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PL) 우승을 노리고 있는 라이벌 리버풀에 고춧가루를 뿌렸다.
당장 라이벌의 우승 경쟁을 저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리버풀 입장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홈에서 비긴 이번 경기가 후에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지 모르는 일이다.
후벵 아모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6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두 골씩 주고 받은 끝에 2-2로 비겼다.
승점 1점을 획득하며 23점이 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골득실 -5)는 승점이 같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골득실 -15)를 밀어내고 13위로 올라섰다. 또한 12위 토트넘 홋스퍼(승점 24)와의 승점 차도 1점으로 좁히면서 다음 라운드 순위 역전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리버풀(승점 46)도 승점 1점을 가져가기는 했으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는 약간 분위기가 다르다. 2위 아스널(승점 40)이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 비겨서 주춤하는 사이 승점 차를 벌리려고 했으나 멀리 달아나지 못했다. 그나마 아스널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 듯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3-4-2-1 전형을 가동했다. 안드레 오나나가 골문을 지켰고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해리 매과이어, 마테이스 더리흐트가 백3를 구축했다. 측면에는 디오구 달로와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중원에는 마누엘 우가르테와 코비 마이누가 배치됐다.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아마드 디알로가 2선에서 최전방의 라스무스 회이룬을 지원했다.
리버풀은 4-2-3-1 전형으로 맞섰다. 알리송이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고 앤디 로버트슨, 버질 판데이크, 이브라히마 코나테,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수비라인에서 호흡했다. 알렉시스 맥알리스터, 라이언 그라벤베르흐가 허리를 받쳤고 코디 각포, 커티스 존스, 모하메드 살라가 최전방의 루이스 디아스와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 초반 탐색전을 마친 두 팀은 전반 13분 리버풀의 공격수 디아스의 슈팅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공격을 주고 받았다. 경기의 무게중심은 리버풀 쪽으로 조금 더 치우쳐 있었다. 리버풀은 디아스의 슈팅 이후에도 전반 14분 그라벤베르흐의 패스에 이은 각포의 오른발 슈팅과 전반 16분 맥알리스터의 깜짝 발리 슛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문을 노렸지만 전반전 초반에 얻은 기회를 모두 살리지 못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반 20분 달로의 크로스를 디알로가 헤더로 연결하며 반격을 시도했지만 디알로의 헤더는 빗나갔다. 흐른 공을 잡은 마이누가 재차 슈팅을 때려봤지만 리버풀 수비에 막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한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든 것 외에는 대부분 리버풀이 주도하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전반 30분 그라벤베르흐가 페널티지역 바깥쪽 먼 거리에서 과감한 중거리슛을 쐈지만 공은 골문을 외면했다.
전반전 막바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쳤다. 전반 42분 회이룬이 알리송과 일대일 상황에서 득점에 실패한 것이다. 리버풀도 전반 43분 살라가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으나 주발인 왼발이 아닌 오른발로 슛을 시도한 탓에 슈팅이 부정확했고, 공은 높게 떴다. 전반전 막판에 아쉬움을 삼킨 두 팀은 0-0 스코어를 유지한 채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후반전은 달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후반전 시작 7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며 난타전을 예고했다.
후반 7분 높은 위치에서 공을 끊어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곧바로 역습을 시도했고, 페르난데스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마르티네스가 페널티지역 왼편 사각에서 골문 위쪽을 바라보고 강력한 슈팅을 시도해 알리송을 뚫어냈다. 알리송은 최대한 슈팅 각도를 좁히려고 노력했지만 마르티네스의 슈팅은 알리송이 막을 수 없는 코스를 그리며 골문 상단에 꽂혔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리드는 10분도 채 가지 않았다. 후반 14분 네덜란드 국가대표 공격수 각포가 동점골을 터트린 것이다.
각포는 후반 14분 페널티 지역 안에서 페인팅 동작으로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동료인 더리흐트의 수비를 벗겨낸 뒤 오른발 슈팅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망을 흔들었다. 각포의 득점이 터진 이후 오프사이드 여부를 두고 판독이 진행됐으나 각포의 득점은 그대로 인정됐다. 리버풀은 각포의 동점골 이후 디아스와 존스를 다르윈 누녜스, 디오구 조타와 교체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기세가 오른 리버풀은 이내 '에이스' 살라의 역전골로 리드를 가져왔다. 후반 23분 앞서 아쉬운 수비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더리흐트가 수비하는 과정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했고, 비디오판독(VAR) 이후 리버풀의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후반 25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살라가 정교한 왼발 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슈팅 방향을 읽은 오나나가 다이빙을 시도해봤지만 살라의 빠른 슈팅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역전을 허용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후반 27분 마이누를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와 바꿔 공격에 힘을 실었다.
가르나초는 후반 35분 날카로운 크로스로 디알로의 동점골을 도우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가르나초의 크로스를 받은 디알로는 침착한 왼발 슛으로 알리송을 무너뜨리며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가능성을 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후반 38분 더리흐트와 회이룬을 레니 요로, 조슈아 지르크지로 교체하면서 역전을 노렸다. 리버풀은 알렉산더-아놀드와 각포를 코너 브래들리, 하비 엘리엇과 교체해 맞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센터백인 매과이어까지 공격에 가담시키며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그러나 매과이어는 후반 추가시간 7분 골문 바로 앞에서 지르크지가 내준 패스를 허공 위로 날린 뒤 좌절했다. 매과이어의 슈팅을 마지막으로 두 팀의 레즈 더비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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