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맨유' 효과 미쳤다!→1600억 FW 스페인서 3G 연속 MOM…"나 여기서 행복해"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스페인으로 임대를 떠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수 안토니의 활약상이 대단하다. 라리가를 폭격하며 맨유를 배아프게 하고 있다.

레알 베티스가 17일(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에 있는 에스타디오 베니토 비야마린에서 열린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2024-2025시즌 라리가 24라운드 홈 경기에서 3-0 대승을 거뒀다.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장한 안토니는 이날 엄청난 활약을 펼치면서 소시에다드의 수비진을 농락했다. 전반 중반부터 그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전반 30분 안토니가 이스코의 전진 패스를 받으려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이 과정에서 안토니가 상대 수비에 밀려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다만 이 페널티킥을 토트넘에서 뛰다가 온 히오반니 로셀소가 넣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후반에 안토니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후반 6분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은 베티스가 박스 안에서 경합을 만들었지만, 상대가 걷어냈다. 이 공을 안토니가 박스 라인 근처에서 환상적인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경기 선제 결승 골이다.

안토니는 환상적인 득점에 환호했고 동료들 모두 그에게 달려들어 축하했다. 마누엘 펠레그리니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 역시 깜짝 놀라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안토니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마르크 로카의 골로 2-0으로 앞서던 후반 24분, 안토니의 패스를 받은 로카가 왼발로 감아 차는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며 3-0으로 달아나는 골을 터뜨렸다. 안토니의 도움으로 기록됐다.

비록 이날 소시에다드가 전반 20분 이고르 주벨디아, 후반 30분 셰랄도 베커의 퇴장이 있었지만, 베티스의 공격력이 불을 뿜으면서 소시에다드를 무너뜨렸다.

소시에다드 격침의 일등 공신인 안토니는 경기 공식 맨 오브 더 매치(MOM)로 선정됐다. 리그 기준 무려 3경기 연속 MOM 선정이다.

지난 3일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경기를 통해 라리가 데뷔 무대를 가진 안토니는 이 경기부터 9일 셀타 비고전에 리그 데뷔골을 터뜨렸고 이날 경기엔 멀티 공격 포인트(1골 1도움)를 기록했다. 3경기 모두 MOM을 받을 자격이 충분했다.

소시에다드전에 풀타임 활약한 안토니는 패스 성공률 85%(56/66), 기회 창출 4회, 기대 득점 0.15, 기대 도움 0.12를 보였다. 드리블 성공 1회를 비롯해 공격 지역 패스 7회, 턴오버는 1회, 클리어링 1회, 헤더 클리어 1회, 리커버리 5회, 경합 성공 4회, 피파울 3회 등 공격에서 많은 활약상을 선보였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에 따르면, 안토니의 3경기 연속 골은 자신의 커리어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그만큼 베티스에서 안토니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반대로 임대를 보낸 원소속팀 맨유 입장에선 답답할 노릇이다. 공교롭게 맨유는 이날 토트넘 홋스퍼와의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해 강등권과 더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이날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라스무스 회이룬, 조슈아 지르크지 등 공격진들이 연거푸 기회를 놓치면서 맨유는 무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안토니의 활약과 비교하면 크게 대비된다.

지난 2022년 여름 은사 에릭 텐하흐 감독의 부름을 받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안토니는 언론들의 설명대로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이적료1600억원을 기록하며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가 지금까지 내보낸 선수들 중 가장 비싸게 팔린 선수이기도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약스에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한 만큼 안토니를 향한 기대치도 상당했다.

그러나 안토니의 경기력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왜소한 안토니의 신체 조건으로는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살아남기 어려웠고, 아약스 시절 장점으로 언급되던 드리블이나 킥 능력 등 기술적인 면에서도 부족한 모습이었다.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트린 것을 제외하면 안토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 앞에서 이렇다 할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안토니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보내는 자신의 두 번째 시즌에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안토니의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안토니 영입 건으로 인해 팬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던 텐하흐 감독도 결국 안토니를 기용하지 않았다. 안토니는 종종 교체로 투입됐으나 전술적 교체보다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용 교체에 가까웠다.

결국 텐하흐 감독도 경질되고 후벵 아모림 신임 감독은 안토니를 잠시 테스트했지만,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했고 임대 이적을 선택했다.

하지만 안토니는 곧바로 맨유를 떠나 자신이 왜 이전에 기대를 받았던 선수인지 다시 보여주기 시작했다.

라리가에서 이적하자마자 최고의 활약을 선보인 안토니는 이날 경기 후 중계 방송사 다즌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에 정말 행복하다. 오늘 승리가 정말 중요했다는 걸 알고 있었고 우리가 자신감을 얻는 방법이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이 행복한 거라고 생각한다. 난 이곳에 왔고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득점하고 팀을 도울 수 있어 기쁘다"라고 밝혔다.

펠레그리니 감독도 경기 후 다즌과의 인터뷰에서 안토니에 대해 "정말 행복하다. 난 항상 팀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도록 말한다. 하지만 경기를 결정짓는 건 개개인이다. 안토니가 정말 잘 왔다. 그는 또 골을 넣었고 그의 득점은 쉽지 않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베티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