미생물의 구성 차이가 탈모 여부나 진행 정도와 통계적으로 연관된다는 보고들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가령, 탈모 환자군과 대조군의 장내 미생물 구성 비교 연구에서는 일정한 차이가 관찰되었습니다. 탈모 환자군에서 염증 반응과 관련된 장내 환경이 더 자주 나타났고, 장내 대사 산물의 차이 역시 함께 보고된 연구도 있었습니다. 장내 환경이 전신 염증 상태와 연결될 수 있으며, 이 변화가 모낭이 놓인 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유전적 자료를 이용해 장내 환경과 탈모의 관계를 분석했습니다. 장내 환경이 비교적 안정적이면 탈모 위험이 낮게 나타났고, 장내 염증과 대사 불균형과 연관된 환경에서는 탈모 위험이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장내 환경이 탈모와 무관하게 함께 나타나는 요소라기보다, 몸의 전반적인 상태를 통해 탈모의 흐름과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장이 소화와 흡수만 담당하는 기관이 아니라, 전신의 균형과 연결된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장내 환경은 면역 반응, 염증 신호, 호르몬 대사와 맞물려 움직이고, 이 과정은 모낭이 놓인 생리적 조건과도 분리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장내 환경 변화가 탈모의 진행 과정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습니다.

실제 탈모를 겪는 분들 가운데서는 전신 증상을 두피 증상보다 먼저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소화 불편, 쉽게 피로해지는 상태, 스트레스가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에서 모발 변화가 두드러지는 경우들입니다. 이러한 양상은 탈모를 머리카락만이 아닌, 몸 전체의 상태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관점은 탈모 관리 전략에도 영향을 줍니다. 약물치료나 시술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현재의 생활 리듬과 전신 상태가 모낭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요소는 없는지를 함께 점검하게 됩니다. 수면 부족, 식습관 불균형, 지속적인 스트레스, 반복되는 장 증상은 탈모 치료의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면, 장 건강이 탈모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탈모의 중심에는 여전히 유전적 요인과 호르몬 조절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다만 탈모가 시작되거나 진행되는 시점에 장을 포함한 몸 전체의 상태를 함께 살펴보는 태도는 충분히 고려해 볼만합니다. 머리카락만 들여다보는 것보다 몸의 균형을 함께 개선했을 때, 탈모 관리 과정이 좀 더 수월하게 될 수 있으니까요.


※ 김진오 뉴헤어모발성형 외과 원장은 진료와 연구를 병행한다. 진료실에서 환자를 매일 만나며, 국내외 학술지에 연구 논문을 꾸준히 발표한다. 진료실 밖에서는 35만 구독자의 유튜브 채널 '뉴헤어 프로젝트', 블로그 '대머리블로그', 저서 '참을 수 없는 모발의 가벼움' · '모발학-Hairology' 등으로 대중과 소통한다. 현재 성형외과의사회 공보이사 및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학술이사로 활동 중이다.

ER 이코노믹리뷰 연재 칼럼 '처방전 없는 이야기'에서는 진료실 안팎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의학·의료 정책·사람에 관한 생각을 담백하게 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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