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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뜨거운 감자' 카스트로프…못 뽑나 안 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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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2부서 뛰는 한국계 독일인 21세 미드필더

병역 문제 걸림돌…그러나 본인은 "감수하겠다" 입장

홍명보호 '아직 기량 미달' 판단…향후 활약 여부가 중요

연합뉴스

옌스 카스트로프(왼쪽)의 경기 장면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한국계 독일 축구선수 옌스 카스트로프(뉘른베르크)가 한국 축구의 '뜨거운 감자'다.

2003년생으로 독일 분데스리가2(2부) 뉘른베르크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뛰는 카스트로프는 독일에서 한국계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선수다.

16세 이하(U-16) 대표팀부터 독일의 각급 대표팀에 꾸준히 선발된 카스트로프의 존재를 한국 축구계도 수년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카스트로프의 부모 인터뷰나 SNS 게시물 등을 통해 그가 한국 국가대표로 뛰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카스트로프를 대표팀에 승선시키는 방안을 추진한 사실이 지난해 외국 매체를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홍명보호 역시 카스트로프의 존재를 잘 알고 있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과 코치진은 지난 1월 14일부터 2월 10일까지 유럽에서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할 때 카스트로프의 기량도 경기장에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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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프의 SNS 사진
[카스트로프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지난 10일 발표된 3월 A매치 소집 명단에 카스트로프의 이름은 없었다.

비슷한 시점, 독일 U-21 대표팀은 카스트로프를 선발해 묘한 대조를 이뤘다.

홍 감독은 카스트로프 선발과 관련해 "경기적인 측면만 생각하기에는 (대표팀 합류와 관련해) 복잡한 일이 너무 많다. 그 선수들을 위해 풀어야 할 문제도 너무 많다"고 말했다.

홍 감독이 말하는 '복잡한 일'은 결국 '병역 문제'다.

병역법상 카스트로프같은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해외에서 거주하면 37세 이후 자동으로 전시근로역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사실상 병역의 의무가 없다.

대신 37세 전에 한국에 1년 중 통산 6개월 이상 체류하거나 한국에서 취업 등 영리활동을 해선 안 된다. 만약 이런 조건을 어기면 병역 의무가 부과된다.

국가대표로 활동하면 소정의 수당을 받는다.

이를 병역법상 '영리활동'으로 봐야 할지는 모호하다. 이를 판단한 전례도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런 부분을 포함해 카스트로프의 대표팀 발탁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있으나 아직 명확한 답을 얻지 못했다.

다만, 병역과 관련해 카스트로프의 의사는 명확하다. 한국 국가대표가 돼 군대에 가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다면, '가겠다'는 것이다.

카스트로프의 국내 대리인인 마쿠스 한 미노스포츠 대표는 "한국 대표팀을 택했을 때 따라올 문제들에 대해 카스트로프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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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훈련 시작
(고양=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이 17일 고양종합경기장에서 3월 A매치 대비 첫 훈련을 하고 있다. 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오만을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7차전을 치르고, 25일에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과 예선 8차전을 펼친다. 2025.3.17 hwayoung7@yna.co.kr


'미성년자인 카스트로프가, 경우에 따라서는 일반 병사로 총 쏘며 군 생활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느냐'는 물음에 한 대표는 "잘 안 믿기겠지만 옌스는 병역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결국 선택은 축구협회와 홍 감독의 몫이다.

일단, 홍 감독이 이번에 카스트로프를 선발하지 않은 이유가 병역법 등 '행정적 문제'만은 아니다.

아직 카스트로프가 한국 대표팀에서 뛸 수준이라는 확신을 갖지 못했다.

유럽 출장 중이던 홍명보호 코치진은 지난 1월 25일 뉘른베르크와 샬케의 경기를 관전하며 카스트로프의 경기력을 파악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아직은 카스트로프가 우리 대표팀에서 뛸 수준은 아니라고 코치진이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경기에서 카스트로프는 원래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가 아니라 오른쪽 윙어로 뛰었다.

카스트로프는 다음 시즌부터 분데스리가 '1부'에서 뛴다. 현재 1부 리그 7위를 달리는 묀헨글라트바흐와 이미 계약했다.

묀헨글라트바흐의 올 시즌 성적에 따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무대를 밟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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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프 SNS
[카스트로프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카스트로프가 뉘른부르크와 묀헨글라트바흐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홍명보호 승선을 위한 '다음 절차'가 진행될 수도 있다.

물론, 독일 대표팀이 먼저 카스트로프를 데려갈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경우 가뜩이나 이미지가 안 좋은 축구협회는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이건 축구협회와 홍명보호가 져야 할 '리스크'다.

한 대표는 "홍 감독님이 '아직은 아니다'라고 판단하셨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카스트로프는 부름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 만약 한국 대표팀과 독일 대표팀이 동시에 부른다고 해도 한국을 선택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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