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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몰라보게 달라진 KIA, 더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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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0.249 ‘꼴찌’서 김기태 감독 사퇴 후 0.338로 뛰어올라

최근 9경기 8승1패로 ‘돌변’…2연속 ‘스윕’ 기록하며 7연승

코치진 교체되자 위기 의식…‘집중력 차이’ 변화 원인 지적

경향신문

박흥식 KIA 감독대행(오른쪽)이 지난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한화전에서 승리한 뒤 양현종과 손바닥을 마주치고 있다. 대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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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에이스 양현종(31)은 5월 등판한 5경기에서 평균자책 0.77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지난 2일 삼성전에서 뒤늦게 첫승을 거둔 뒤 2경기에서는 패전투수가 됐고, 이후 2경기에서는 승리투수가 됐다. 김기태 감독의 사퇴를 기준점으로 완전히 엇갈리는 KIA 타선의 변화가 양현종의 성적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KIA는 26일 KT전까지 2연속 ‘스윕’을 기록하며 7연승을 달렸다. 김기태 감독이 마지막으로 지휘한 16일 KT전까지 44경기에서 13승1무30패(0.302)였던 KIA 성적은 이후 11일 동안 치른 9경기에서 8승1패(0.889)로 돌변했다.

변화의 지점은 명확하다. 타격이 살아났다. 16일까지 44경기에서 KIA 팀 타율은 0.249로 꼴찌였다. 5월1일부터 16일까지 치른 14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팀 타율은 0.228, 득점권 타율은 무려 0.185로 추락해 있었다. 바닥을 찍을 때 김기태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 뒤 KIA 타자들은 전혀 다른 선수들이 됐다. 17일 한화전부터 26일 KT전까지 9경기에서 팀 타율은 0.338로 뛰어올랐다. 그렇게 잘 던져도 1점을 지원받지 못해 2패를 안았던 양현종은 최근 2경기에서 무려 15점을 지원받아 2승을 거뒀다.

이전 14경기에서 2할대였던 안치홍, 박찬호, 한승택 타율은 3할대로 뛰어올랐고, 개막 후 타율 0.200에 머물다 2군에 갔던 최원준의 최근 9경기 타율은 0.429다.

올시즌 가장 큰 고민이던 최형우의 반전이 가장 두드러진다. 4월까지 타율 0.266, 3홈런, 23타점이던 4번타자 최형우의 타격은 5월 들어 느리지만 회복세를 타고 있었다. 16일까지 14경기에서 0.300이던 최형우의 타율은 17일부터 치른 9경기에서 0.400으로 뛰어올랐다. 특히 상대 내야진의 우측으로 치우친 수비 시프트를 뻔히 보고도 당했던 최형우는 최근 9경기에서 친 14안타 중 7개를 좌익수 쪽으로 밀어 쳤다.

연패 과정에서 심각하게 부진했던 KIA 선수들이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이 여러 가지 시선을 받고 있다. 그중 하나가 ‘태업 의혹’이다. 안타와 출루 하나가 연봉과 옵션으로 직결되는 프로 선수가 고의로 못 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의심이다. 언제나 타격에는 상승세와 하락세가 교차한다. 현재 KIA 타선의 기이한 변화도 절묘한 타이밍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주요 코칭스태프가 교체되는 사태까지 벌어지자 뒤늦게 위기의식을 느낀 타자들의 집중력 차이도 분명한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다만 일부 선수들은 자신들의 불성실한 플레이를 지적하는 여론에 여전히 불만을 갖고 있다. 팬들에게 전달될 인터뷰에서 나온 “못하고 싶어서 못한 것이 아니다”라는 식의 답변은 무책임하다. 팀 성적과 선수 개인의 책임이 별개일 수는 없다.

KIA는 감독대행 체제를 시즌 끝까지 유지한다고 선언했다. 무려 100경기를 남겨놓고 시작된 대행 체제를 초고공 행진으로 출발했기에 KIA에 대한 기대는 다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감독 사퇴 뒤 대행 체제로 치른 2017년 한화도 초반 10경기에서는 5할 승률을 기록했지만 전체 101경기를 승률 0.434로 마감하며 8위로 마쳤다. 2014년 LG는 4월 말 감독이 사퇴하자 조계현 감독대행 체제로 17경기(6승11패)를 치르고 양상문 감독을 선임했다. 새 사령탑 체제에 적응하려는 선수들의 위기의식과 변화가 그해 LG를 4강으로 이끌었다.

지금의 KIA 선수단도 새 코칭스태프와 함께 팀에 대한 책임의식을 느끼고 변화하는 모습이 기록보다 더 중요하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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