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7 (화)

"양민혁 수준 낮은 곳에서 왔어" 등번호도 미부여..토트넘, 신입생에 곧바로 31번 배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양민혁을 계속 홀대하고 있다. 새롭게 영입한 선수에게 곧바로 등번호를 준 반면, 양민혁에게는 아직까지도 등번호를 주지 않고 구단 홈페이지에도 올리지 않았다.

토트넘은 지난 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홈 경기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1-2로 졌다.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넣은 토트넘은 전반전이 끝나기 전 동점골과 역전골을 연달아 허용하고 말았다.

이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를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었던 양민혁은 끝내 명단에서 제외되며 현재 토트넘 계획에 없다는 것만 보여줬다.

이미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뉴캐슬전이 열리기 열리기 하루 전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팀에 합류한 양민혁을 언급하면서 즉시 경기에 투입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금은 (출전에 대해) 특별한 계획이 없다. 양민혁은 아직 매우 어리다. 경쟁 수준이 여기서 마주하게 될 수준에는 전혀 미치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에서 왔다"고 말했다.

이어 "양민혁이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 손흥민이 여기 있어서 도움이 된다. 클럽에 있을 때나 밖에서나 그를 돕는다. 우리는 양민혁이 일찍 자리를 잡고, 적응할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빠른 적응을 위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06년생 공격수 양민혁은 2024시즌 강원FC와 준프로계약을 맺고 K리그에 데뷔했다. 개막전부터 선발 출전해 경기 시작 32초만에 도움을 기록하며 구단 역대 최연소 출전 및 공격포인트 기록을 썼다.

시즌 내내 기복 없는 활약을 펼친 양민혁은 리그 전 경기 출전을 기록하며 12골 6도움을 올렸다. 강원은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으로 2024시즌을 마쳤다.

양민혁은 센세이셔널한 활약 덕에 2017년 김민재(당시 전북현대)에 이어 데뷔 1년 차에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 받은 양민혁은 지난 6월 강원과 프로 계약을 체결했고, 이미 7월 말 토트넘과 2030년 6월까지 초장기 계약을 맺으며 프리미어리그 이적에 성공했다.

원래 양민혁은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는 1월 1일에 맞춰 영국으로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부상자가 많은 토트넘에서 조기 합류를 요청하면서 지난달 중순 영국으로 향했다. 동시에 겨울 이적시장 프리미어리그 전체 등록 선수 1호가 됐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수 등록이 되지 않아 경기에는 나서지 못하고 팀 훈련 대신 개인 훈련만 진행했다. 그래도 손흥민의 존재가 큰 힘이 됐다. 토트넘은 지난달 21일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양민혁이 실내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사진들을 게재했다. 이 중엔 토트넘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양민혁의 훈련 장면을 지켜보는 사진도 포함됐다.

새해가 되면서 양민혁은 토트넘 1군에 등록돼 언제든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이번 뉴캐슬전을 통해 토트넘과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만 아직 영국에서는 양민혁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양민혁은 강원에서 첫 시즌 동안 12골 6도움을 올렸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치열한 경쟁에 적응할 준비가 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물음표를 던졌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홋스퍼HQ도 "K리그 출신의 역동적인 10대 선수 양민혁의 합류는 토트넘이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도 "이토록 큰 도약을 하는 많은 어린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양민혁이 얼마나 빨리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남는다"며 포스테코글루가 양민혁의 출전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걸 분명히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토트넘 팬들은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 이번 시즌은 양민혁이 앞으로 빛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중요한 적응 기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재능과 인내심, 더 밝은 미래에 대한 약속을 보여줘야 한다"며 "영국 축구로의 이적은 가파른 과정이며 특히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먼 곳으로 이사하는 선수에게는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손흥민도 양민혁 합류 후 "그의 적응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물론 어떤 상황은 스스로 혼자 처리해야 할 거다. 내가 아빠처럼 그를 도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장 안팎에서 도우려고 노력하겠다"면서 "양민혁이 구단에 훌륭한 축구와 재능을 가져다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와 함께 뛰는 모습을 보는 게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18세다. 너무 큰 압박감을 주고 싶지 않다. 요즘은 사람들이 선수에 대해 너무 일찍 흥분하는 것 같다. 지금은 아주 조용히 두고 싶다. 양민혁이 열심히 노력하고, 열심히 뛰기를 바란다. 그는 팀을 도울 수 있고, 그건 매우 중요한 점이다. 양민혁은 빠른 선수고, K리그에서 많은 골을 넣었지만 K리그와 프리미어리그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양민혁에게 부담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엑스포츠뉴스


경기 전 양민혁을 기용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결국 뉴캐슬전 명단에서 양민혁을 제외했다.

앞서 양민혁은 경기 전 영국 이브닝 스탠더드가 예상한 뉴캐슬전 명단에서도 제외되면서 뉴캐슬전 출전 가능성이 낮았다. 매체는 "새로 영입된 양민혁은 1월 1일 공식적으로 합류한 후 출전 가능하나 양국 축구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데얀 쿨루세브스키, 도미닉 솔란케, 손흥민이 최전방 스리톱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고, 실제로 경기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양민혁에 대한 토트넘의 홀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새해가 밝고 나흘이나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토트넘 홈페이지에도 등록되지 않았고, 등번호도 배정 받지 못했다. 양민혁의 이름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1군은 당연하고 21세 이하(U-21) 팀 선수들 사이에서도 양민혁의 이름은 없다. 등번호가 배정되지 않아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고 하기에는 뉴캐슬전 교체 명단에 포함됐던 알피 도링턴 등 U-21 선수들 역시 홈페이지에 등번호가 없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의 빠른 일처리와 대비된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1월1일이 되자마자 공식 홈페이지에 양민혁의 프로필을 등록했다. 아직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양민혁의 프로필은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에서도 양민혁의 등번호는 없다. 토트넘이 아직 번호를 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토트넘은 5일 영입을 완료한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에게는 곧바로 등번호 31번을 주며 양민혁과 다른 일처리를 보였다.

토트넘은 이날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SK 슬라비아 프라하의 안토닌 킨스키와의 계약을 발표하게돼 기쁘다. 21세 골키퍼는 2031년까지 지속되는 계약에 합의했으며, 등번호 31번을 달게 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양민혁보다 늦게 합류한 선수를 먼저 챙긴 것이다.

이대로라면 양민혁의 데뷔전은 한참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당초 12일 FA컵 64강 탬워스와의 경기가 양민혁의 데뷔전이 될 공산이 커 보였다. 탬워스는 이번 시즌 6부리그에서 5부리그로 승격한 팀이다. 프로 구단도 아닌 세미프로다. 양민혁이 부담 없이 뛰기에 좋은 상대로 이 경기에서 출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는데 탬워스전 출전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토트넘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