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을 받았다는 의혹이 인 가운데 고인과 그의 동기 두 사람을 제외한 기상캐스터 단체대화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8일과 29일 강명일 MBC 노동조합(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오요안나 사건의 보도를 이어갔다.
강명일 위원장은 "오요안나와 날씨 중계 현장에서 같이 방송하고 중계차에서 얘기를 했던 경험이 있다. 젊고 활기차고 생기가 넘치는 기상캐스터로서 MBC에 큰 자산이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오요안나의 유서가 발견됐고 그 내용에 따르면 선배들이 계속 교육을 시키고 지각을 했다고 꾸중하고 남아서 정신 교육을 시키고, 버럭버럭 훈계했다. 보도국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연 기상 파트나 기후환경팀에서 이 사실을 몰랐을까. 몰라서 이 부분을 보도국에 얘기를 안 했다는 걸 그대로 믿어야 하는지 상당히 의심스럽다. (MBC가) 이 사실을 인정한 게 지난해 12월 초인데 당시 보도가 나올 때도 직장 내 괴롭힘이나 유서 얘기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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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위원장은 유족의 말을 빌려 "오요안나 씨가 1년 동안 받은 월급 명세서에 찍힌 돈은 1600만원이다. 한 달에 130여만원을 받고 새벽에 나와서 일을 했다. 잠을 못 자고 생체 리듬이 바뀌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직업"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공개된 고인과 가해자로 추정되는 인물과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가해자는 고인이 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 제작진으로부터 섭외 요청을 받자 "너 뭐 하는 거야? 네가 유퀴즈 나가서 무슨 말 할 수 있어"라는 고인을 비하하는 내용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 위원장은 "MBC이라는 방송국이 으리으리하고 제일 큰 방송국이 아니냐. 그러면 제일 큰 방송국답게 사람을 대하고, 고용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썩을대로 썩어갖고 이렇게 해서 무슨 보도를 하느냐"고 질타했다.
지난해 9월 오요안나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28세.
유서에는 특정 동료 기상캐스터 2명에게 받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오요안나가 틀린 기상 정보를 정정 요청하면 '후배가 감히 선배에게 지적한다'는 취지의 비난을 했다. '가르쳐야 한다'는 이유로 퇴근시간이 지난 뒤 회사로 호출하거나 1시간~1시간 30분 이상 퇴근을 막기도 했다.
오요안나가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측으로부터 섭외 요청을 받자, 한 기상캐스터는 "네가 '유퀴즈' 나가서 무슨 말 할 수 있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MBC 관계자는 엑스포츠뉴스에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경영지원국 인사팀 인사상담실, 감사국 클린센터)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며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 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 故 오요안나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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