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헌신해서 뛰며 우승에 공헌한 '철기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제대로 홀대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5일(한국시간) '타의에 의한' 자력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32라운드에서 2위 레버쿠젠(승점 68점)이 4위 SC프라이부르크(52점)와 혈전을 벌여 2-2로 비겼다.
3일, 6위 라이프치히전(50점)에서 3-2로 이기고 있다가 종료 직전 실점하며 3-3 무승부를 기록했던 뮌헨은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할 기회를 날렸다. 승점 76점에 도달했지만, 레버쿠젠과 8점 차였다. 사실상 우승이 눈앞이었지만, 경기 중 우승 결정을 바랐던 뮌헨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그래도 레버쿠젠이 비겨주면서 뮌헨의 우승이 확정됐다. 지난 시즌 무관으로 끝내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던 뮌헨을 생각하면 그나마 리그 우승으로 만회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라이프치히나 프라이부르크 모두 다음 시즌 UCL 진출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뮌헨과 레버쿠젠은 UCL 진출을 확정했지만, 3위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56점)부터 7위 마인츠(48점), 8위 베르더 브레멘까지는 산술적으로 아직 가능성이 있다.
유로파리그(UEL) 출전권이 걸려 있는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결승이 10위 슈투트가르트와 분데스리가2(2부리그) 아르메니아 빌레펠트로 정해져 4위 안에 들어가기 위한 싸움은 격화할 수밖에 없다.
5위가 UEL. 본선, 6위가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3차 예선 진출권을 얻기 때문에 브레멘까지는 일단 남은 경기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뮌헨은 9위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45점, 홈), 15위 호펜하임(31점, 원정) 2연전을 남겨뒀다. 레버쿠젠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대 5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51점, 홈), 마인츠(원정)전을 치른다. 대진상 뮌헨의 부담이 적은 편이다. 레버쿠젠이 도르트문트와 마인츠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
복잡한 구도는 김민재의 헌신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재확인하는 것 같다. 통산 34회 리그 우승을 확정한 그 자체로도 놀랍고 무관의 세월을 보냈던 해리 케인이 유관으로 올라섰고 김민재는 유럽 5대 빅리그 중 이탈리아 세리에A에 이어 분데스리가를 정복하는 대업을 이뤄냈다.
뮌헨은 우승 확정 영상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하지만, 영상 초기 화면(섬네일)에서 김민재가 빠졌다. 당당한 주전으로 다요 우파메카노와 고생하며 방어해 1위에 올려놓았던 김민재다.
섬네일은 물론 축하하는 게시물에도 우파메카노는 있지만, 김민재는 없었다. 홈페이지 원본에는 있었지만, SNS 게시물에는 빠졌다. 뮌헨 구단이 의도적으로 빼지 않았다고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국내 팬들의 분노는 머리끝까지 올라갔다. 사실상 동양인인 김민재의 업적을 인정하지 않는, 인종 차별 행위가 아니냐는 것이다. 아킬레스건염을 안고 서도 뱅상 콩파니 감독의 중용으로 제대로 쉬지 못했던 김민재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배은망덕한 행동인 것이다.
뮌헨 입단 후 김민재는 독일 언론으로부터 유혹 작은 실수에도 혹평을 받아왔다. 팀 내부 역학 구도나 부상 등 여러 상황이 고려되지 않은, 그야말로 융단 폭격에 가까운 지적이었다. 김민재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뮌헨에 대한 애정을 더 강하게 표현하며 외부 시선에 크게 흔들리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렇지만, 일부 격한 여론은 김민재를 내보내라며 이적설을 키우고 있다. 이탈리아 유벤투스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첼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우승을 시켜주는 몸을 던지는 수비를 보여주고도 정작 공헌하는 게시물과는 거리가 멀어진 김민재다.
독일 국적 선수라면 누구라도 뛰고 싶은 팀으로 잘 알려져 있는 뮌헨이다.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을 누볐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도 마찬가지였다. 골을 넣고 실력을 보여줘도 인종 차별 행동에 휘말려 고생했던 손흥민이다. 김민재 역시 연장선에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묀헨글라트바흐전 종료 후 이어질 우승 시상식에서 뮌헨이 김민재를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한 걱정이 벌써 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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