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공식 홈페이지 어디에서도 양민혁의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양민혁의 출신에 대해 수준 이야기를 꺼내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구단의 일 처리까지 늦어지니 실망감이 배가 될 수밖에 없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지난 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PL) 20라운드 홈 경기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1-2로 패배했다. 토트넘은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지만 전반전이 끝나기 전 동점골과 역전골을 연달아 허용하고 말았다.
뉴캐슬전은 최근 토트넘에 합류한 양민혁이 공식적으로 데뷔할 수 있는 경기였다. 양민혁은 K리그에서 2024시즌을 마친 뒤 지난달 중순 토트넘의 연고지 런던으로 떠났다. 1월1일부터 새로운 선수들을 등록할 수 있게 되면서 양민혁도 토트넘 선수단에 정식으로 등록, 새해 첫 경기인 뉴캐슬전부터 출전이 가능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을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토트넘이 최근 1군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스쿼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양민혁의 명단 포함까지 기대할 수 있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 대신 토트넘 유스 출신들을 벤치에 앉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양민혁을 기용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양민혁과 관련된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지금은 계획이 없다"면서 "그가 적응하도록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다음 발언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은 아직 매우 어리고, 앞으로 마주하게 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세계의 반대편에서 왔다"며 "우리는 그에게 적응할 시간을 줄 뿐"이라고 했다.
양민혁이 앞으로 도전해야 하는 프리미어리그가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리그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일각에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양민혁의 출신지인 K리그를 너무 얕잡아보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프리미어리그와 K리그의 수준이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K리그 역시 아시아 축구 강국인 한국의 최상위 프로리그이고, 양민혁은 그 리그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첫해에 12골 5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친 슈퍼루키다.
따라서 만약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K리그를 낮게 평가하는 의도로 수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면 결국 토트넘 선수인 양민혁, 나아가 그런 양민혁을 영입한 토트넘의 선택을 좋지 않게 바라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단어 선택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반대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양민혁이 팀에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 발언을 섞었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실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수준과 관련된 이야기 직후 "쏘니(손흥민)가 여기 있어서 클럽 안팎에서 양민혁을 도울 수 있다"며 "우리는 그가 일찍 적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려고 할 뿐이다. 그에 대한 계획은 없고, 그가 적응하는 것에 맞춰서 어떻께 할지 지켜보겠다"는 말로 양민혁의 적응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셀틱을 지휘하던 시절 아시아 선수들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시아 프로축구 리그 일정이 겨울에 끝난다는 점을 고려해 선수를 일찍 팀에 합류시키고 휴식을 부여하면서 팀에 적응시키는 게 향후 선수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안다고 말한 바 있다.
논란의 불씨가 여전히 꺼지지 않는 가운데 토트넘의 늦장 일 처리 방식이 기름을 부었다. 구단이 공식 홈페이지에 양민혁의 프로필을 등록하지 않으면서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모든 구단들이 그렇듯 토트넘도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서 소속 선수들의 이름이나 등번호 등 간단한 프로필을 확인할 수 있다. 토트넘의 경우 선수들의 출신지도 나온다. 손흥민은 대한민국의 춘천 출신인 식이다.
그러나 새해가 밝고 나흘이나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양민혁의 이름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1군은 당연하고 21세 이하(U-21) 팀 선수들 사이에서도 양민혁의 이름은 없다. 등번호가 배정되지 않아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고 하기에는 뉴캐슬전 교체 명단에 포함됐던 알피 도링턴 등 U-21 선수들 역시 홈페이지에 등번호가 없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의 빠른 일처리와 대비된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1월1일이 되자마자 공식 홈페이지에 양민혁의 프로필을 등록했다. 아직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양민혁의 프로필은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에서도 양민혁의 등번호는 없다. 토트넘이 아직 번호를 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렇다고 양민혁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앞서 영국 '풋볼 런던'은 "토트넘이 양민혁을 통해 제2의 손흥민을 찾았다고 생각한다"면서 "토트넘은 한국의 팬들과 구단이 기대하는 차세대 손흥민 양민혁을 데려왔다. 양민혁이 입단할 경우 포스트 손흥민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며 양민혁을 향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또 다른 매체 '기브 미 스포츠' 역시 양민혁을 두고 "특별한 재능이고, 더욱 좋은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토트넘은 저렴한 가격에 양민혁을 영입한 것"이라면서 토트넘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양민혁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양민혁은 어떻게 적응하는지에 따라 1군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여러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치 그레이나 루카스 베리발과 달리 양민혁은 토트넘의 유소년 선수 수준에 가까울 것"이라며 양민혁이 현재 1군에서 준주전으로 뛰고 있는 동갑내기 두 선수들보다는 실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엑스포츠뉴스DB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