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두산의 경기, 7회초 무사 1루 키움 김혜성이 안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08.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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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소식통에 따르면 LA 다저스가 지난해 오타니 쇼헤이(31)와 계약하고 벌어들인 부수입만 1억2000만 달러(약 1766억원)다. 김혜성(26)과 계약도 한국 기업과 스폰서십 기회를 확장할 수 있다."
LA 다저스와 깜짝 계약한 김혜성(26)을 향한 미국 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다저스는 4일(이하 한국시각) 김혜성과 3년 1250만 달러(약 184억원)가 보장되고, 2028~2029년 2년 계약을 연장하는 구단 옵션이 발동되면 최고 2200만 달러(약 323억원)를 지급하는 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다저스는 올 시즌 주전 유격수로 무키 베츠(33)를 낙점하고, 2루수는 개빈 럭스(28)로 구상하고 있다. 럭스의 수비력에 물음표가 붙긴 하나 토미 에드먼(29), 크리스 테일러(35), 미겔 로하스(36) 등 백업층도 탄탄해 '왜 굳이 김혜성과 계약했을까'라는 의문이 계속 꼬리를 물고 있다.
미국 매체 '스포츠비지니스저널'의 마이크 마제오는 오타니 영입 효과를 꼽았다. 다저스는 지난해 오타니와 10년 총액 7억 달러(약 1조304억원)라는 역사적 계약에 성공하면서 엄청난 효과를 누렸다. 일단 오타니 합류 첫해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꼈고, 일본 기업과 스폰서 계약으로 챙긴 부수입도 상당하다.
전직 메이저리그 포수인 AJ 피어진스키는 개인 방송에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다저스는 오타니 계약에 따른 부수입으로 1억2000만 달러를 더 벌었다"고 밝혔다.
마제오는 4일 김혜성 계약 발표 후 자신의 SNS에 "다저스는 지난 시즌 오타니를 영입하면서 새로운 일본 기업 12곳과 스폰서 계약을 했다. 김혜성과 계약은 한국 기업과 스폰서 계약 기회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에 한국인 인구는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규모만 봐도 단순히 오타니와 김혜성의 계약 가치를 비교하긴 어렵다. 오타니는 다저스와 계약하기 전에 일본을 넘어 이미 세계적인 스타였고, 김혜성은 이제 막 메이저리그에 처음 선을 보이는 신인이다. 다저스가 오타니처럼 엄청난 부수입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어쨌든 한국인 선수를 데리고 있으면 한국 기업과 스폰서 계약을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다. 다저스는 과거 투수 류현진(38·한화 이글스)과 박찬호(52·은퇴) 등이 몸담은 팀이라 여전히 국내 야구팬들에게 인기 있는 구단이다. 마제오는 다저스가 김혜성을 영입하면서 다시 한번 한국 시장에 발을 넓히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바라봤다.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경기. 3회초 2사 오타니가 안타 후 도루까지 성공시킨 후 웃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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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LA 다저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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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김혜성이 지닌 재능 자체를 높이 평가하고 있기도 하다. 일부 미국 언론에 따르면 김혜성은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이 임박해 보였지만, 트레이드 마감 시한 48시간을 남기고 다저스가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계약서에 사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
다저스가 김혜성을 향한 관심을 공개적으로 처음 표현한 것은 지난해 3월이다. 당시 다저스는 서울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개막시리즈를 치르기에 앞서 '팀 코리아'와 평가전을 치렀다. 팀 코리아에는 국가대표에 준하는 국내 유망주들을 소집했고, 김혜성도 당연히 포함됐다. 김혜성은 다저스 강속구 투수 바비 밀러(26)에게 장타를 뺏고, 수비 안정감을 뽐내면서 다저스 프런트와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브랜든 고메스 다저스 단장은 "우리는 정말 재능 있는 선수를 영입했다고 생각하고, 어떻게 활용할지는 지켜보겠다. 지난해 우리가 부상으로 얼마나 고생했는지 눈치챘는지 모르겠는데, 다양한 포지션 커버가 가능한 선수를 데리고 있는 것은 정말 큰 도움이 된다. 김혜성은 서울시리즈 평가전에서 빼어난 운동 능력과 폭발력을 보여줬다. 발도 매우 빠르고, 여러 포지션에서 좋은 수비력을 갖췄으며 타격에도 장점이 있다"며 단순히 백업으로만 보고 영입하진 않았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은 '김혜성은 이번 FA 상위 50명 가운데 41위를 차지했던 선수다. 이 2루수는 지난해 KBO리그 팀인 키움 히어로즈에서 타율 0.326, 출루율 0.383, 장타율 0.458, 11홈런, 75타점, 30도루를 기록했다. 다저스는 김혜성을 슈퍼유틸리티로 바라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혜성은 KBO 통산 953경기에서 타율 0.304(3433타수 1043안타), 37홈런, 386타점, 211도루, 591득점을 기록했다. KBO 역대 최초로 유격수와 2루수 골든글러브를 모두 수상했고,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품었다. 콘택트 능력과 빠른 발, 수비력 등을 고루 갖췄는데 장타력 하나가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KBO리그에서 시즌 30홈런을 치던 김하성(30)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한 첫해인 2021년 8홈런에 2할 초반 타율에 그쳤으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만하다. 김혜성은 이런 우려를 뒤로하고 빅리그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다시 한번 한국에 다저스 붐을 일으킬 수 있을까.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 키움의 경기, 1회말 키움 김혜성이 동점 솔로홈런을 치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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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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