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관람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지 나흘 만에 공개 활동에 나서며 “수개표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선거 관여 발언까지 했다. 이 영화 포스터에는 ‘6월 3일 부정선거 확신한다’고 적혀 있다. 제작진은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대선 결과가 나오면 불복 운동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 지지자는 “윤 어게인”을 외쳤다.
느닷없는 계엄으로 탄핵됐고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전 대통령이 구체적 근거도 없이 영화 관람을 통해 부정선거 의혹을 조장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부적절하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이후 대국민 담화 등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했지만 근거를 단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다. 지난 대선에서 본인이 승리한 것도 부정이고 윤 정부 관리 아래 치러진 지난 총선도 부정이라는 건가.
윤 전 대통령은 뒤늦게 탈당했지만 비상 계엄으로 국가적 혼란을 야기한 데 대해선 사과나 반성 한마디 없었다. 그래 놓고 또 다시 부정선거 타령이니 혀를 차게 한다.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도 점입가경이다. ‘건진 법사’ 전성배씨가 통일교 간부로부터 ‘김 여사 선물’로 받은 1000만원대 샤넬백을 김 여사 수행비서가 더 고가의 가방으로 두 차례 교환해 간 사실이 드러났다. 김 여사 측은 “비서가 전씨 심부름을 한 것이고 가방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지만 상식적이지 않다. 대통령실 직원이 왜 전씨를 위해 두 번이나 가방 교환 심부름을 하나.
전씨가 김건희 여사 줄 선물이라고 받았다는 다이아몬드 목걸이의 행방도 여전히 묘연하다. 각종 이권·인사 청탁을 받은 법사 집에선 한국은행이라고 적힌 5000만원 관봉권(官封券) 다발이 나왔다. 김 여사는 2022년엔 재미 친북 인물에게서 300만원대 디올백을 받았다. 명태균씨와 관련해 공천에 개입한 의혹도 받고 있다. 하지만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검찰 출석을 거부했다. 결국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대신 사과하고 대통령 부인 문제에 대한 대책을 약속했다. 김 여사 문제에 왜 본인이 사과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사과를 하나.
윤 전 대통령 부부의 행태는 도저히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두 사람이 국민 인내를 시험하고 있다고밖에 할 수 없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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