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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고, ‘키 2m’ 중국 선수들 벽 뚫었다… NBA 아·태 유망주 대회 우승

조선일보 싱가포르=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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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고, ‘키 2m’ 중국 선수들 벽 뚫었다… NBA 아·태 유망주 대회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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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서 중국 칭화고 97대48 제압
필리핀·일본 등 농구 강국 꺾고 정상
주장 에디 다니엘 덩크 슛으로 장내 환호
2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NBA 라이징스타 인비테이셔널 결승에서 용산고가 우승을 차지한 뒤 모여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NBA 아시아

2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NBA 라이징스타 인비테이셔널 결승에서 용산고가 우승을 차지한 뒤 모여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NBA 아시아


농구는 ‘신장’ 순이 아니다. ‘한국 농구의 산실’ 용산고가 29일 NBA 초대 아시아·태평양 유망주 대회에 중국 칭화대 부속 고등학교를 97대48로 대파하고 우승컵을 들었다. NBA 라이징스타 인비테이셔널은 아·태 지역에서 처음 열린 NBA 고교 유망주 대회로 일본, 중국, 필리핀, 호주 등 농구 강호 고교가 다수 참가했는데, 용산고가 이들 사이에서 정상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상대 칭화고는 신장 2m가 넘는 선수가 3명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신장을 자랑하는 팀인데, 용산고가 외곽에서 정교한 슈팅을 연이어 적중하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왔다. 골밑에서도 주장 에디 다니엘(18)과 대회 최우수선수(MVP) 김민기 등이 힘으로 버텨주며 중국의 ‘트리플 타워’를 상대로 뒤지지 않는 장악 능력을 보여줬다. 전반(2쿼터) 리드를 38점 차까지 벌리는 등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였다. 김민기가 25득점, 다니엘이 17득점을 올렸고, 이날 첫 선발 출전한 김태인이 3점 3개 포함 18점을 몰아치며 우승 축포를 울렸다.

2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NBA 라이징스타 인비테이셔널 결승에서 용산고의 에디 다니엘이 득점 뒤 포효하고 있다. /NBA 아시아

2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NBA 라이징스타 인비테이셔널 결승에서 용산고의 에디 다니엘이 득점 뒤 포효하고 있다. /NBA 아시아


백미는 마지막 4쿼터. 다니엘은 상대 수비를 따돌린 뒤 강한 힘으로 덩크슛을 꽂아넣어 만원관중의 열띤 환호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사실상 우승을 자축하는 하나의 ‘쇼’였다. 관중석에 있던 NBA 스타 도만타스 사보니스도 그에게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다니엘은 “초대 NBA 대회에서 우승해서 정말 기쁘다. 정말 소리지르고 싶은 기분”이라며 “주장으로서 이 대회 우승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앞으로 농구인생에서 큰 경험이 될 것 같다. 제 1의 다니엘이 되겠다”고 했다.

전날 대회 4강전에서 일본의 후쿠오카 오호리 고교를 꺾었던 용산고는 중국·일본의 강호 고교를 모두 꺾고 아·태 정상에 올랐다. 이세범 용산고 코치는 “어제 호텔에서 일본 감독을 만났는데, 우리 수비를 깨기가 쉽지 않다. 훌륭하다는 얘기를 해줬다. 오늘은 강점인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도 경기 초반부터 잘 풀리며 승기를 잡았던 것 같다”며 ”중국에 피지컬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경기 전부터 ‘한번 싸워보자’고 아이들에게 주문했는데, 정말 잘해줬다”고 했다.

온양여고도 이날 결승을 치러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농구는 이번 대회 유일하게 남녀 대표가 동시에 결승에 오른 국가가 되는 성과를 올렸다.

[싱가포르=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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