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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1 (금)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 대기록 2개, 포스텍이 무너트린다…'SON 딱 45분' 토트넘, 충격의 졸전→풀럼 원정 0-2 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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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리그는 확실히 버린 듯 하다.

손흥민이 후반전 교체투입돼 45분만 소화한 가운데 토트넘 홋스퍼가 풀럼에 2골 차 완패를 당했다.

토트넘은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풀럼과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풀럼전 패배로 토트넘은 승점 34(10승4무15패)를 유지해 프리미어리그 14위로 떨어졌다. 토트넘은 지역 라이벌인 런던 연고지 팀 풀럼에 패하며 3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 중이다. 풀럼은 승점 45(12승 9무 8패)로 8위까지 도약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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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우승이 물건너간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은 본머스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출전했다. 맨체스터 시티전까지 포함하면 세 경기 연속 후반 조커로 활용됐다.

본머스전에서는 페널티킥을 유도하고 직접 성공시키며 팀을 패배에서 구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세트피스를 도맡으며 공격을 이끌었으나 상대 수비에 고립됐고, 슈팅 기회조차 제대로 얻지 못했다.

토트넘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근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 현재 리그에서 18위 입스위치 타운과의 승점 차가 17점으로 강등 걱정은 크지 않지만, 상위권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손흥민도 유로파리그에서만 선발 출전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토트넘은 4-3-3 전형을 내세웠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데스티니 우도기, 벤 데이비스, 크리스티안 로메로, 제드 스펜스가 백4를 구성했다. 중원에는 로드리고 벤탄쿠르, 아치 그레이, 이브 비수마가 위치했고, 최전방 스리톱에는 마티스 텔, 도미니크 솔란케, 브레넌 존슨이 선발 출전했다.

이에 맞서는 홈팀 풀럼은 4-2-3-1 전형으로 맞섰다. 베른트 레노가 골문을 지킨 채, 안토니 로빈슨, 캘빈 배시, 요아킴 안데르센, 티모시 카스타뉴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3선에서 산데르 베르게와 안드레아스 페레이라가 호흡을 맞췄고, 2선 미드필드에는 윌리안, 에밀 스미스 로우, 알렉스 이워비가 최전방 원톱 라울 히메네스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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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자원들을 벤치에 대기시킨 토트넘은 경기 내내 풀럼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 대신 왼쪽 측면 윙어로 출전한 텔은 전반 3분부터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짧게 주며 실수를 범했다. 상대 공격수가 조금만 일찍 알아차렸더라면 골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전반 4분에는 벤탄쿠르의 실수로 풀럼의 역습이 진행됐다. 히메네스가 공을 소유하며 먼 거리를 전진했고, 측면에서 뛰는 페레이라에게 전달했다. 페레이라의 강한 크로스가 슛처럼 골대 근처로 향했지만 아쉽게 벗어났다.

전반 21분 마티스 텔이 번뜩이는 드리블로 풀럼의 뒷공간을 허물어봤지만 이후 마지막 패스가 어림 없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토트넘의 실수는 계속됐다. 전반 34분 이워비의 약한 슛을 처리하려던 데이비스가 잘못 처리해 박스 안 카스타뉴가 좋은 기회를 맞았다. 곧바로 왼발 슛을 시도해봤지만 비카리오가 막아냈다.

토트넘의 전반전 점유율은 단 39%에 그쳤고, 슛은 단 1회로 풀럼(6회)에 많이 뒤지는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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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을 가까스로 0-0으로 마친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본머스전과 마찬가지로 후반 시작과 함께 팀의 에이스 손흥민과 루카스 베리발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이 전략이 유효하지는 않았다.

호기롭게 나선 손흥민이었지만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풀럼의 공격은 멈출 줄을 몰랐다. 후반 5분 베테랑 공격수 윌리안이 왼쪽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봤지만 살짝 벗어났고, 곧바로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의 스미스-로우의 중거리 슛은 위로 높게 떴다.

토트넘은 교체 투입 효과를 조금씩 보기 시작했다. 후반 8분 베리발의 크로스가 정확하게 솔란케 머리로 향했지만 아쉽게도 유효 슈팅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후 후반 24분, 토트넘이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왼쪽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의 특유의 안쪽으로 파고드는 드리블을 선보였지만 동료와 위치가 겹치면서 공이 오른쪽으로 흘렀다. 이 공을 받은 텔이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 찬스 이후 토트넘은 뚜렷한 공격 기회를 창출하지 못했다.

결국 경기 후반 들어 풀럼이 결정적인 두 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후반 33분, 교체 투입된 윌송 오도베르가 무리한 드리블로 공을 뺏기며 문전 혼전 상황이 이어졌다. 교체투입된 호드리구 무니스가 페레이라의 패스를 받아 골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후 후반 43분, 작년까지 토트넘 소속 선수였던 라이언 세세뇽이 교체 투입된 후 친정팀에게 비수를 꽂아넣었다. 길게 연결된 공이 곧바로 전방으로 연결됐는데, 이 공을 세세뇽이 데이비스와의 공중볼 경합에서 승리한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으며 풀럼이 2-0 승리를 확정했다.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넣은 세세뇽은 특별한 세리머니를 보여주지 않았지만 완벽한 역습에 이은 멋진 골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냈다.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은 아쉬운 표정으로 유니폼으로 얼굴을 가리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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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을 향한 현지 언론의 평가도 박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45분 뛰는 동안 터치 38회, 슛 1회, 패스 성공률 86%(19/22), 기회 창출 3회 등을 기록했지만 6.5점이라는 낮은 평점을 받았다. 존재감이 부족했던 손흥민을 향한 아쉬운 평가다.

토트넘 커뮤니티 '스퍼스웹'은 손흥민을 향해 "교체 투입 후 20분간은 위협적이었지만, 이후 존재감이 사라졌다"며 6점을 부여했다.

영국 풋볼런던 역시 손흥민에게 평점 5점을 부여하며 "손흥민이 몇 차례 위협적인 프리킥과 패스를 시도했지만, 결정적인 활로를 찾지 못했다"고 평했다.

손흥민의 리그에서의 부진은 단순히 선수만의 탓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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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유로파리그에 집중하면서 손흥민은 경기 리듬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대기록 2개를 놓칠 위기에 처했다.

하나는 지난 8개 시즌 연속 기록한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 수 골이다. 현재 7골 기록 중인데 이렇게 교체로 나서면 10골 달성이 어렵다. 다른 하나는 프리미어리그 통산 공격포인트 200개다. 현재 127골 71도움인데, 자꾸 후반에 들어가면 공격포인트 2개를 올시즌 내 채울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리그보다는 유로파리그 우승에 전념하는 이러한 선택은 상당히 위험하다.

우승트로피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전략이지만, 이는 리그에서의 동기 부여를 상실하게 만들고, 만약 유로파리그에서 실패할 경우 토트넘은 유럽 대항전 티켓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현재 리그 성적은 기대 이하이고, 상위권 도약이 어려운 상황에서 유로파리그가 최우선 과제가 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유럽 대항전은 토너먼트 방식이기 때문에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위험이 크다.

결국 포스테코글루의 승부수는 단 하나다. 우승이 아니면 끝이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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