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지 말라” 경고 무시하고 ‘풀썩’… 크리스털 의자 박살 낸 관람객

이탈리아 한 박물관에서 전시품인 크리스털 의자가 기념 촬영하던 관람객에 의해 파손되는 장면이 포착됐다. 박물관 측은 이를 공개하며 “예술을 존중해달라”고 호소했다.

이탈리아 베로나에 있는 팔라초 마페이 박물관은 지난 12일 인스타그램 등 공식 소셜미디어에 전시장 내부 CCTV 영상을 공개하고 “방금 본 장면은 불행하게도 장난이 아니라 박물관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녹화된 이 영상에는 경비원이 자리를 비운 틈에 남녀 관람객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이 나온다.

현장엔 화려하게 장식된 크리스털 의자가 전시돼 있었다. 먼저 여성이 다가가 의자에 앉는 시늉을 하며 기념 촬영을 마친다. 이어 남성도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다가 부족한 듯 의자에 그대로 앉아 버린다. 그 순간 버티지 못한 의자의 두 다리가 부러졌고, 놀란 남녀는 허둥지둥 전시장을 빠져나갔다.

파손된 의자는 이탈리아 현대 미술가 니콜라 볼라의 수공예 작품이다.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걸작 ‘빈센트 의자’에 대한 헌정의 의미를 담았다. 튼튼한 의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프레임 대부분이 비어 있고 받침대 위에 올려져 전시돼 있었다. 당시 작품 앞엔 ‘부서지기 쉬우니 주의하라’ ‘앉지 말라’ 등의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박물관 측은 “이 무례한 행동은 예술 작품의 진실성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정적인 사건이 되길 바라지는 않는다. 단순한 불평이 아니다”라면서도 “우린 이 에피소드를 생각하고 공감하고 반성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고자 한다. 예술이 전시되는 곳에 더 존중하는 마음으로 입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작품은 두 달간의 복원 작업 끝에 원래대로 되돌려 재전시에 들어갔다. 영상 속 관광객 일행은 박물관 관계자가 파손 사실을 알아채기 전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측은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으나 아직 두 사람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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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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