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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이 뛴 레딩, 중국인 구단주 손에 맡겼다가 쫄딱 망했다…154년 전통→"리그 퇴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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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에 내몰린 중국인 대융거 레딩 구단주. SNS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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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과거 '설바우두' 설기현 전 경남 감독이 몸담은 잉글랜드 전통구단 레딩이 프로리그 퇴출 위기에 직면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각), '레딩의 중국인 구단주 다이 융거가 4월5일 이전에 구단을 매각하지 못하면, (레딩은)잉글랜드 풋볼리그(EFL·2~4부)에서 퇴출될 수 있다. 다이 융거 구단주는 지난 2월 리그 구단주 및 디렉터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구단주 자격이 박탈됐으며, 이같은 사실은 21일 런던 상업 법원에서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다이 융거 구단주의 실격 사유는 중국 내 사업 문제와 관련이 있으며, 클럽 운영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FL은 21일 성명을 통해 '오늘 법정에서 공개된 내용에 따라 리그는 다이 융거 구단주가 최근 EFL 구단 및 이사 심사에서 실격 처리되었음을 알린다. 다이 융거 구단주는 클럽에 대한 지분을 처분해야 하며, 합의된 기간 내에 처분하지 못할 경우 리그는 규정에 따라 가능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여 문제를 종결시킬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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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BBC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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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EFL은 레딩 구단과 긴밀히 협력하여 최대한 빨리 클럽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직원, 서포터 및 지역 사회 전체의 미래를 둘러싼 현재 불확실성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EFL은 레딩 구단이 주식 매각을 위한 허가 기간을 4월 5일까지 연장해 달라는 요청을 수락했다. 마감일을 맞추지 못하면, 리그1(3부)에서 퇴출될 수 있다. EFL은 '마감일 주에 이사회 회의에서 가능한 다음 단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FL 규정은 실격된 구단주가 '사임하지 않고 클럽의 필요에 따라 직위에서 해임하지 못하면' 리그가 클럽을 퇴출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레딩은 성명에서 "다이 융거 구단주는 클럽을 매각하고 장기적인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EFL과의 협력에 전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레딩은 한국 축구와 적잖은 인연이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 중 한 명인 설기현이 2006년부터 2007년까지 1년간 몸담았다. 안더레흐트(벨기에), 울버햄튼(당시 잉글랜드 2부)에서 빠르게 두각을 드러낸 설기현은 2006년 EPL 승격팀인 레딩으로 전격 이적했다. 8월 레딩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한 설기현은 10월 웨스트햄전에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인생골'을 터뜨렸다. 2006~2007시즌 27경기에 출전해 4골을 넣었고, 팀은 구단 역새 최고 성적인 8위로 시즌을 끝마쳤다. 설기현은 2007~2008시즌 개막 후 같은 EPL 클럽인 풀럼으로 떠나며 레딩과의 짧은 동행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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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수원FC) 남태희(제주) 김원식(천안) 등이 2007년, 대한축구협회 축구영재 유학 프로그램을 통해 레딩 유스팀에서 유럽 무대를 경험했다. 여자 국가대표 간판 전가을은 2020~2021시즌 레딩에서 뛰었다.

레딩은 2013년 2부로 강등된 후 EPL과 점점 멀어졌다. 2023년, 21년만에 3부인 리그1로 강등돼 두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17년 레딩 구단을 인수한 다이 융거 구단주는 2022년 10월~11월, 2023년 4월 선수단 임금 미지급과 세금 미납건으로 EFL로부터 기소됐다. 이로 인해 2023~2024시즌 리그1을 승점이 삭감된 채로 시작한 레딩은 2024년 2월에도 또 승점이 삭감되는 불상사를 겪은 끝에 리그1을 17위로 마쳤다. 레딩팬은 구단주에 항의하기 위해 집단으로 경기장에 난입했다. 다이 융거(Dai Yongge) 구단주의 이름을 따 "구단을 매각하기 전에 우리가 죽겠다(We Dai)"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레딩은 리그1 38라운드 현재 8위에 올라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넘보지만, 경영 리스크로 인해 돌연 EFL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1871년에 창단해 올해로 154주년을 맞이한 잉글랜드에서 5번째로 오랜 역사를 지닌 레딩이 안타깝게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조짐이다.

다이 융거 구단주와 누나인 다이 쉬우리는 앞서 한 차례 구단을 해체시킨 전례가 있다. 부동산으로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남매는 맨시티에서 뛴 중국인 수비수 순지하이를 보며 축구에 대한 관심을 키웠고, 2007년 중국 클럽 샹시 찬바를 인수했다. 하지만 훗날 구단명을 베이징 런허로 바꾼 구단은 2021년 해체됐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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