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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PO] 김재환-스크럭스, 마산으로 옮긴 4번 화약고 누가 터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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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난 18일 NC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회말 3점홈런을 친 두산 김재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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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포의 부진이나 깜짝 스타의 등장으로 화제가 되곤 하는 ‘가을 야구’이지만 적어도 올해만큼은 타선에서 ‘해 줄 선수가 해 주고’ 있다.

1승씩 주고 받은 두산과 NC의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양 팀은 무려 42점을 뽑았는데 핵은 4번타자 김재환(29ㆍ두산)과 재비어 스크럭스(30ㆍNC)였다. 둘은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이 홈런 두 방에 7타점을 올렸다. 홈런과 타점 공동 1위다. 타율도 김재환이 7타수 3안타(0.429), 스크럭스가 11타수 5안타(0.455)로 엇비슷하다. 김재환은 2차전에서 3점포만 2개를 쏘아 올렸고,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보탰다. 첫 홈런은 잠실구장 우중간 상단에 꽂히는 비거리 125m의 대형 홈런이었다. 한 경기 7타점은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타점 타이다. 스크럭스는 1차전에서 역전 결승 만루포를 포함해 6타수 3안타 1홈런 5타점을 쓸어 담았다. 2-4로 뒤진 5회 1사 만루에서 스크럭스의 그랜드슬램이 터지자 경기장을 찾았던 NC의 전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31·밀워키)가 기립 박수를 치기도 했다. 2차전에서도 비록 승부는 두산으로 기울었지만 솔로 아치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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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에서 만루홈런을 친 NC 스크럭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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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무대는 마산이라는 점에서 ‘슬러거 전쟁’은 더욱 불을 뿜을 가능성이 높다. 마산구장은 홈플레이트에서 외야 펜스 거리가 좌우 97 , 중앙 116 로 좌우 100 , 중앙 125 의 잠실구장보다 작다. 마산이 안방인 스크럭스는 올해 35개의 홈런 중 이 곳에서 절반이 넘는 18홈런을 쳐, 11개 아치를 그린 2위 나성범(NC)을 제치고 ‘마산 홈런왕’에 올랐다. 마산구장 정규시즌 타율은 3할1푼이다. 한국 무대 포스트시즌 첫 홈런도 마산에서 열린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기록했다. 김재환도 올 시즌 마산구장 8경기에서 타율 3할1푼3리에 2홈런, 5타점을 올렸다. 지난해 마산에서 열린 NC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솔로 아치를 그렸다.

단기전에서 홈런 한 방은 분위기를 가져갈 수 있는 최고의 무기다. 특히 팀의 중심인 4번 타자의 방망이에서 나오면 팀의 사기도 함께 올라간다. 게다가 두 팀은 모두 1~3번 타자들의 출루 능력이 좋다. 4번 타자가 해결사 노릇을 해줄 수 있느냐가 승리와 직결되는 이유다. 스크럭스와 김재환 모두 “4번 타자로서 부담감은 없다"고 말하며 ‘잔치’를 즐기는 모습이다. 스크럭스는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팀이 한국시리즈에 가고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잘 해야 한다"며 의욕을 내비쳤다. 김재환은 "우리 선수들은 다 각자 개인 능력이 좋다. 우리 선수들을 믿고 하겠다"고 다짐했다. ‘장군 멍군’을 주고 받은 4번 타자의 화력 대결이 서늘한 가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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