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유수연 기자] 배우 임시완이 '오징어게임2'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
9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있는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2’의 주역 배우 임시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2021년 9월 첫 선보인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 47일간 전세계 1위, 1억 1100만 가구 시청, 약 1조 원의 수익 등 각종 신기록을 쓰면서 '한드' 역사를 갈아치웠다. 3년 만에 내놓은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았다.
넷플릭스 TOP10 투둠 웹사이트에 따르면, '오징어게임2'는 12월 30일부터 1월 5일까지 58,200,000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시리즈 부문 영어·비영어 통합 1위를 차지, 93개국 TOP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공개 첫 주 만에 넷플릭스 역대 최고 인기 시리즈(비영어) 7위에 등극한 '오징어게임2'는 11일 만에 126,200,000 시청수를 세우며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뿐만 아니라, 시즌1도 글로벌 TOP10 시리즈(비영어) 2위로 역주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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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임시완은 '오징어게임2' 공개 소감에 대해 "사실 '오징어게임2'이 지금 방송하고 있는 시기이긴 하지만, 동시에 제가 굵직한 스케줄이 다 끝난 상태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거의 처음으로, 스케줄 공백기를 너무나 잘 즐기고 있다"라고 웃으며 "SNS가 100만이 넘게 늘었더라. 전에 가 200만 정도였는데, 지금 300만이 넘었다. 되게 신기하더라. 오징어게임 효과가 대단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해외의 반응이) 저라기보단, ‘오징어게임’의 팬덤이고, ‘오징어 게임’의 문화에 대해서 열광하는 것들을 느끼고 온 거였다. 그래서 주변으로 떨어져서 현상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한국의 콘텐츠이기 때문에, ‘자랑스럽다’는 생각도 들더라"라고 소감을 전했다.
작품 합류 비하인드에 대해서는 "제가 스케줄을 한 중에 대표님께 전화가 왔다. '오징어게임 제의가 들어왔는데, 어떻게 할래?'라고 하셨는데, 말이 끝나기 전에도 하겠다고 했다. 캐릭터 설명도 없었다"라며 "저는 시즌1 때 정말 어마어마한 팬이었다. 너무 재미있다고 생각하면서 한 번에 몰아봤다. 프런트맨도 병헌 선배님이시니까. 보자마자 전화 드리고 그랬었다. '오징어 게임' 같은 장르를 제가 정말 많이 좋아하나 보다. 이런 작품이 시즌2가 나온다는 소식과 소문을 듣고 ‘대박이다,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하는 찰나에 제의가 들어왔으니까. 이건 이성적인 논리보다는 팬심이 더 크게 작용했던 거 같다"라고 떠올렸다.
그렇게 시즌2에 합류하게 된 임시완은 "분량에 대해서는 아쉬움은 별로 없었다. 너무나 팬심의 입장에서 참여한 거라,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즌2에. 나도 출연까지 한다니? 라는 마음으로 촬영했다"라며 "운동복을 처음 입었을 때도 그렇고, 영희를 처음 만났을 때 아이돌을 보는 팬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더라. 영희를 봤을 때 덩치도 크고, 존재감도 크다 보니, 무대 위에 올라가 있는 아이돌을 보는 느낌이었다. 심지어 목도 돌아가더라. 그런 걸 보니까 되게 좀 신기하더라. 신기하면서도, 아이돌 칼군무를 보는 감성이랄까. 기숙사 세트에서 옷을 입고 침대 이불 신발을 보는데, 덕후가 테마파크에 갔거나, 디즈니월드에 간 느낌이었다. 한 번씩 괜히 한 번 만져보고"라고 회상하며 '오징어 게임' 시리즈에 대한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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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완이 맡은 ‘이명기’는 코인 투자 전문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지만, 코인 사기에 연루되며 본인은 물론이고 구독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빚쟁이 신세로 이 게임에 참여하게 되는 인물이다. 선과 악, 그 중간을 그려낸 임시완은 "캐릭터를 처음 받았을 때는, 제 느낌에는 비호감이더라. 그래서 ‘이걸 비호감 스럽게 표현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악함에 포커스를 맞춰서 해보려 했었다."라면서도 "절대 악으로 보이지 않으려고 하는 의도는 있었다. (그간) 1차원적이나 평면적으로 이 캐릭터를, 선역이면 선역, 악역이면 악역으로 구분 짓고서 접근했었는데, 감독님 말씀을 들어보니 그 지점이 아니더라.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디렉팅을 주셨다. 사람 같은 모습이면 좋겠다는 뉘앙스의 말씀을 많이 하셨다. 명기라는 사람이 착한 사람인지, 선천적으로 나쁜 사람인지, 그것이 모호한 지점에 있게끔 보이는 게 감독님의 목적인 거 같았고, 그걸 구현하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표현하기가) 되게 어려웠다. 감독님께서 저한테 명기를 준 이유에 대해 말씀을 해주셨었다. 임시완이라면 명기를 착하게 보이게끔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씀하시더라. 그래서 그런 것들을 키 포인트로 계속 찾아나갔다. 사실 그걸 들었을 때는, 단서가 오리무중인 거다. 추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과연 착함과 나쁨이란 무엇일까?'라는 철학적인 접근도 갔었다. 우리가 주변에 봤을 때 나쁜 사람이라 하면, 선천적인 사람도 있지만, 나빠 보이진 않지만, 하는 행동이 나빠, 하는 사람도 있는 거 같더라. 