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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3 (목)

외인이 사구에 인사를? KIA 올러, ABS+마운드 적응도 ‘문제 없어’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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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범경기를 치르는 외국인 투수가 사구 이후 사과의 뜻으로 인사를 꾸벅한다. 거기다 ABS, 미국과 다른 마운드 적응도 척척 해 나가고 있다. 바로 KIA 타이거즈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아담 올러에 대한 이야기다.

KIA 타이거즈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아담 올러가 팔색조 투구를 펼쳐 KBO리그 2번째 등판을 무실점으로 마쳤다.

올러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5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2피안타 2볼넷 1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이날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많은 출루 허용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구종을 골고루 시험하면서 KBO리그 성공 가능성을 더욱 높인 올러다.

아담 올러.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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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러는 불과 4년 전 빅리그 무대를 처음 밟아 지난해까지 뛰었던 현역 메이저리거 출신의 투수로 최고 155km에 달하는 강속구가 주무기인 우완 정통 파이어볼러다. 그런 올러는 올해 제임스 네일과 함께 KIA 마운드를 책임질 에이스 후보로 꼽힌다.

그리고 그 기대대로 올러는 8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데뷔전서 최고 152km의 강속구를 뿌리며 3이닝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강력한 구위를 보여준 바 있다.

2번째 등판이었던 두산전의 내용은 또 달랐다. 이날 올러는 최고 구속 152km, 평균 148km의 직구를 가장 많은 32구 던졌다. 하지만 그 외에도 스위퍼를 10구, 커브를 8구, 체인지업과 커터를 각각 6구씩 섞어 던지며 다양한 변화구를 활용했다.

다양한 최종 변화 움직임을 가진 구종을 두루 활용하면서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활용하는 올러의 투구 내용이었다. 비록 볼넷을 2개 허용하고, 몸에 맞는 볼도 1개 기록했지만 전체적으로 여유 있게 S존과 여러 구종을 던져 보는 인상이 강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올러는 “오늘 굉장히 즐겁게 경기를 했다. 제구력 면에서는 원래 내가 생각했던 것보단 조금 많이 따라주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은 결과가 나와서 괜찮은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아담 올러.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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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포수의 사인을 투수가 따라가는 것과 달리 이날 올러는 자신이 전체적인 피칭 디자인을 주도했다. 이에 대해 올러는 “다양한 구종을 최대한 많이 사용해보려고 했다”면서 “내가 갖고 있는 직구, 슬라이더, 슬러브 부터 모든 구종을 다 사용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올러는 자주 주자 출루를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지만 다양한 구종을 사용하며 이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1회 올러는 이닝 선두타자 김민석을 땅볼로 잡아낸 이후 김재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이후 2사에서 볼넷과 폭투를 허용하면서 위기에 몰렸지만 강승호를 2루수 뜬공으로 아웃시키고 첫 위기를 벗어났다. 2회도 마찬가지였다. 올러는 1사 후 오명진에게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후속 타자 박준영을 3루수 방면 병살타로 아웃시키고 실점하지 않았다.

이어진 3회에도 올러는 정수빈과 김민석을 연속 범타로 처리하고 2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은 이후 안타와 사구로 주자 1,2루 진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케이브를 2루수 땅볼로 아웃시키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4회에도 새로운 구종을 적극적으로 시험해 본 올러였다.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을 섞어 강승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시킨 이후 양석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후속 타자 오명진도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시키면서 무실점으로 이날 자신의 등판을 마쳤다. 총 투구수는 예정 60구를 살짝 넘긴 62구였다.

아담 올러.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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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올러는 “오늘은 나의 강점보단 조금 더 시퀀스를 생각하는 투구 내용을 가져가려 했다. 그렇기에 중요한 카운트 같은 이런 상황에도 내가 원래 던졌던 방식보단 조금 더 다른 방식의 경기 내용을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KBO리그에서 2번째 등판. 메이저리그와 비교해서 확연히 다른 환경의 마운드 컨디션이나 적응은 어땠을까. 메이저리그는 단일 플레이트에 상대적으로 마운드와 흙 등의 지면이 전체적으로 딱딱한 반면 한국은 이중 플레이트 구조로 되어 있고 마운드가 상대적으로 무른 편이다. 이에 대해 적응하지 못하는 외국인 투수들의 경우 KBO리그 입성 이후 초반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마운드에 대해 올러는 “원래 던지던 마운드의 경우엔 한국보다 조금 더 높은 편이다. 그렇기에 오늘 잠실 마운드는 조금 더 낮은 느낌이 들었지만 전체적인 마운드의 질은 좋았다. 그것보단 나의 투구 매커니즘에 대해 조금 더 수정이나 조정을 할 필요가 있겠다는 걸 느꼈다”면서 다른 환경 변화에 대해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도 보였다.

이날 경기에선 경기 외적으로 특이한 장면도 있었다. 바로 3회 2사 1루 상황에서 양의지에게 3구째 130km 느린 슬러브를 팔뚝에 맞힌 올러가 이후 살짝 인사를 하는 제스쳐를 하면서 사과의 뜻을 전한 것이다. 한국에만 있는 일종의 불문율로서 미국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던 올러에겐 익숙하지 않을 제스쳐였을 터다.

아담 올러.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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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러는 “기아 타이거즈와 계약할 당시 구단 관계자가 팸플릿 같은 것을 줬다. KBO리그에서 경기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안내가 나와있었다. 사구가 나왔을 때 타자에게 숙여서 인사를 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사과나 존중의 표시로 그렇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기에 조금 어색하긴 했다”며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올러는 “오늘 사구도 슬러브가 빠져서 맞춘 것이다. 원래 정말 맞출 것이었다면 직구를 던져서 맞췄을 것”이라며 농담을 전한 이후 “이것은 앞으로도 더 적응해가겠다. 양의지의 경우에는 워낙 베테랑 타자인 것을 알고 있어서 더 사과한 면이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생소한 ABS에 대해서도 빠르게 적응 중이다. 올러는 “오늘까지 ABS에 대한 인상이 굉장히 좋았다. 오늘 같은 경우엔 평소보다 조금 더 낮다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면서도 “이제 투구를 하다 보면 그런걸 조금씩 계속 조절해가면서 던져야 된다. 그렇기에 그건 이제 앞으로 더 ABS에 맞춰서 가겠다”며 더 빨리 ABS에 적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잠실(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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