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댄스' 김연경, 31일 인천서 챔피언결정 1차전 출격
기뻐하는 김연경 |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김연경(37·흥국생명)에게는 이제 정말 '마지막 페이지'만이 남았다.
김연경은 3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챔피언결정(5전 3승제) 1차전으로 이번 봄 배구를 시작한다.
우승에 목마른 김연경은 21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 청담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만 남았는데, 이거까지 잘 마무리하면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통합 우승으로 마무리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김연경은 2005-2006시즌 흥국생명에 입단하자마자 3번의 정규리그 1위와 4번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3번의 우승 등 화려한 발걸음을 남기고 해외 리그로 떠났다.
김연경 '강스파이크' |
해외 리그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 김연경은 2020-2021시즌 V리그에 전격 복귀했으나 다사다난한 일과 함께 GS칼텍스에 챔피언결정전 트로피를 넘겨줘야 했다.
2022-2023시즌은 한국도로공사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먼저 두 판을 이기고 세 판을 내리 내주는 '리버스 스윕'(역싹쓸이) 수모를 당하며 준우승에 그쳤고, 2023-2024시즌은 현대건설에 우승 트로피를 넘겨줬다.
올 시즌 흥국생명은 압도적인 성적으로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확정했지만, 마음을 놓지 못한다.
기뻐하는 김연경 |
김연경은 "몇 년간 마무리가 안 좋아서 그런 부분 잘 알고 있다. 잘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는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연경은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뒤 컨디션 조절 차 코트를 자주 밟지 않았다.
김연경은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아직 후배들에게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조만간 이야기할 기회가 생길 것 같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라든지, 긴장을 덜 하는 방법이라든지 질문이 나올 거 같다. 가장 중요한 건 지금까지 했던 배구를 믿고 경기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김연경을 필두로 한 공격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다른 부분을 집중해서 다듬고 있다.
김연경처럼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도 큰 무대는 부담스럽다.
김연경은 "1차전은 분위기에 따라서 어떻게 될지 모르니 긴장감 있게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있다. 홈에서 하는 만큼, 경기력이 잘 나오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득점 후 기뻐하는 흥국생명의 김연경 |
흥국생명의 챔피언결정전 상대는 현대건설과 정관장의 플레이오프(3전 2승제) 승자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미쳐줬으면 하는 선수'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는 주전 세터 이고은의 이름을 꺼냈다.
김연경은 "이고은이 잘할 거로 믿고 있다. 정윤주를 뽑을까 했는데, 반전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이고은뿐만 아니라 저도 같이 미쳤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연경은 챔피언결정전이 끝나면 20년 동안 누볐던 프로 무대를 떠난다.
김연경은 동시대 남자 배구를 대표했던 문성민(현대캐피탈)의 은퇴식을 지켜보며 생각이 복잡했다고 말했다.
챔피언결정전에 출전하지 않는 문성민은 20일 정규시즌 최종전이 끝난 뒤 은퇴식을 했다.
김연경은 "나중에 영상으로 봤다. 문성민 선수는 같은 또래로 같이 배구를 한 분이다. 그런 분이 은퇴하는 것에 안타까움도 느껴지지만, 제2의 인생을 응원하게 되더라. 경기장에서 눈물을 보이시던데, 기분이 좋지만은 않은 느낌"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김연경은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뒤 눈물을 보일까.
김연경은 "참 많이 받은 질문"이라며 "일부러 울지는 못하는 성격이다. 그때 감정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지금은 우승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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