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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 (화)

한화, 새 홈구장 개막전에서 홈런포 터트리며 대역전극…4연패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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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의 영구 결번으로 지정된 송진우, 장종훈, 정민철, 김태균(왼쪽부터)이 2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기아 타이거즈와 경기에 앞서 시구를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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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렇게 지어졌으면 좋았을 뻔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미국에서 본 구장 느낌이 난다.”



밝게 빛나는 국내 최대 전광판(가로 33m, 세로 18m), 보조 전광판·복층 불펜이 마련된 몬스터월(벽·높이 8m, 가로 35m), 오른쪽 조명탑 꼭대기에 놓인 은빛 독수리 조형물. 한화 이글스에서만 10시즌을 뛴 이범호 기아(KIA) 타이거즈 감독은 28일 경기 전 한화의 새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를 둘러본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은 한화는 이날 새 보금자리에서 디펜딩 챔피언 기아를 상대로 시즌 첫 홈 개막전을 치렀다. 새 홈구장을 구경하려는 야구팬들로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관람석 1만7000석은 일찌감치 동났고, 1루석에는 한화를 상징하는 선명한 주황색 물결이 연신 일렁였다. 한화는 이날 선발 코디 폰세의 호투와 경기 후반부 김태연의 홈런을 기점으로 타선이 터지면서 기아에 7-2로 이겼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팀이 연패 중이라 모두 힘든 상황이었다. 신구장에서의 개막경기라 긴장도 많았을 텐데, 경기장을 가득 메워준 팬들의 응원과 함성으로 추위와 긴장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경기였다”며 “팬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선수들 모두 수고했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팽팽했던 1선발 맞대결





한화 이글스 선발 투수 코디 폰세.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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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 모두 1승이 간절했다. 한화는 시즌 첫 개막전에서 케이티(KT) 위즈를 상대로 1승을 거둔 뒤 내리 4연패 했고, 기아 역시 지난 시즌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에 2연패를 당했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던 두 팀 감독은 불확실한 방망이 대신 1선발의 호투를 기대했다. 한화에서는 폰세, 기아에서는 제임스 네일이 등판했다.



두 투수는 3회까지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팽팽한 투수전을 벌였다. 폰세는 최고 시속 156㎞ 속구를 여러 번 뿌리며 기아 타선을 윽박지르며 탈삼진을 솎아냈다. 네일은 이에 맞서 스위퍼와 낙차 큰 투심을 주무기로 상대 타선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팽팽했던 투수전은 4회부터 균열이 나기 시작했다. 시작은 기아의 4번 타자 최형우였다. 최형우는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폰세의 1구 속구를 받아쳐 2루타를 만들어냈다. 이날 터진 첫번째 장타였다. 일격을 맞은 폰세는 후속 타자 패트릭 위즈덤을 상대하며 폭투했고, 이 틈에 3루까지 진루한 최형우는 위즈덤의 희생 뜬공으로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폰세는 7회초에 기아 위즈덤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며 또다시 실점했다. 위즈덤은 폰세의 시속 153㎞ 속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고, 한화 새 홈구장의 1호 홈런 주인공이 됐다. 폰세는 홈런을 맞은 뒤 7번 최원준과 9번 김규성에게 안타를 맞으며 흔들렸지만,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폰세는 이날 7이닝 7피안타(1홈런) 8탈삼진 2실점으로 한화생명 볼파크의 첫 승리 투수가 됐다. 폰세는 경기 뒤 “홈 개막전에 던질 수 있는 것도 영광인데 새로운 구장에서 열린 첫 공식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는 점이 정말 기쁘다”면서 “모두 한마음으로 이기고자 했던 동료들의 힘이다. 5회 끝나고 ‘너희들을 믿는다. 한 점만 뽑으면 우리 잘 풀릴 수 있으니 힘내자’고 야수들에게 이야기했는데 마지막 이닝 후에 많은 점수를 내준 덕에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한화 이글스 팬 여러분의 엄청난 열정을 확인한 경기였다. 정말 우리 팬 여러분들의 에너지가 어마어마하다. 앞으로도 이 함성을 받을 수 있도록 마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아 타이거즈 선발 제임스 네일. 기아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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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불펜진의 볼넷 5개로 무너져





한화 이글스 김태연이 2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기아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7회말 솔로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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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네일은 6이닝을 3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며 폰세에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기아는 네일이 마운드를 내려온 뒤부터 불펜진이 볼넷을 남발하면서 스스로 무너져 내렸다.



시작은 한화의 6번 타자 김태연의 솔로포였다. 김태연은 7회말 기아 불펜 전상현의 6구째 가운데 몰린 슬라이더를 그대로 걷어내 솔로포를 뽑아냈다. 기아의 대량 실점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홈런을 맞은 전상현은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 놓고 급격히 흔들렸다. 후속 타자인 임종찬과 이진영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주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한화는 2사 1·2루 상황에서 타격이 좋지 않았던 심우준 대신 문현빈을 대타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기아는 전상현을 내리고 곽도규를 올려 급한 불을 끄려 했지만, 곽도규마저 문현빈을 볼넷으로 보내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곽도규는 만루 상황에서 한화의 1번 타자 황영묵을 볼넷, 2번 타자 최인호를 몸에 맞는 볼을 연달아 내주면서 밀어내기로만 2실점 했다.



3-2로 전세가 역전되자, 그간 침묵했던 중심 타선에서도 적시타가 터졌다. 한화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은 상대 불펜 이준영을 상대로 행운의 2루타를 뽑아내면서 두 명의 타자를 불러들였다. 한동안 안타가 나오지 않아 힘든 시기를 보냈던 플로리얼은 “(만루에서)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지 않고, 공격이 이어지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섰다. 안타보다 팀이 이기는 게 더 좋다”면서 “한화 이글스의 팀원으로 뛸 수 있어 행복하고 기쁘다”고 했다.



7회말에만 5점을 뽑아내며 빅이닝을 만들어낸 한화는 8회말 2점을 추가로 뽑아내며 7-2로 달아났다. 기아는 9회초 2사 만루 기회를 맞이했지만, 추가 점수를 내지 못했다.



한화 이글스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2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시즌 KBO리그 기아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7회말 적시타를 터트린 뒤 환호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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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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