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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컬링 '5G', 어떻게 멘털 관리?…과학·긍정·기술·상상 '총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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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설예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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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은 멘털 싸움이다.

미세한 ​차이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승부가 걸린 상황에서 심리적 중압감을 이겨내고 예리하게 스톤을 굴려야 원하는 결과를 거머쥘 수 있다.

오는 15일부터 23일까지 경기도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16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이다. 내년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직행 티켓이 7장이나 걸린 대회라 13개 참가국들은 최정예 전력으로 대회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여자 대표팀으로는 경기도청 선수단이 나선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멘털'이 강점인 팀이다.

김은지(스킵), 김민지(서드), 김수지(세컨드), 설예은(리드), 설예지(핍스)로 구성된 선수단은 지난달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10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대표팀은 동계 AG 결승전에서 개최국 중국에 7-2 완승을 거뒀다.

​경기도청 선수단의 별명은 '5G'다. 선수단 중 4명의 이름 마지막 글자에 '지'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지'가 들어가지 않는 멤버인 설예은은 '돼지'라는 별명을 따로 넣어 의미를 맞췄다.

여자 컬링 대표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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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목표는 세계 제패다. 멘털 게임에서 승리해 안방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주장이자 맏언니인 김은지는 동생들에게 '긍정의 힘'을 늘 강조한다. 김은지는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연히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최대한 내려놓으려 한다. 상대가 누군지를 생각하지 않고 매 경기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동생들에게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얘기를 한다"고 귀띔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긍정의 힘으로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설예지 역시 주장의 말을 따라 긍정적으로 마음을 먹으려 노력한다. 설예지는 "컬링은 생각이 많아지면 어렵고 복잡해지는 종목"이라면서 "생각을 비우려고 연습한다. (김)은지 언니의 말을 따라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려 한다"고 전했다.

팀의 중심인 김수지는 남다른 멘털 관리법을 가지고 있다. 바로 '이미지 트레이닝'이다. 경기에 돌입하기 전 '아이스체크' 시간을 활용한다고 한다.

김수지는 "시합 전에는 꼭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아이스체크를 할 때 눈을 감고 동료들의 동선이나 스톤을 굴리는 모습을 상상한다"고 알렸다. 이어 "이미지 트레이닝은 긴장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낯선 상황이 생겨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지는 동료들과 대화를 통해 긴장도를 낮춘다. 설예은은 "경기장 밖에서는 컬링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나름의 멘털 관리 비법을 밝혔다.

지난 동계올림픽 당시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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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개개인의 비법도 필요하지만 팀 차원의 관리도 요구된다. 한국컬링연맹은 대표팀 선수들이 큰 대회에서도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도록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동호 대표팀 감독은 "중요한 게임을 치르려면 중압감을 이겨내야 한다. 컬링은 힘 조절 게임이기 때문에 긴장감을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가를 통해 선수들의 심리를 관리한다. 기술적인 부분은 거의 다 갖춘 선수들이다. 심리 훈련을 통해 중압감 속에서도 자신 있는 플레이할 수 있도록 세팅 중"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연맹 차원에서는 양궁 종목을 벤치마킹해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한상호 연맹 회장은 "작년부터 한국스포츠과학원 등과 함께 가상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쌓고 있다"며 "상대 전력을 분석하고 어떤 전략을 취할지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6월에 열리는 선발전 이후로는 해당 데이터를 토대로 전략적인 훈련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5G 선수들 특유의 밝은 에너지 덕분에 멘털적 결함에 대한 ​걱정은 크지 않다. 한 회장은 "'5G'팀이 평상시에 굉장히 밝고 멘털이 매우 강하다"며 "마지막 한 샷에서 승부가 결정 나는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신 감독 역시 "선수들은 자신 있게만 플레이하면 된다. ​걱정은 제가 몽땅 가져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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