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부상은 김혜성의 좋았던 흐름을 한 차례 흔들었다는 점에서 아쉽다. 메이저리그 콜업 이후 기대했던 만큼의 수비 활용성과 기동력, 그리고 기대 이상의 타격 성적을 앞세워 승승장구했던 김혜성은 왼 어깨에 통증이 생기며 타격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부상자 명단에 오른 것은 7월 30일이지만, 사실 조짐은 그전부터 있었다. 열흘 이상 온전치 않은 어깨를 가지고 경기에 나섰다는 게 다저스의 판단이자 현지 언론의 보도다. 다저스 전문 매체인 ‘다저스 네이션’은 “김혜성은 당초 부상을 안고 일주일 정도 경기에 출전하려 했다. 김혜성은 아픈 상황에서 9경기 동안 24타수 3안타에 그쳤다”고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이번 일이 김혜성의 경력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일단 두둔하는 모양새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은 강한 선수다. 그는 플레이하고 싶어 한다. 부상자 명단에 가는 것을 원치 않았다”면서 김혜성의 정신력은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완곡한 표현으로 고쳐야 할 부분 또한 이야기했다.
실제 김혜성은 부상자 명단에 가기 전 7경기에서 타율 0.158(19타수 3안타)에 그쳤고, 시즌 타율은 0.328에서 0.304까지 떨어졌다. 메이저리그 상대 구단들의 분석이 집요해지는 가운데 몸이 멀쩡해도 유지하기 어려운 성적을 아픈 상황에서 버텨낼 수는 없었다. 로버츠 감독은 그것이 선수 개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 것이다. 선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은, 대다수 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수도 손해, 팀도 손해다.
만약 김혜성이 통증이 생겼을 때 바로 이야기를 했다면 다저스도 조기에 이를 대처할 수 있었다. 부상자 명단에 가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하더라도 부상을 초기에 진화해 더 빨리, 더 완벽하게 회복됐을 가능성이 높다. 선수도 개인 기록을 지키고, 팀도 더 적절한 선수 기용을 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선수단 전체를 놓고 관리해야 하는 감독으로서는 부상을 숨기는 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로버츠 감독의 이런 이야기는 올해 들어 처음이 아니다. 이미 한 차례 비슷한 아쉬움을 토로한 적이 있다. 바로 시즌 초반 오른 어깨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간 사사키 로키(24)에게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사사키는 올 시즌 초반 구속이 예전보다 뚝 떨어지고 제구가 흔들리는 등 이상징후를 나타냈다. 끝내 오른쪽 어깨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 162경기 모든 경기를 100% 컨디션에서 뛰는 것은 불가능하다. 100% 컨디션에서 경기에 나서는 경우가 오히려 드물다. 다들 어디든 불편한 곳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어느 정도 참고 뛴다. 일부 선수들은 아예 만성화가 된 경우들도 있다. 그러나 상당수는 참고 뛰다가 더 탈이 나거나, 혹은 부진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동양 선수들은 웬만한 부상은 알리지 않고 그냥 뛰는 경우가 많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예전에는 어렸을 때 그렇게 배운 경우 또한 많았다.
김혜성과 같은 경우는 자신의 자리가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부상자 명단에 올라가면 새로운 선수가 올라올 수 있고, 다저스와 같은 스타 군단에서 언제든지 자기 자리를 뺏길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어쨌든 지나간 일이고, 철저한 재활과 자기 관리로 최대한 부상을 안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김혜성은 수비에 이어 타격 훈련도 팀원들과 함께 진행할 수준까지 올라오며 조만간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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