그렇다면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은 후자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파헤쳐 보려고 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론을 내린 게, 명기를 연기함에 있어서 명기라는 사람은 선천적으로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라는 거였다. 그래서 실천은 못 했을지언정, 준희에게 ‘나중에 너를 찾으러 가려 했어’라고 했던 말은 진심일 것이다. 근데 현명하지 못한 나머지 계속해서 욕심을 비추는 행동을 하고 결정하고, 이게 결국 이 사람을 악으로 몰아넣는 인물이라 생각하고 구축을 하려고 했다"라며 캐릭터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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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에 대한 어려움도 전했다. 임시완은 "명기는 좀 많이 힘들었다. 팬심과는 별개로, 연기는 연기니까. 이걸 표현해야 하는데, 과연 명기는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어떤 마음으로 저런 대사를 내뱉었을까, 하는 것들이, 이제껏 찍어왔던 작품에 비해서는 전사가 충분하지 않아서 상상으로 메꿔야 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과연 감독님이 생각하는 정도는 어느 정도일까? 를 고민을 많이 하면서 촬영 마지막까지 고민하면서 찍은 거 같다. 팬심과는 별개로 명기는 어렵게 찍었었고, 적어도 저라면 나란 선택은 안 할 거 같은데, 하는 선택을 하는 인물이다 보니. 연기의 입장에서 상상을 더 많이 노력을 들였다. 명기를 접근할 때 쉽지는 않았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끝까지 확신이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끝까지 캐릭터에 대해 의심을 하고, 물고 늘어졌던 거 같다. 그런 것에 대해서는 저는 적어도 백 점짜리 결과는 아닐지언정 후회 없는, 해야 할 도리는 한 거 같다고 생각했다. 제 생각에 백 점 이상이 되려면 카메라 앞에 서기 전의 고민이 다 해소가 되어야 하고, 정답을 가지고 갔을 때 그대로 발현이 되는 거로 생각한다. 하지만 저는 적어도 카메라 앞에서도 고민을 계속했다. 감독님과 조율도 끊임없이 했다. 그래서 백 점은 아닌 거 같다. 근데 또 어찌 보면 그렇게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 순간 자체가 결국은 명기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스스로 당위성을 주려고도 한다"고 고민을 전했다.
넷플릭스와의 호흡도 전했다. '촬영 당시 보안의 수위는 어느 정도였나'라는 질문에 임시완은 "제가 나온 분량만 대본을 받았다. 배우끼리 각자가 공유가 안 됐다. 각자 분량의 대본만 가지고 있다 보니, 본인 의외의 역할의 다른 신을 서로 모르는 거다. 촬영을 들어갔을 때 의상을 입는 순간, 세트장에서만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 제가 입은 모습이 노출될 수도 있으니까"라며 "기억이 나는 게, 하늘이랑 같이 촬영해서 너무 좋았는데, 서로 캐스팅이 되었는지 비밀인 상태에서 테스트 촬영할 때 마주친 거다. 너 여기 들어온 거야? 하면서. 너무 반가웠다. 그런데 (막상) 마주치는 신이 딱히 많지는 않았다. 하늘이는 또 다음 다른 작품에 같이 하면 너무 좋을 거 같다"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그는 전 세계 시청자들과 '오징어 게임2'로 만나게 된 소감에 "일차적으로 시리즈에 대한 저의 팬심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또 외국인들에게 저의 실제 나이를 알릴 수 있고. 'K-뷰티'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지 않을까. 우리나라에 동안이 많지 않나. 그것에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고"라고 너스레를 떨며 "연기적으로는 어쨌든 저라는 배우도 있어요, 라는 걸 외국에 비칠 기회가 되니까. 그로 인해서 (글로벌적으로) 같이 협업하는 기회가 생긴다면, 저는 충분히 열려 있어서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해외 진출에 관한 생각에 대해서는 "영어는 연기 때문에 공부가 아니라, 인생 목표가 여행이다 보니, 인생을 풍족하게 하려고 배우고 있다. (해외와) 컬래버를 한다고 하더라도 영어보다는 한국어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을 거 같다. 왜냐하면 제가 충분하게 정서를 표현할 수 있는 언어는 한국어니까. 한국어로 소통을 할 수 있는, 한국어로 하는 연기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영역을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이전에는 악역 혹은 비호감인 역들이 연기자로서 만났을 때 축복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근데 그런 캐릭터를 여러 개를 하다 보니, 언뜻언뜻 일상에서 그런 표현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이제는 악역이나 비호감보다는, 선역을 조금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이왕이면 똑같이 좋은 작품이라고 했을 때, 악역보다는 선역을 더 하고 싶은 욕심은 있다"라며 "올해는, 이제껏 너무 바쁘게 지내서, 이번 연도는 조금은 저한테 쓰는 시간을 많이 가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여행도 계획하고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볼까 한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올해 공개를 앞둔 '오징어게임3' 속 '명기'의 활약에 대해 "그래도 인물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아직 안 죽었고, 그러니까. 시즌2보다는. 단체 샷이 찍혀도 지분이 클 수는 있을 거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어찌 됐든 준희와 명기의 사이가 아직 시즌2에 이어 남아있지 않나. 그래서 이제는, 명기에게 있어 본인만의 선택이 주였다면, 명기의 선택들에 있어서 준희의 관계를 생각한 선택들이 조금 더 많이 생길 것"이라고 예고했다.
/yusuou@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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