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아티스트 미야지마 다쓰오
28일까지 한국에서 개인전 개최
숫자 신작 시리즈 13점 선보여
28일까지 한국에서 개인전 개최
숫자 신작 시리즈 13점 선보여
미야지마 다쓰오, 'Hundred Changes in Life - no. 4'(2024). /갤러리바톤 |
거울 표면 위로 색색의 LED(발광 다이오드) 숫자가 나타났다 사라진다. 관객들은 숫자가 언제 점멸할지 예측할 수 없다. 0을 제외하고 1부터 9까지 깜박이는 순서도 무작위다. 작가는 “불확정성 원리에 따라 랜덤으로 깜박인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예술은 작가가 통제한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이 세계가 예측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비가 내리거나 추워지고 더워지는 것, 자연재해 역시 예측할 수 없다. 예측 불가능이야말로 세상의 본모습 아닐까. 제 작품 역시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기를 원한다.”
미디어 아티스트 미야지마 다쓰오. /갤러리바톤 |
일본의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미야지마 다쓰오(68)의 개인전 ‘폴딩 우주(Folding Cosmos)’가 서울 한남동 갤러리바톤에서 열리고 있다. 국내 관람객들에겐 리움미술관 입구에 영구 설치된 LED 전광판 ‘경계를 넘어서’로 익숙해진 작가다. 규칙 없이 무작위로 점멸하는 LED 숫자 설치물을 통해 ‘계속 변화한다, 모든 것은 연결된다, 영원히 계속된다’는 철학을 구현해왔다.
미야지마 다쓰오 개인전 전시 전경. /갤러리바톤 |
이번 전시에선 존재와 생명, 의식을 아우르는 포괄적 개념인 일본의 ‘세이메이(生命)’에 대해 탐구한 결과를 신작 시리즈 13점으로 선보인다. 신작 ‘C.T.C.S. 킨’ 시리즈는 고대 마야 문명의 최소 시간 단위인 ‘킨(k’in)’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그는 “점멸하는 색색의 숫자는 이 세계에 존재하는 각각의 생명이고,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숫자 ‘0’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0은 아무것도 켜져 있지 않은 ‘블랙 아웃’이기 때문”이라며 “빛이 잠시 멈춰 보인다고 해도 끝은 아니고, 숫자는 다시 시작된다.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 없다”고 했다.
미야지마 다쓰오, 'C.T.C.S. k'in - no.8'(2024). /갤러리바톤 |
미야지마 다쓰오 개인전 전시 전경. /갤러리바톤 |
전시 작품 모두 표면이 거울이다. 관객은 작품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그 안에서 자신의 얼굴을 보게 된다. 미야지마는 “작품 안에 또 다른 생명(관객 자신)이 비치고 겹치면서 또 하나의 우주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표현했다”고 했다. 28일까지. 무료.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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