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프로농구(NBA)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하나로 꼽히는 그레그 포퍼비치 감독이 29시즌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샌안토니오 스퍼스 구단은 지난 3일(한국 시각) “포퍼비치(76) 감독이 사임하고, 구단 회장직을 맡는다”고 밝혔다. 포퍼비치는 1996년 12월부터 2024-25시즌까지 스퍼스를 이끌며 정규 시즌 통산 1422승(2291경기)을 기록했다. NBA 역대 최다승 감독이다. 2021년 도쿄 올림픽 당시 미국 농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5번 NBA 파이널 우승과 3차례 올해의 감독상, 플레이오프 170승(역대 3위) 기록도 갖고 있다. 1997-98시즌부터 2018-19시즌까지 2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서 ‘스퍼스 왕조’를 구축했다. 스퍼스 왕조 시절 한국에선 일본 만화 ‘슬램 덩크’의 ‘산왕공고’를 따 산왕(山王)이라는 유명한 별명도 생겼다. 스퍼스가 2000년대 들어 막강한 전력으로 NBA의 최강팀 이미지를 구축해 슬램덩크의 ‘끝판왕’인 산왕과 비슷하다는 것. 연고 지역명인 ‘샌안토니오’를 줄인 ‘샌안’과 산왕이 어감이 유사한 점에서도 착안한 별명이다.
NBA의 샌안토니오 스퍼스 감독 그레그 포퍼비치. /AP 연합뉴스 |
샌안토니오 스퍼스 구단은 지난 3일(한국 시각) “포퍼비치(76) 감독이 사임하고, 구단 회장직을 맡는다”고 밝혔다. 포퍼비치는 1996년 12월부터 2024-25시즌까지 스퍼스를 이끌며 정규 시즌 통산 1422승(2291경기)을 기록했다. NBA 역대 최다승 감독이다. 2021년 도쿄 올림픽 당시 미국 농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5번 NBA 파이널 우승과 3차례 올해의 감독상, 플레이오프 170승(역대 3위) 기록도 갖고 있다. 1997-98시즌부터 2018-19시즌까지 2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서 ‘스퍼스 왕조’를 구축했다. 스퍼스 왕조 시절 한국에선 일본 만화 ‘슬램 덩크’의 ‘산왕공고’를 따 산왕(山王)이라는 유명한 별명도 생겼다. 스퍼스가 2000년대 들어 막강한 전력으로 NBA의 최강팀 이미지를 구축해 슬램덩크의 ‘끝판왕’인 산왕과 비슷하다는 것. 연고 지역명인 ‘샌안토니오’를 줄인 ‘샌안’과 산왕이 어감이 유사한 점에서도 착안한 별명이다.
지난해 11월 포퍼비치는 경미한 뇌졸중 증세로 감독 자리를 잠시 물러났다 이후 복귀하지 못했다. 그는 이날 “농구에 대한 사랑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감독직에서 물러날 시간”이라며 “지지해 준 선수들과 코치진, 구단, 팬들에게 감사한다. 스퍼스와 이 도시를 위해 또 다른 방식으로 헌신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전했다.
포퍼비치의 지도력은 단순한 전술적 역량을 넘어, NBA에 문화를 정착시켰다. 그는 선수들을 기술자나 도구로 대하지 않았다. 전 스퍼스 선수 테리 포터는 “선수들이 자신을 농구 선수로 보기 전에 인간으로 대해준다고 믿었다”며 “그는 먼저 사람을 보고 그다음 농구를 이야기했다”고 했다.
스타 선수와 벤치 멤버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한 것도 그의 방식이었다. 팀 덩컨, 데이비드 로빈슨 같은 전설적인 선수에게도 실수가 있을 때는 가차 없이 소리쳤고, 단 한 경기에서 몇 분 뛰었던 저니맨 선수에게는 “오늘 승리는 네 덕분”이라며 공개적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또 시대 흐름에 맞춰 전술을 유연하게 변화시킨 지도자였다. 1999년엔 트윈타워(두 명의 센터를 동시에 활용) 전술로 우승했고, 2014년엔 정교한 패스 게임과 ‘공간 창출’을 앞세워 마이애미 히트를 압도했다. 에릭 스포엘스트라 전 히트 감독은 “스퍼스는 언제나 다음 시대 농구를 미리 구현하고 있었다. 포퍼비치는 항상 한 발 앞서 있었다”고 말했다.
원정 시 팀 디너 문화를 도입하고, 훈련 전 시사 토론을 주도하며, 선수들을 책과 와인, 사회적 대화로 이끌었다. 미 국가대표 뱀 아데바요는 “어느 날은 경기장에 세계지도 하나를 세워두고 ‘이탈리아가 어디 있는지 맞혀봐’라고 시작했다”면서 “그는 농구를 넘어 사고의 확장을 이끌었다”고 했다. 제임스 화이트는 “첫 원정 경기에서 포퍼비치 옆자리에 앉아 전술 대신 가족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했던 일화를 잊지 못한다”며 “출신과 가치관, 삶에 대해 질문했고, 그건 전술보다 더 큰 신뢰를 낳았다”고 기억했다.
2020 도쿄올림픽 당시 미국 대표팀의 수비 전술을 놓고 케빈 듀랜트와 한 시간 넘게 설전을 벌인 끝에 전술을 수정한 일화는 유명하다. 듀랜트는 “결국 포퍼비치는 ‘알겠다. 믿는다’며 결정을 내렸다”며 “끝까지 고집하지 않는 유연함이 있었기에 선수들이 믿고 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티브 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감독은 “포퍼비치는 농구뿐 아니라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하나”라며 “그는 코칭의 개념 자체를 바꿔놓았다”고 회고했다.
포퍼비치의 후임은 미치 존슨(38)이다. 지난해 11월부터 감독 대행을 맡아 31승 45패를 기록했던 존슨은 이날 정식 감독으로 선임됐다. 존슨은 “이 놀라운 기회를 갖게 돼 영광”이라며 “스퍼스의 전통과 문화를 잇고, 팬들이 자랑스러워할 팀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2023년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된 ‘괴물 신인’ 빅터 웸바냐마(21)와 디에런 폭스(28), 스테픈 캐슬(21) 등 젊은 전력을 이끌고 스퍼스 재건에 나선다.
[양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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