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우승팀 울산 HD가 2025시즌 7위(21일 기준)에 머물며 제 색깔을 못 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2025시즌 K리그 왕조가 흔들린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K리그 3연패 울산 HD는 21일 기준 7위(8승6무7패·승점 30)로 부진하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 속에 2017년부터 이어온 FC 서울전 무패 행진도 8년 만(20일)에 깨졌다. 팬들은 지난 18일부터 응원보이콧에도 나섰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20일 경기 뒤 “기다려주시면 극복하고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했지만, 묘수는 찾아야 한다. 울산은 2015년 7위 이후 최근 9시즌 동안 5위(최종 순위 기준)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신 왕조가 흔들린 사이 옛 왕조가 재건에 나서고 있다. 지난 시즌 10위로 강등권 위기에 몰렸던 전북 현대는 21일까지 18경기 무패(13승5무) 행진으로 1위(14승6무2패·승점 48)를 지키고 있다. 2위 대전하나시티즌(9승9무4패·승점 36)과 무려 승점 12차이다. 전북은 K리그 최다 우승(9회)과 최다 연속 우승(5연패)을 달성한 역대 최고 왕조다. 2022시즌 울산에 자리를 내주기 전 5년 동안(2017~2021시즌) 1위는 전북이었다.
울산 HD의 하반기 상승세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말컹이 지난 20일 FC 서울과 경기에서 K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왕조의 명성을 지키느냐 되찾느냐 싸움은 어느새 K리그 새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신구 왕조는 새 수장 아래 제 색깔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김판곤 감독은 울산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홍명보 감독이 지난 시즌 중반에 대표팀 수장으로 떠난 뒤 팀을 이어받았다. 선수와 감독, 행정가 경험을 바탕으로 부임 3개월여 만에 팀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은 김판곤 감독 체제로 전체 시즌을 보내는 첫해라는 점에서 기대가 컸지만 아직은 뚜렷한 색깔이 보이지 않는다. 세대교체 실패와 공격 전술 부재, 확실한 스트라이커의 부재 등이 꾸준히 거론된다. 베테랑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벤치 멤버에게도 꾸준히 기회를 주며 팀 역량을 끌어올렸던 지난 시즌 장점이 사라졌다.
전북은 거스 포옛 감독을 만나 효과를 보고 있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성공했고, 그가 동기와 자극으로 선수들의 숨은 기량을 끌어올린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2골에 그쳤던 전진우는 21일 현재 12골을 넣고 득점 1위에 자리했다.
아직 경기는 많다. 울산은 2017~2018 두 시즌 동안 한국에서 뛰며 최우수선수와 득점왕을 휩쓸었던 스트라이커 말컹(31)을 영입하는 등 후반기 반격에 나섰다. 말컹은 21일 서울전에서 후반 32분 교체 출전해 약 7년 만의 K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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