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몇몇 토트넘 홋스퍼 팬들이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연장한 것을 두고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 소식을 주로 전하는 영국 매체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8일(한국시간) "팬들은 손흥민을 더 오래 유지하기로 토트넘 회장 다니엘 레비의 상업적인 결정을 다시 한번 비난했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지난 7일 구단 홈페이지와 공식 채널을 통해 "손흥민에 대한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한다. 손흥민과의 계약은 2026년 여름까지 이어진다"고 발표했다.
토트넘과 손흥민 사이에서 체결된 계약은 당초 2025년 6월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이 계약엔 토트넘이 원하면 발동 가능한 1년 연장 옵션이 있었는데, 토트넘은 최근까지 연장 옵션을 발동하지 않았다.
연장 옵션이 발동되지 않은 채 2025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손흥민이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떠날 가능성이 떠올랐다. 계약 만료까지 6개월을 남겨둔 손흥민은 보스만룰에 따라 1월 1일부터 잉글랜드 밖에 있는 클럽들과 FA 이적을 두고 논의할 수 있게 됐다.
계약 기간이 연장되지 않으면서 손흥민은 최근 스페인 라리가 명문 바르셀로나 등과 이적설이 났는데, 토트넘이 마침내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면서 여름에 손흥민을 FA로 잃는 상황을 피하게 됐다.
토트넘과의 계약 기간이 연장된 후 손흥민은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소감을 전했다.
손흥민은 영어로 먼저 한 인터뷰를 통해 계약 1년 연장을 두고 "분명히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거의 10년 동안 토트넘과 함께했고, 앞으로 1년을 더 있게 됐다. 나에게는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나는 토트넘을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또 "알다시피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모두가 뛰고 싶어 하는 팀이다. 그래서 주장은 많은 책임감이 따른다"며 "주장은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하고 항상 옳은 일을 해야만 한다. 스스로 힘든 일을 자처해야만 한다"라며 토트넘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드러냈다.
최근 팀의 부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토트넘은 최근 프리미어리그 1무 4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내면서 프리미어리그 12위까지 추락한 상태다. 영국 언론에선 토트넘이 이번 시즌 9위를 차지해 프리미어리그 순위로만 보면 다음 시즌 UEFA 클럽대항전에 참가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손흥민은 지금이 바로 반전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힘든 시기는 언제나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땅을 박차고 점프를 다시 해야 할 때다. 다시 올라서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쁜 시절이 있으면 항상 좋은 시절이 따라오게 마련"이라며 위기 극복의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손흥민은 한국어로도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지난 8일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단 이렇게 또 다른 기회를 받을 수 있어서 너무나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또 다른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큰 것 같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렇게 많은 성원, 응원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한 번의 기회로 팀한테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 같아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항상 팬들한테 실망시켜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응원해 주신 것처럼 계속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훌륭하다"라며 손흥민이 다음 시즌에도 계속 토트넘에서 뛸 수 있다는 사실을 기뻐했다.
그는 "손흥민은 이미 토트넘에서 뛰어난 경력을 쌓았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큰 역할을 했다. 클럽과 프리미어리그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라며 손흥민이 지금까지 토트넘에서 보여준 헌신과 활약상을 주목했다.
또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좋은 일이며 목표는 이제 손흥민이 토트넘에서의 커리어를 트로피로 마무리하는 것"이라며 손흥민이 팀에 잔류하는 동안 꼭 우승하기를 바랐다.
다만 모두가 손흥민의 계약 연장을 기뻐한 것은 아닌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에 따르면 몇몇 토트넘 팬은 기량이 떨어지고 있는 손흥민과 더 오래 동행하기로 한 구단의 결정을 비판했다.
매체는 "손흥민의 전반적인 기량이 떨어지면서 일부 서포터들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전개에 몹시 불만을 품고 있다"라며 "다니엘 레비가 손흥민 덕분에 많은 한국인 관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상업적 결정을 내렸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토트넘 팬들이 손흥민 수준의 선수와 새 계약을 맺은 것에 분노하는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 손흥민은 둔화되고 있고, 경기장에서의 영향력은 희미한 빛에도 불구하고 약해지고 있다. 30대인 선수는 하룻밤 사이에 바뀌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팬들은 다니엘 레비의 이름이 등장하는 곳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은 클럽 회장이 손흥민을 더 오래 유지하기로 한 상업적인 결정을 다시 한번 비난했다"라며 "이는 손흥민의 존재에서 비롯된 한국과 동아시아에서 맥동하는 토트넘의 지지 기반에 기초한다"라고 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17경기에서 5골 6도움을 기록 중이다. 다른 대회 성적까지 합치면 24경기 7골 6도움을 올렸다.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달성했지만 올시즌 손흥민의 성적은 토트넘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당장 손흥민은 지난 시즌 전반기에만 프리미어리그에서 12골 5도움을 올렸다.
손흥민의 공격포인트가 적은 이유로 팬들은 그의 나이를 꼽았다. 1992년생인 손흥민은 현재 만 32세이며, 7월이 되면 만 33세가 된다.
몇몇 팬들은 토트넘이 점점 나이를 먹어가 기량이 하락하고 있는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연장한 것을 이해하지 못했따. 이들은 구단이 계약 연장을 택한 이유가 순전히 손흥민이 토트넘에 가져오는 수익 때문이라고 생각해 불만을 품고 있다.
손흥민의 존재로 토트넘은 매년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지 '포브스'도 지난해 12월 "토트넘 홋스퍼는 한 스타에게 막대한 빚을 졌다"라며 손흥민이 토트넘에 끼친 막대한 영향력을 주목했다.
매체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경기가 열릴 때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 중 하나는 한 선수를 위해 얼마나 많은 팬들이 모이냐는 것"이라며 "해외에서 토트넘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팬들 대부분 손흥민을 좋아한다"라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영국, 미국, 브라질, 한국, 나이지리아, 일본, 이탈리아, 튀르키예의 8000명의 축구 팬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토트넘은 6번째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팀으로 드러냈다. 또 맨체스터 시티, PSG, 리버풀, 바이에른 뮌헨보다 더 많은 팬을 보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토트넘이 엄청난 규모의 팬을 보유하게 된 배경엔 한국 팬들이 큰 영향을 끼쳤다. 한국 축구 팬들 중 토트넘을 좋아한다고 밝힌 사람이 42%에 달했다.
보통 해외 팬들은 우승을 많이 하는 팀을 응원하는 경향이 큰데, 토트넘은 약 15년 동안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토트넘이 많은 팬을 보유할 수 있는 이유엔 손흥민의 존재를 꼽을 수 있다.
포브스는 손흥민이 토트넘에 끼친 영향력을 주목하면서 손흥민이 떠난 토트넘의 미래를 걱정했다.
매체는 "토트넘 홋스퍼의 문제는 손흥민이 떠나거나 은퇴한 후에도 한국인들로부터 이 정도의 지지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라며 "토트넘에서 보낸 10년은 아시아 팬들과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그래나 이것이 자녀들에게 지구 반대편에 있는 클럽을 따르도록 격려하는 것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 "토트넘 홋스퍼의 한국 내 인기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든, 한 가지 분명한 건 이 클럽이 대륙의 슈퍼스타 손흥민의 확고한 충성심이 없었다면 글로벌 팬 설문 조사에서 상위 10위 안에 들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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