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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김상식 매직' 베트남, '비매너' 태국 꺾고 미쓰비시컵 우승…'박항서 신화'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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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상식 감독 / 사진=Gettyimage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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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동남아시아 축구 정상에 올랐다.

베트남은 5일(한국시각)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결승 2차전에서 태국을 3-2로 격파했다.

지난 2일 홈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뒀던 베트남은 1, 2차전 합계 5-3을 기록, 우승을 차지했다.

베트남은 지난 2008년, 2018년 대회에 이어 통산 세 번째 미쓰비시컵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지난 2018년 우승 때는 박항서 감독의 지휘 하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는데, 이번에는 또 다른 한국인 지도자인 김상식 감독과 함께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22년 대회 결승전에서 태국에 져 준우승에 그쳤던 아픔도 깨끗이 설욕했다.

지난해 5월 베트남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김상식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베트남의 무패 우승을 견인했다. 부임 이후부터 이번 대회 전까지 A매치 5경기에서 1승1무3패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미쓰비시컵에서는 8경기에서 6승2무의 성적을 거두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이 대회 최다 우승 기록(7회)을 보유하고 있는 태국은 통산 8회 우승에 도전했지만, 베트남에 발목을 잡히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2020년, 2022년 대회에 이은 3연패 도전도 좌절됐다.

기선을 제압한 팀은 베트남이었다. 경기 시작 8분 만에 팜 쑤언 만의 롱패스가 페널티 박스 안까지 흘러 들어갔고, 팜 뚜언 하이가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베트남은 합산 스코어 3-1로 차이를 벌렸고, 태국은 최소 2골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기세를 탄 베트남은 전반 10분 응우옌 쑤언 손이 헤더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반면 태국은 선제골을 허용하자 초조한 듯 좀처럼 경기의 흐름을 가져오지 못했다. 베트남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에 휘말리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태국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28분 베트남 수비진의 실수로 공을 잡은 벤 데이비스가 지체 없이 중거리슛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베트남은 설상가상으로 주포 응우옌 쑤언 손이 부상을 당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김상식 감독은 쑤언 손 대신 응우옌 티엔 린을 급하게 투입했다.

전열을 정비한 베트남은 전반 38분 부 반 탄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훌쩍 넘어갔다. 태국도 전반 40분 수파낫 무에안타의 슈팅으로 응수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전은 양 팀이 1-1로 맞선 채 종료됐다.

후반전 들어 경기는 더욱 치열해졌다. 골이 필요한 태국이 좀 더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고, 베트남은 수비 후 역습을 시도하며 맞불을 놨다. 태국은 후반 10분 페널티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무에안타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지만, 베트남은 응우옌 타인 중의 태클로 위기를 넘겼다.

이러한 가운데, 태국은 후반 19분 수파촉 사라차트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베트남은 선수가 쓰러져 있어 바깥으로 공을 걷어냈는데, 태국은 공을 돌려주지 않고 곧바로 공격을 전개해 득점에 성공했다. 베트남은 페어플레이를 위반한 행동이라고 강하게 항의했지만 이미 공은 골망을 흔든 뒤였다.

그러나 태국의 미소도 오래가지 못했다. 후반 29분 위라텝 뽐판이 역습을 막는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고, 앞서 경고 1장이 있었던 뽐판은 퇴장을 당했다.

수적 우위를 차지한 베트남은 공격의 수위를 높였다. 베트남의 노력은 후반 37분 결실을 맺었다. 응우옌 꽝 하이의 패스를 받은 팜 뚜언 하이의 슈팅이 태국 수비수 팜사 헴비분의 발끝에 맞고 자책골로 연결됐다. 다시 베트남이 유리한 상황이 됐다.

태국은 후반 44분 역습 찬스에서 수파난 부리랏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해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베트남은 이어진 19분의 추가시간 동안에도 태국의 공세를 추가 실점 없이 견뎠다. 태국은 코너킥 상황에서 골키퍼까지 공격에 가담했지만, 베트남은 역습 상황에서 응우옌 하이 롱이 쐐기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결국 베트남이 2024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정상에 올랐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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