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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전국의 부모님께 죄송합니다" 티니핑 제작사가 사과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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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전국의 부모님께 죄송합니다" 티니핑 제작사가 사과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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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미디어 42% 폭등…원자력 TAE 테크와 합병
SAMG엔터 최재원 부대표 강연
티니핑 피규어 700만 개 팔려
"한 아이가 장난감 4, 5개씩 사"


인기 애니메이션 '티니핑' 시리즈를 제작한 SAMG엔터테인먼트의 최재원 부대표가 1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한국경제인협회 하계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인기 애니메이션 '티니핑' 시리즈를 제작한 SAMG엔터테인먼트의 최재원 부대표가 1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한국경제인협회 하계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전국의 부모님께 심심한 사과를 전합니다. 저희도 이렇게까지 많이 사실 줄은 몰랐습니다
티니핑 시리즈 제작한 최재원 부대표

인기 애니메이션 '티니핑' 시리즈를 제작한 SAMG엔터테인먼트의 최재원 부대표가 1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한국경제인협회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에서 강단에 올라 고개를 숙였다. 자녀들이 '하츄핑' '조아핑' '믿어핑' '말랑핑' 등 133가지 캐릭터 피규어 등을 사달라 조르는 바람에 부모들의 지갑에서 돈이 술술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부모들 사이에서는 '파산핑' '등골핑'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였다.

그는 티니핑의 대성공 비결을 털어놨다. 먼저 저출산으로 아이 수는 줄지만 자녀가 태어나면 부모는 물론 친가 외가 조부모 이모 삼촌까지 아낌없이 지출해 1인당 완구 소비는 증가 추세라는 점을 주목했다. 실제로 티니핑 피규어 국내 판매량(누적)은 700만 개를 돌파했다. 4~7세 여자 어린이가 68만 명 수준으로 추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1인당 평균 10개를 갖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는 "한 아이가 4, 5개씩 산다"며 "수집하면서 재미를 느끼게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릭터는 한번 인기가 올라가면 굉장히 오래간다"며 "뽀로로는 20년 이상 장기 집권 중이고 티니핑도 인기를 얻은 지 3, 4년 정도 됐는데 10년 이상 장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른도 공략... 캐릭터 소비 확장"



티니핑이 등장하는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 '사랑의 하츄핑'.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티니핑이 등장하는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 '사랑의 하츄핑'.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그는 어른들도 공략해 시장을 넓혔다. 미국 '디즈니'나 일본 '산리오'는 남녀노소를 대상으로 하는데 한국 캐릭터는 어린이만 본다는 고정관념을 깨려 했다. 그 결과물이 2024년 인기몰이 했던 영화 '사랑해 하츄핑'이다. 이 영화는 어른이 봐도 감정적으로 울림이 있게 만들어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역대 2위인 125만 명을 불러 모았다.

그는 "50억 원으로 영화를 제작했다"며 "최대 3,000억 원까지 드는 디즈니·픽사 영화에 비하면 한계가 있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바이럴 광고 효과는 1,000만 영화급이었다"고 했다. 이어 "중국 굿즈 시장은 연간 100% 성장률을 보이는 등 캐릭터 소비 대상이 어른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캐릭터 소비가 가족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스, 현대차, KB국민카드, SM 신인그룹 '하츠투하츠' 등 다른 분야와 협업해 외연을 넓히고 있다. 최 부대표는 "완구 시장에 머물렀다면 성장에 한계가 있었겠지만 유통·굿즈 등 생태계를 구축해 성과를 내고 있다"며 "성장에는 결단이 필요하고 지금이 바로 그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제주=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