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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도 성장 한계”…희망퇴직·조직개편으로 허리띠 졸라매는 카드사

헤럴드경제 정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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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도 성장 한계”…희망퇴직·조직개편으로 허리띠 졸라매는 카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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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6월 대규모 조직개편 앞둬
전사 고비용·저수익 사업 정리 검토
하반기 희망퇴직 수요조사도 진행 중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되면
대출한도 줄며 카드론 수요 위축될듯”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카드론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려 왔던 카드업계가 성장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 인하, 간편결제·스테이블코인 등 신기술의 확산,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카드사들은 수익 확대보다 비용 절감을 통한 생존 전략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오는 6월 대규모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다. 올해 1월 취임한 박창훈 사장이 주도하는 첫 개편으로 1분기 삼성카드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준 가운데 단행된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직개편으로 인한 인사이동은 오는 6월 16일 이루어질 예정이다.

신한카드는 이미 지난해 말 4그룹 20본부 체제로 조직을 슬림화했다. 이번 개편에서도 비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희망퇴직 수요조사에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전사적으로 고비용·저수익 사업에 대한 정리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희망퇴직과 관련해 아직까지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희망퇴직을 시행해 왔으며 조직 축소의 속도와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1968~1974년생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총 62명이 희망퇴직했다. 직전 희망퇴직은 2023년 1월로 약 2년 주기로 이뤄지던 희망퇴직이 6개월 만에 다시 거론되는 셈이다.


이 외에도 우리카드가 올해 초 1969~1971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10명 내외 임직원의 희망퇴직을 처리했다. 하나카드는 20명 내외, KB국민카드도 두 자릿수 내외로 올해 초 희망퇴직 규모를 확정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카드론 성장의 한계가 있다. 카드사가 주요 수익원으로 삼아온 카드론은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으로 제약이 커질 전망이다. 스트레스 DSR은 2024년 2월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된 가계부채 규제 방안으로 3단계부터는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까지 적용 대상과 범위가 확대된다.

특히 3단계부터는 신용대출과 기타대출도 규제 대상에 포함돼 1.50%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대출 한도가 줄어들며 카드론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카드론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스트레스 DSR 강화는 카드사의 수익성에도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5005억원으로 전년 동기(39조9644억원) 대비 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2월 사상 최대치(42조9887억원)를 기록한 뒤 3월 카드사들의 분기말 부실채권 상각 등으로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카드사별로는 우리카드의 카드론 잔액이 4조387억원으로 전년(3조3611억원) 대비 약 20% 늘었고 현대카드는 5조8855억원으로 같은 기간 15% 증가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지난 23일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학술세미나에서 “내수 부진과 함께 카드사의 비용 절감 필요성이 커지면서 이용 실적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며 “스테이블 코인과 간편결제 확산 등 신사업이 늘어나는 반면 신용판매 부문의 부진으로 비용 절감 압력이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