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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롯데가 지난 해 괌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할 때만 해도 '화두'는 내야에 있었다. 롯데의 2루를 지켰던 안치홍이 FA로 떠나면서 그 공백을 메워야 하는 숙제가 있었고 '거포 유망주' 한동희 또한 상무 입대가 예정된 상황이라 그에 따른 대비도 해야 했다.
반면 외야는 주전 세 자리가 공고해보였다. 포지션이 외야수인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에게 한 자리를 맡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고 2023년 생애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입지를 다진 윤동희와 김민석에게 '우선권'이 주어지는 것 또한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이들과 달리 존재감이 희미해진 선수도 있었다. 바로 황성빈이었다. 황성빈은 2022년 102경기에 출전해 타율 .294 1홈런 16타점 10도루를 기록하는 한편 100안타에 가까운 94안타를 치면서 롯데표 기동력 야구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2023년에는 부상 악령에 시달리면서 74경기에 나와 타율 .212 홈런 없이 8타점 9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지난 해 스프링캠프 당시만 해도 황성빈을 백업으로 활용할 계산이 있었다. "그래도 발이 빠르니까"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황성빈에게는 좀처럼 주전으로 나설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김민석이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오른쪽 내복사근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지만 그 공백을 메운 선수는 고승민이었다.
하지만 고승민은 개막 첫 8경기에서 타율 .167로 부진에 빠졌고 끝내 4월 초 2군으로 내려가는 신세가 됐다. 김민석은 4월 10일 사직 삼성전에서 복귀를 신고했으나 저조한 타격감을 보였다.
그러자 황성빈에게 기회가 왔다. 4월 17일 잠실 LG전을 마칠 때만 해도 그의 시즌 타율은 .083에 불과했다. 하지만 김민석이 2군으로 내려가면서 자연스럽게 주전으로 나설 기회를 얻은 황성빈은 4월 18일 잠실 LG전에서 5타수 2안타 2득점 1도루로 활약한데 이어 4월 19일 사직 KT전에서는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그리고 4월 21일 KT와의 더블헤더에서 홈런 3방을 몰아치는 괴력을 선보이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여기에 4월 24일 사직 SSG전에서도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2도루로 맹활약, 시즌 타율이 .394로 껑충 뛰어 오르는 '대반전'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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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롯데 타선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급부상한 황성빈은 5월에만 타율 .340 1홈런 2타점 8도루, 6월에만 타율 .355 6타점 13도루로 맹타를 휘두르면서 롯데의 리드오프로 완전히 자리를 굳혔고 7월에는 올스타에 선정되는 감격까지 맛봤다. 비록 7월 한 달 동안 타율 .154로 부진하기도 했지만 8월에 타율 .319로 반등에 성공했고 9월 이후 타율 .354로 다시 한번 고감도 타격감을 자랑하며 .320이라는 고타율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
황성빈이 지난 시즌 125경기에서 남긴 성적은 타율 .320 117안타 4홈런 26타점 51도루. 개막 때만 해도 백업으로 출발했는데 생애 최고의 시즌을 치렀다. 반대로 김민석은 부침을 겪으며 41경기에 나와 타율 .211 6타점 3도루를 기록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1년 사이에 두 선수의 운명이 180도 바뀐 것이다.
김민석이 프로 데뷔 첫 시즌이었던 2023년 102안타를 터뜨릴 때만 해도 롯데의 미래로 각광을 받았지만 그에게 다가온 '2년차 징크스'는 너무나 혹독했다. 결국 롯데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김민석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불펜과 내야진 보강을 위한 선택이었다. 롯데가 두산에서 데려온 선수는 우완투수 정철원과 내야수 전민재. 대신 롯데는 김민석과 외야수 추재현, 우완투수 최우인을 두산에 내줬다.
롯데가 이렇게 빨리 '1라운드 출신 유망주' 김민석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줄 누가 알았을까. 물론 상무를 제대하고 돌아온 외야 유망주 조세진의 합류도 김민석의 트레이드를 부추긴 이유였지만 황성빈이 급성장하면서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지 않았다면 롯데도 쉽게 김민석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렇듯 야구 인생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올해는 황성빈이 지난 해의 기운을 이어가면서 롯데의 공격을 이끌어갈지, 아니면 롯데 외야진에 새로운 선수가 다크호스로 떠오를지 그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래서 야구가 재밌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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