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투우와 농우가 서로 들이받는 합작 공연을 보았다. ‘투농합작(鬪農合作)’이라고나 할까. 이 소싸움은 시청률이 쏠쏠했다. 투우는 김문수였고 농우는 한덕수였다.
해상 무역을 중시했던 유럽 문명과 농사를 중시했던 아시아 문명은 소를 대하는 태도에서 달랐다. 유럽은 투우로 갔고 아시아는 농우로 갔다. 해상 무역에서 배에다 싣고 가는 적재 화물로서 덩치가 큰 소는 부적합했다. 그 대신 신에게 제사 지내는 희생 제물이었다. 로마에서 기독교 공인 이전에 성행하였던 미트라교(Mithraism)에서는 살아 있는 소를 도살하는 의식이 중요했다. 태양신 미트라스를 섬기는 제물로 수소가 도살됐다. 수소의 도살은 인간에게 가장 귀중한 먹거리였던 쇠고기를 신에게 바침으로써 그 대가로 신의 도움을 염원하는 행위였다. 전문가들은 고대 미트라교에서 수소 도살을 하던 제의가 하나의 볼거리이자 공연의 형태로 정착된 것이 스페인의 투우라고 해석한다. 투우는 창을 든 투우사를 향해 돌진해야 하고 날카로운 뿔로 들이받아야 하는 게 숙명이다.
농우는 어떤가? 논을 쟁기질하고 밭을 갈아야 한다. 농사일을 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통제를 받아야 하고, 그 통제의 고리는 코뚜레다. 코를 뚫어 코뚜레를 꿴 상태로 사는 것이 농우의 팔자다. 자유가 없다. 코뚜레야말로 소 자신에게 있어서는 자유를 억압하는 최악의 기구이지만 인간에게는 힘든 농사일을 대신하게 해주는 문명화된 발명품이다.
해상 무역을 중시했던 유럽 문명과 농사를 중시했던 아시아 문명은 소를 대하는 태도에서 달랐다. 유럽은 투우로 갔고 아시아는 농우로 갔다. 해상 무역에서 배에다 싣고 가는 적재 화물로서 덩치가 큰 소는 부적합했다. 그 대신 신에게 제사 지내는 희생 제물이었다. 로마에서 기독교 공인 이전에 성행하였던 미트라교(Mithraism)에서는 살아 있는 소를 도살하는 의식이 중요했다. 태양신 미트라스를 섬기는 제물로 수소가 도살됐다. 수소의 도살은 인간에게 가장 귀중한 먹거리였던 쇠고기를 신에게 바침으로써 그 대가로 신의 도움을 염원하는 행위였다. 전문가들은 고대 미트라교에서 수소 도살을 하던 제의가 하나의 볼거리이자 공연의 형태로 정착된 것이 스페인의 투우라고 해석한다. 투우는 창을 든 투우사를 향해 돌진해야 하고 날카로운 뿔로 들이받아야 하는 게 숙명이다.
농우는 어떤가? 논을 쟁기질하고 밭을 갈아야 한다. 농사일을 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통제를 받아야 하고, 그 통제의 고리는 코뚜레다. 코를 뚫어 코뚜레를 꿴 상태로 사는 것이 농우의 팔자다. 자유가 없다. 코뚜레야말로 소 자신에게 있어서는 자유를 억압하는 최악의 기구이지만 인간에게는 힘든 농사일을 대신하게 해주는 문명화된 발명품이다.
한덕수는 관료로서 50년 넘게 논밭에 쟁기질을 하고 살아온 성실한 농우였다. 관운(官運)의 핵심 장치는 코뚜레에 있다. 이제까지 조직과 상관의 지시를 따르면서 충실하게 살았다. 곡물 수확에 평생을 바쳤다. 그런 농우가 이번에 대선판에 입장하려 했다. 대선판은 수천만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투우장인 소싸움판이다. 수많은 관중이 고함을 질러대고 꽹과리를 울려 대고 박수 소리가 요란한 소싸움판이다. 딸랑딸랑 워낭 소리만 들으며 논에서 일하던 농우에게는 너무나 어색한 공간이자 상황이다.
상대방은 일생 동안 투우로 살아온 김문수다. 투우는 뿔이 무기다. 김문수의 뿔은 앞을 향해서 뻗어 있는 두 개의 뿔이 11자로 뻗은 뿔이다. 청도 소싸움 전문가에게 들어보니 이 11자 형태의 뿔이 공격에 최적화된 뿔이라고 한다. 대선은 싸움판이다. 예리한 뿔을 가진 투우가 앞장서는 게 맞다고 본다. 결국 그렇게 됐다. 농우는 뒤에서 병참을 담당한다. 그 병참의 내용은 통상·외교·경제일 것이다. 보수 입장에서는 ‘투농 합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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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동양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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