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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심해지는데…농사 어쩌나" 국내 연구팀, 폭염 견디는 식물 비밀 풀었다

머니투데이 박건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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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심해지는데…농사 어쩌나" 국내 연구팀, 폭염 견디는 식물 비밀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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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핵심 조절 단백질 'PP2A B′η(비프라임에이타)' 첫 규명

조혜선 생명연 식물시스템공학연구센터 박사, 제1저자인 조승희 박사 (오른쪽부터)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조혜선 생명연 식물시스템공학연구센터 박사, 제1저자인 조승희 박사 (오른쪽부터)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무더운 여름, 식물이 고온 환경 스트레스에 맞서 살아남는 비밀을 국내 연구팀이 처음으로 풀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은 조혜선 식물시스템공학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이 식물이 폭염을 이겨내는 방법을 분자 수준에서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더 플랜트 셀'에 5월13일 게재됐다.

모든 생물의 DNA에는 유전정보가 있으며 이 정보를 복사해 RNA(리보핵산)라는 물질로 바꾼다. RNA 안에는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부분인 '엑손'과 불필요한 부분인 '인트론'이 섞여 있기 때문에 인트론을 정밀하게 편집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처럼 필요한 부분만 떼어내는 과정을 'RNA 스플라이싱'이라고 하며 이를 수행하는 분자 복합체가 '스플라이소좀'이다. 스플라이이소좀은 RNA를 다듬는 일종의 재단사로, 식물이 기능적인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팀은 스플라이소좀을 구성하는 핵심 조절 단백질인 'PP2A B′η(비프라임에이타)'를 찾아냈다. 비프라임에이타는 식물이 고온 환경에 노출됐을 때 스플라이소좀이 작동하게 한다. 스플라이소좀은 RNA를 편집해 식물이 고온 환경을 견딜 수 있게 하는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연구팀이 비프라임에이타를 인위적으로 제거하거나 반대로 많이 만들어 본 결과, 비프라임에이타가 없는 식물은 고온에서 씨앗을 틔우지 못하고 쉽게 죽었다. 반면 많이 가진 식물은 고온 환경에서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생존율도 높았다.


또 비프라임에이타가 결핍되면 여러 유전자에서 RNA 편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존에 필수적인 단백질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식물이 고온 스트레스에 취약해진다는 메커니즘도 함께 밝혔다.

조혜선 박사는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는 열에 강한 작물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비프라임에이타가 기후 적응형 작물 품종을 개발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도약연구사업, NST(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사업, 생명연 주요사업, 농촌진흥청 차세대농작물식육종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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