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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1월 5일(한국시간) 현재 2024-2025 메이저리그 이적시장에서 500만 달러도 지출하지 않은 팀은 메이저리그 계약에 단 한 푼도 쓰지 않은 마이애미 말린스를 비롯, 6개 팀에 이른다. 100만 달러도 쓰지 않은 팀은 마이애미, 세인트루이스(25만 달러), 그리고 샌디에이고(90만 달러)까지 세 팀이다. 리빌딩 버튼을 누르려고 하는 세인트루이스는 그렇다 치고, 가장 눈에 들어오는 팀은 역시 샌디에이고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 돈을 펑펑 쓰고 다닌 팀이 바로 샌디에이고였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최강자인 LA 다저스를 타도한다는 명분하에 공격적인 지출을 했다. FA 영입, 연장 계약 등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썼다. 그 결과 한때 팀 연봉이 2억 달러대 중반까지 치솟는 등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지불하는 팀 중 하나로 올라서기도 했다. 샌디에이고가 그렇게 큰 마켓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모두가 놀랄 행보였다.
그러나 역시 마켓 규모의 한계는 있었다. 주관 방송사의 파산 등 악재도 겹쳤다. 현금 흐름이 꽉 막혔다. 설상가상으로 구단에 전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피터 세이들러 구단주도 세상을 떴다. 2023년 시즌 막판에는 대출을 받아 연봉을 지급했다는 루머가 파다하게 퍼졌고, 이는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그런 샌디에이고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괴로운 연봉 다이어트를 했다. 팀 연봉 총액을 1억8000만 달러 아래로 맞추려는 눈물겨운 노력을 했다. 그 과정에서 팀 최고 타자인 후안 소토는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고, 수많은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시즌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팀 재정 구조는 호전되지 않았다. 현재 선수단을 유지하는 것도 벅차다. 김하성(30)의 사례가 상징적이다. 김하성은 지난 4년간 샌디에이고의 내야에서 전천후 활약을 했다. 유격수, 2루수, 3루수로 뛰며 모두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보여줬다. 내야의 만능 퍼즐이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그런 김하성에게 연장 계약 제안을 하지 않았다. 어쩌면 못 했다고 보는 게 옳았다. 한때 김하성의 가치는 총액 1억 달러에 이른다는 보도까지 나올 정도로 치솟았다. 샌디에이고는 그만한 돈이 없었다.
2024년 시즌 뒤 김하성의 2025년 상호 옵션(800만 달러)을 실행하기를 원했으나 김하성 측은 뒤도 안 돌아보고 거절했다. 고심 끝에 2105만 달러 상당의 퀄리파잉오퍼(보상FA선수자격)도 하지 않았다. 그 뒤로 샌디에이고의 이적시장은 사실상 멈췄다. 루머는 간혹 나오지만, 예전만큼 화끈하지 않다. 오히려 선수들이 트레이드돼 떠날 것이라는 루머만 나온다. 샌디에이고의 현 상황을 그대로 대변한다.
그런데 그런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다시 데려올 수 있을까. 특별한 영입이 없는 가운데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이 가장 필요한 팀 중 하나다. 주전 유격수로 보고 2억8000만 달러를 투자한 잰더 보가츠의 수비력은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웠다. 김하성이 빠지면 다시 유격수로 갈 예정인데 걱정이 태산이다. 내야 전천후 유틸리티 플레이어도 구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김하성이 아직 다른 구단과 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샌디에이고에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지역 유력 매체인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도 4일(한국시간) 이 가능성을 짚고 나섰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김하성은 전력은 물론 팀 마케팅에도 도움이 되는 선수라고 주장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한국에서의 비즈니스 인맥이 김하성의 파드리스 복귀 가능성을 높일까?”라고 글을 열면서 “김하성은 보가츠보다 유격수 수비가 더 뛰어나다. 또한 2루수도 잘하며, 비용도 (보가츠에 비해) 적게 들며, 게다가 3살이 더 어리다”고 보가츠에 비한 장점을 짚었다.
이어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수익 측면에서 볼 때 김하성은 다른 많은 메이저리그 팀들보다 샌디에이고에 더 큰 가치가 있을 수 있다. 그는 (A.J) 프렐러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4년 계약을 하기 전에도 한국에서 스타로 활약했으며 인기가 많았다. 서부 해안 지역의 샌디에이고는 한국 팬들과 기업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파드리스의 CEO인 에릭 그루프너는 김하성의 경기가 전역에 중계를 타는 한국에서 파드리스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김하성의 또 다른 가치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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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돈이다. 김하성에게 퀄리파잉오퍼도 부담스러워 한 샌디에이고는 몇 천만 달러를 써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 여력이 부족하다. 다만 김하성의 어깨를 둘러싼 시장의 반응에 기대를 걸어볼 수는 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의 보도대로 김하성은 현재 어깨 수술 재활 중이며, 2025년 개막전 출전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빨라야 4월 내 복귀다. 김하성에 관심이 있는 구단들은 김하성의 어깨가 완벽하게 회복됐는지를 확인하고 싶어 할 것이다. 자칫 그렇지 않다면 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하성 측도 이를 잘 알고 있기에 당장 계약에 급한 태도는 아니다. 어차피 중앙 내야수가 필요한 팀은 메이저리그에 많고, 아다메스가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한 상황에서 김하성은 자타가 공인하는 남은 FA 시장 최고의 유격수다. LA 다저스가 김하성의 팀 후배인 김혜성과 계약하며 다저스행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현지 언론들은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밀워키 브루어스 등 많은 팀들이 김하성과 어울린다며 여전히 추천하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협상을 본격화 할 타이밍을 봐도 된다.
다만 그 가운데 어깨 문제에 발목이 잡혀 협상이 여의치 않다면, 1년 재수를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1년 동안 어깨가 확실하게 회복됐음을 보여주고, 아직 30대 초반이기에 내년에 대박을 노리는 방법이다. 이 경우 샌디에이고는 굉장히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 김하성이 익숙한 팀인데다, 김하성의 활용도를 너무 잘 알고 있는 팀이다. 김하성이 안정적인 여건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기 가장 좋은 팀이기도 하다. 어쩌면 샌디에이고는 이 시기와 김하성의 몸값이 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는 한국인 축제, 더 나아가 아시안 축제가 된다. 샌디에이고에는 김하성이 있고, 샌프란시스코에는 이정후가 있으며, LA 다저스에는 김혜성이 있다. '키움 동창회'가 벌어지는 셈이다. 예전만큼 같은 지구 팀들끼리 자주 만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곳곳에서 화제가 될 전망이다. 또한 다저스에는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 유와 마쓰이 유키 등 지구에 일본인 선수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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