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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한 ‘새 전설’ 셰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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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한 ‘새 전설’ 셰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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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처럼 세계 1위로 디 오픈 우승…30세 이전 메이저 3개 석권도
US오픈 제패 땐 커리어 그랜드슬램…“현재에 최선 다할 뿐” 겸손
2분짜리래도…정상의 기쁨 만끽 스코티 셰플러가 21일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GC에서 열린 PGA 투어 디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포트러시 | 로이터연합뉴스

2분짜리래도…정상의 기쁨 만끽 스코티 셰플러가 21일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GC에서 열린 PGA 투어 디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포트러시 | 로이터연합뉴스


18번홀 그린에 올라 챔피언 퍼트를 준비할 때부터 스코티 셰플러(29·미국)의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다. 이윽고 마지막 퍼트를 마친 셰플러는 두 팔을 번쩍 치켜들어 세계 최고역사 골프대회를 제패한 기쁨을 만끽했다. 이어 돌배기 아들 베넷을 안고 그린으로 달려나온 아내와 포옹하며 역사의 순간을 함께했다.

남자골프 세계 1위 셰플러는 21일 영국 북아일랜드 포트러시의 로열 포트러시GC(파71)에서 끝난 제153회 디 오픈(총상금 170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 더블보기 1개로 3타를 줄이고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를 기록, 이날 5언더파를 친 해리스 잉글리시(13언더파 271타·미국)를 4타 차로 여유 있게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 5월 PGA 챔피언십에 이어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도 휩쓸어 PGA투어 시즌 4승, 통산 17승을 이룬 셰플러는 2022·2024 마스터스 우승을 더해 4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챙겼다. US오픈만 제패하면 골프 역사상 6명만 달성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된다.

‘올해의 선수’ 자리를 확실히 굳힌 셰플러는 순은제 트로피 클라레 저그와 상금 310만달러를 거머쥐고 시즌 상금 1위(1920만달러)를 지켰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세계 1위로서 디 오픈 정상에 선 2번째 선수가 됐고 우즈, 잭 니클라우스(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공) 다음으로 30세 이전에 디 오픈, 마스터스, PGA 챔피언십을 석권한 선수가 됐다.

‘디 애슬레틱’은 “셰플러가 골프 레전드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각종 매체에서 “이 시대 최고 선수” “뉴 타이거 우즈”라는 찬사가 잇따랐다.

셰플러는 우승 인터뷰에서 “끝까지 긴장을 풀 수 없었던 메이저 대회에서 마지막 퍼트를 넣고 가족을 보니 감정이 솟구쳐 올랐다. 이번 우승은 물론 기쁘고 감사한 일”이라며 “대회 전 인터뷰에서 ‘우승의 기쁨은 2분이면 끝난다’고 한 말은 ‘우승 자체가 인생의 깊은 갈망을 채워주진 않는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골프황제 우즈와 비교되는 데 대해선 “그는 메이저 15승을 했고 나는 겨우 4승, 4분의 1 지점에 왔다”며 “그런 비교는 과하고, 우즈는 골프계의 독보적인 존재”라고 겸손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그랜드슬램 가능성에 관해서도 “그런 목표를 두고 연습하지 않는다”며 “우승, 명성, 트로피는 내 정체성이 아니다. 난 그저 현재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4타 차 선두로 출발한 셰플러는 4홀 만에 버디 2개를 잡고 경쟁자들의 뒷걸음질까지 더해 7타 차로 앞서가 일찌감치 승리를 굳혔다. 8번홀(파4)에서 벙커 탈출 실패로 더블보기를 범하고 다시 4타 차까지 쫓겼지만 9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이변 가능성을 일축했다.

디 오픈 직전 열린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우승자 크리스 코터럽이 3위(12언더파 272타)를 차지했고 윈덤 클라크(미국), 맷 피츠패트릭(잉글랜드), 리하오퉁(중국)이 공동 4위(11언더파 273타)에 올랐다. 고향에서 디 오픈 정상을 노린 매킬로이와 디펜딩 챔피언 잰더 쇼플리(미국)가 공동 7위(8언더파 276타)로 마쳤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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