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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10개월만 3200선 안착한 코스피…숨은 여력은 '서학개미'?

머니투데이 송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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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10개월만 3200선 안착한 코스피…숨은 여력은 '서학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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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14일 3200포인트를 돌파하며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해외에 투자 중인 '서학개미'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턴'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이들 자금이 일부라도 국내로 유입될 경우, 증시의 상승 동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연말 대비(1월2일) 802.54포인트(33.45%) 상승했다. 지난 1월2일~7월11일까지 미국 주요 지수인 나스닥종합지수는 6.77%, S&P500은 6.67% 상승하는데 그쳤다.

증시 상승세에 맞춰 최근 증시 대기자금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일 기준 7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코로나19 유동성 장세가 한창이던 2022년 1월 이후 3년6개월 만의 기록이다. 지난 10일 기준 65조원대로 여전히 많은 증시 자금이 대기 중이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올해 기준 순매도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시 상승의 주된 동력은 기관 투자자와 기타 법인"이라며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전환이 향후 증시 지속 상승의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6월 기준 한국예탁결제원에 보관된 미국 주식 금액은 약 1250억 달러(약 173조원) 수준"이라며 "이 중 일부만 국내로 돌아와도 상당한 상승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258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46.6% 증가했다. 국내 증시가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식으로의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조 연구원은 "미국 빅테크 기업의 혁신성과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등 다양한 상품 구성이 초과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은 -3배에서 +3배까지의 레버리지 ETF와 다양한 종목별 상품이 상장돼 있어 적은 자금으로도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구조다.

지난달 30일 기준 예탁원에 보관된 외화주식 보관금액 상위종목은 모두 미국 빅테크 주식과 레버리지 ETF인 것으로 집계됐다.테슬라가 212억9400만달러로 비중이 가장 컸으며 뒤를 이어 △엔비디아(135억400만달러) △팔란티어 클래스A(45억9500만달러) △애플(42억2100만달러) 등 순이었다.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티커명 SOXL로 잘 알려진 레버리지 ETF인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ETF'는 7위(29억9400만달러)에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는 빅테크와 고위험·고수익 상품에 대한 투자 성향을 국내에서 대체하긴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한 신뢰도 회복과 초과 수익이 일정 기간 확인된다면 '머니무브'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수정 연구원은 "지난 3일 상법 개정안 통과로, 이사의 주주 대상 충실 의무가 명문화됐다"며 "최근 파마리서치가 주총 표 대결에서 유리한 상황에서도 인적분할을 철회한 것 역시 시장 분위기 변화의 상징적 사례"라고 말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상법 개정을 통해 주주 보호 기반을 마련하고, 기업들이 배당 확대와 주주환원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끌어올린다면 점차 서학개미들의 자금 유입도 본격화될 수 있다"며 "이 같은 구조적 변화는 정부와 기업이 함께 장기간에 걸쳐 추진해야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사진제공=한국예탁결제원

/사진제공=한국예탁결제원



송정현 기자 junghyun7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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