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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동남아 월드컵' 우승 김상식 감독 "감개무량…살아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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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사령탑 부임 6개월 만에 국제대회 우승

"박항서 감독님 덕분…우승의 키워드는 변화"

뉴스1

김상식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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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전북 현대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했다. 아직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동남아 월드컵' 아세안(ASEAN)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정상에 오른 김상식 감독이 자신의 성과에 만족하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김상식 감독은 7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K리그 1등 감독, 동남아 1등 감독 김상식입니다"라고 익살스럽게 인사를 한 뒤 "대회 후 정신이 없는데, 좋은 자리를 마련해 기분이 좋다. 한국의 축구 팬들에게 좋은 소식으로 이렇게 인사를 드려 기쁘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베트남의 새로운 사령탑에 오른 김상식 감독은 부임 6개월 만에 펼쳐진 미쓰비시컵에서 8경기 연속 무패(7승 1무)를 기록하며 당당히 정상에 올랐다.

특히 최근 대회 2연패를 달성한 동남아의 강호 태국을 상대로 결승 1, 2차전 모두 승리하면서 우승, 기쁨은 배가 됐다. 결승 2차전에서는 상대의 비매너 골에 실점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3-2로 승리를 따냈다.

김상식 감독은 "결승전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이번 대회 내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당황도 했지만 슬기롭게 헤쳐나가 우승을 차지했다"면서 "결승 2차전 비매너 골을 내준 뒤에는 선수들이 투지를 발휘했다. (비매너 실점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이번 대회를 돌아봤다.

이어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았다. 1개월도 안 되는 기간에 8경기를 치러야 했다. 이 중 4경기는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원정이었다"면서 "선수들의 체력, 부상과 현지 날씨, 음식 등에 신경을 쓰면서 선수들을 최고의 컨디션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모두 노력했고, 선수들도 불평불만 없이 잘 따라와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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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린 김상식 감독.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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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식 감독의 반등은 많은 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23년 5월 전북 현대에서 성적 부진을 이유로 팀을 떠났다. 2021년 전북에 부임, 데뷔 시즌 K리그 우승, 이듬해 FA컵(현 코리아컵) 정상에 올랐지만 3년 차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과 경기력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약 1년 동안 야인 생활을 보낸 김 감독은 베트남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았고, 미쓰비시컵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 감독은 "우승을 차지할 때 전북 시절 생각이 많이 났다. (김상식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한국과 전북 팬들에게 보여준 것 같다. 이제는 전북 팬들의 '나가라'는 야유가 그립기도 하다"고 웃었다.

김상식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상대 팀은 물론 전임 박항서 전 감독의 베트남 대표팀과도 비교당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박항서 감독은 2017년부터 베트남 지휘봉을 잡아 2023년까지 지도하며 팀을 동남아의 강호로 끌어 올렸다. 이에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의 영웅'이라 불린다.

그러나 김 감독은 박항서 감독과의 비교에 선을 그었다.

김 감독은 "박항서 감독님의 업적이 너무 커서 따라갈 생각을 안 했다. 박항서 감독님을 능가하겠다는 생각보다 내 갈 길을 묵묵히 가겠다는 마음이 강하다"면서 "박항서 감독님의 격려와 조언 덕에 성공할 수 있었다. 늘 문자와 전화로 응원해 주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베트남이 2018년 박항서 감독 시절 이후 7년 만에 미쓰비시컵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김상식 감독이 추구한 '변화' 덕분이다.

김상식 감독은 "박항서 감독님의 성공과 필립 트루시에 감독의 실패를 분석하고 변화를 준 것이 통했다. 트루시에 감독이 급진적인 세대교체를 노렸는데, 국제 무대에서는 경험이 중요하다"며 "선수 선발과 선수 기용, 전술적인 부분에 변화를 준 것이 효과를 봤다. 또한 스스로 철학을 갖고 선수들에게 일관성을 주문한 것이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태국에서 결승전을 마친 김상식 감독과 베트남 대표팀은 팬들에게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또한 베트남 정부로 1급 노동훈장을 받았다.

베트남 팬들의 응원에 김 감독은 "감개무량하다. 잘 나갈 때 좀 즐기고 싶다. 잘될 때는 박수를 받고, 못할 때는 비판을 받는 것이 감독"이라면서 "당분간은 눈치 안 보고 쌀국수도 마음껏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베트남 팬들의 응원을 즐겼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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