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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넘어 금융·방산·스타트업 태국 진출 길 열린다 [한·태 비즈니스 포럼 2025]

헤럴드경제 김성우,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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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넘어 금융·방산·스타트업 태국 진출 길 열린다 [한·태 비즈니스 포럼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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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현지 파트너와 협업땐 시너지
철강·전자회사 등 현지 산단 이미 진출
랏다 로자나윌라이부아 WHA 이스턴 씨보드 산업단지 최고상업책임자(CCO)가 세션발표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랏다 로자나윌라이부아 WHA 이스턴 씨보드 산업단지 최고상업책임자(CCO)가 세션발표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방콕의 도시철도 BTS에 인접한 바카사(Bhakasa) 산업단지. 우리나라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기업인 코스맥스의 태국법인 ‘코스맥스타일랜드’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435억원, 2018년 법인 설립초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이 4배 이상 성장했다.

현지 생산을 기반으로 고객사 숫자도 약 150곳에 달한다. 현지 편의점에서 사랑받은 휴대용 파우치 화장품 ‘스파우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현지 고용도 370명까지 늘어났다. 최근에는 15억바트(한화 약 560억원) 규모의 신공장 건설에도 들어갔다. 연면적 3만5940㎡에 지상 4층 규모, 내년 9월 정식 가동한다.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 사파이어룸에서 열린 ‘이그나이트 한·태 비즈니스 포럼’ 둘째날 행사는 우리 기업들의 현지 시장 진출 가능성을 모색하는 세션으로 구성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인구 7100만명과 GDP(국내총생산) 5150억달러에 달하는 태국이 우리나라 기업의 동남아 시장 진출 교두보로서의 매력점이 다양하게 소개됐다.

현장에는 아마타시티 촌부리 산업단지와 WHA 동부씨보드 산업단지, 바카사·아라야(ARAYA)·LPP·사하 파타나·로자나·아시아·아시아 클린 등 태국 주요 지역에 입지한 산업단지의 핵심관계자들이 직접 자리했다. 포스코는 방콕에서 약 170㎞ 떨어진 ‘라용 산업단지’에 생산시설을 두는 등, 실제 우리 기업들의 태국 산업단지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이다.

현장에 자리한 랏다 로자나윌라이부아 WHA이스턴시보드 산업단지 최고책임자는 “현재 산업단지 내에 1100여개 회사가 입점해 있고, 한국 기업 중에서도 철강과 전자 회사들이 입지해 있다”면서 “태국의 산업단지들은 최근 글로벌 무역전쟁 속에서 큰 소비시장이자 생산 시장으로서 매력적이다. 향후 정부와 높은 협력수준을 통해 입점 기업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하려고 한다”라고 소개했다.

캄피 사라피롬 아시아 산업단지 본부장이 세션발표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캄피 사라피롬 아시아 산업단지 본부장이 세션발표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캄피 사라피롬 아시아 산업단지 본부장도 “제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이 입지할 수 있는 산업단지도 태국에는 많은데 이 중 하나가 아시아 산업단지”라며 “현재 방콕은행이 산업단지에 자리 잡고 있고, 호텔과 임대시설, 국제학교, 백화점 등 다양한 인프라를 갖추고 수완나폼 공항과 시내에서도 1시간 이내 거리에 위치해 있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날 행사에서는 방위산업, 스타트업 등 우리나라 기업과 태국 현지파트너 사이 시너지효과가 예상되는 분야 세션도 마련됐다.


발표자로 나선 크릿 쿨히란 차이세리 메탈 & 러버 부전무이사 겸 국방기술연구소(DTI) 대표이사는 “태국에서 개발하는 장갑차는 단순히 태국군 뿐만아니라 태국 경찰, 또한 동남아 지역의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파키스탄, 부탄 등지에서도 납품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과는 기술협력과 교육 훈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누삭 프리차폰 DTI 정책전략관리부장도 “한국의 방산기업이 직접 태국에 투자할 경우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현지 투자자와 함께 한다면 더욱 수월해질 수 있다”며 “현지기업과 협업 시 혜택이 많다”라고 소개했다.

정오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차장도 “한화그룹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K1 장갑차를 태국군에 공급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빠른 판단력과 대응력, 서플라이체인 매니지먼트는 현지에서 사업하는 데 충분한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카놋 라티와니치 태국 국가혁신청(NIA) 수석 혁신 상담 매니저는 “태국은 기술지배적인 스타트업을 키워내기 위해, 글로벌 수준에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고민하는 나라”라면서 “한국 기업들이 태국에 진출한다면, 태국에서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앞으로 꾸준히 모색해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국은 오픈이노베이션이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으로 스타트업 창업시 금액을 500만바트 정도 지원하고, 농업분야나 의료분야, IT(정보기술), AI(인공지능) 로보틱스 관광 등등의 분야에서는 특별 예산을 책정해 1000만바트씩 지원금을 주고 있다”며 “태국 스타트업 시장 강점은 고객의 니즈에 맞춰서 성장할 수 있는 유연성이다. 그 철학에 맞춰 생태계를 키워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나크릿 섬숙산 SEA Bridge 회장 겸 창업자는 한국 기업이 현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을 묻는 질문에 “태국에 진출할 때는 태국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아세안 전역에 진출하고, 매콩 지역으로 확장한다고 생각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라오스 등 인도차이나 반도 내 다양한 국가가 있는데,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고 정보를 서치하면서 협력처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태국은 다양한 인재제도를 마련하면서 해외 경험 있는 인재들을 태국에 많이 유치하고 있다”며 “다양한 리소스가 충분히 마련돼 있으니 이걸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도 충분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성우·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