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스포츠 인사이드]
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사실상 포기한 분위기다. 지난 3월 7~8차전에도 이미 사활을 걸었는데 7차전 사우디아라비아(0대1 패)와 8차전 호주전(0대2 패)을 잇따라 내줬기 때문. 당시 자국 프로리그 중단까지 불사하면서 대표팀을 일찍 소집했는데도 “뭐가 문제인지도 모를 정도로 무기력”하게 졌다는 평가다.
그래픽=김현국 |
중국은 2002 한일 월드컵 뒤로는 20년 넘게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적이 없다. 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축구 개혁 종합방안 50개조’를 공개하고 축구 굴기에 뛰어들었다. ‘축구광’으로 유명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2000명의 리오넬 메시를 키워내라’라는 지시도 내렸다. 2025년까지 축구 특색 초·중학교를 5만개 만들고, 자국 프로리그와 대표팀에 물심양면으로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2016년 중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마르첼로 리피(이탈리아) 감독은 연봉 2000만유로(약 277억원)에 모셔왔다. “중국 축구가 치고 올라오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위상은 더 추락했다. 2015, 2019 아시안컵은 8강 탈락, 월드컵도 지역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2023 아시안컵에선 조별리그 2무1패(무득점) 탈락 굴욕을 맛봤다. 이어 북중미 월드컵마저 본선 무대가 좌절될 위기에 처하자 “중국 정부는 전기 자동차, 인공지능(AI), 올림픽 등 마음먹으면 다 하는데 축구만큼은 예외(영국 BBC)”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현장 지도자는 무엇이든 성과를 내 윗선에 보고해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 움직임을 엄격히 통제한다. ‘축구 지능’이 길러지지 않는 이유다. 중국에서 뛰는 한 유럽 선수는 “중국 선수들이 기술적으로는 뛰어나지만, 창의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개인 종목에서 올림픽 메달을 휩쓸어가는 중국이 축구에서는 고전하는 건 이런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다. BBC는 “개인 종목은 혼자 연마하면 되기 때문에 투자 대비 성과가 비교적 잘 나오고 수익성도 낮아 부정부패에 덜 영향을 받는다”라며 “축구 같은 팀 스포츠는 정신이 중요하다. 이런 부분은 정치를 통해서는 달성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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