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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3 (목)

'신태용 뒤통수 경질' 인도네시아, 이제 와서 떨기 시작 "클루이베르트? 축구는 이름값으로 하는 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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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신태용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후임 인선을 마친 인도네시아 축구를 보는 현지 시선이 불안감으로 가득하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는 지난주 신태용 감독과 결별하도 네덜란드 출신의 패트릭 클루이베르트 감독을 선임했다. PSSI는 "대표팀이 달성해야 할 장기적인 목표를 신중하게 고려하고 평가한 결과"라고 감독 교체 배경을 밝혔다.

인도네시아 축구팬이 깜짝 놀랐다. 근래 신태용 감독이 갑자기 해고당할 만큼 불안감을 보여주지 않았기에 황당하다는 눈치다. 지난 2019년 12월 인도네시아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지휘봉을 동시에 잡은 신태용 감독은 눈부신 업적을 써내려갔다.

신태용 매직에 감격한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2027년까지 동행하는 데 합의했다. 여론뿐만 아니라 대표팀 선수들의 강력 요청이 있었다. 신태용 감독이 PSSI와 재계약 당시 인도네시아 매체 '템포'에 따르면 선수단이 '신태용 감독이 남아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진출권이 달린 최종예선까지 달리기 시작했다. 신태용 감독이 부임하기 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을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등과 한 조에 묶여 월드컵 본선을 놓고 다투기 시작했다. 심지어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최초로 3차예선에서 승리 및 승점을 획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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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의 지도력 덕분에 인도네시아는 월드컵 최종예선 A조 6개국 중 3위를 달리고 있다. 지금의 위치라면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노려볼 만하다. 상상조차 못해본 월드컵행이 다가오자 PSSI는 이름값만 보고 감독 교체를 택했다. 에릭 토히르 회장은 "선수들과 합의한 전략을 더 잘 실행할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대표팀에 네덜란드계 혼혈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네덜란드 레전드를 데려오기로 했다.

결국 PSSI는 신태용 감독을 경질하기 전 클루이베르트 감독과 접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해고 이후 후임 선임까지 이틀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는 신태용 감독과 계약을 정리하기 전부터 물밑에서 사령탑 교체 작업을 했다는 분석이 따른 이유다.

클루이베르트는 선수 시절 아약스, AC 밀란, 바르셀로나,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빅클럽에서 활약했다. 네덜란드 국가대표로 79경기를 뛰며 40골을 넣은 전설적인 스트라이커다.

지도자로서는 뚜렷한 이력이 없다. 네덜란드와 카메룬 대표팀에서 수석코치로 일했고, 감독으로는 퀴라소와 아다나 데미스포르(튀르키예)를 이끌었지만 6개월 만에 상호 해지했다.

지도력을 증명한 신태용 감독을 경질하고 경험이 미천한 클루이베르트 감독을 선임하자 상반된 철학과 성과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현지 축구 관련 박사 학위를 가진 시아반 누르는 걱정 가득한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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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박사는 "신태용 감독은 주요 토너먼트에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비 전략을 구축해 팀을 강화했다. 측면 속도에 의존하는 4-2-3-1 또는 4-1-4-1 전술을 선호했다"며 "클루이베르트는 미드필더의 창의성을 강조하는 4-3-3을 구현한다. 다만 수비적인 팀 스타일이 공격 일변도로 단시간에 전환하는 건 쉽지 않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신태용 감독과 달리 클루이베르트는 유럽과 아시아의 문화 차이도 큰 시험이 될 것"이라며 "클루이베르트는 높은 이름값을 가지고 있지만, 축구는 명성이 아니라 전략을 실행하는 자리"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누르 박사는 "PSSI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수다. 인도네시아는 신태용 감독이 구축한 상승 지표를 잃지 않고 클루이베르트 스타일로 순조롭게 전환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라고 쉽지 않은 미션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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