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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양민혁은 아직 교체 명단에도 포함될 수준이 아닌 걸까.
토트넘 홋스퍼의 최근 교체 명단에 유스 출신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양민혁의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명단 제외는 아쉽게 느껴진다. 물론 양민혁은 경기장 다른 자리에서 경기를 볼 수 있었겠지만, 벤치에 앉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앞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양민혁에 대한 현지 취재진의 질문에 양민혁에게 팀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을 떠올리면 양민혁의 명단 제외는 당연하게 생각되지만 한편으로는 양민혁이 벤치에 앉을 기회조차 받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토트넘은 지난 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PL) 20라운드 홈 경기에서 1-2 역전패를 당했다. 승점을 획득하지 못한 토트넘은 리그 12위로 밀려났고, 공식전 4연패에 빠졌다.
이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비롯해 세르히오 레길론과 이브 비수마, 그리고 제임스 매디슨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고 벤치에 앉혔다. 레길론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라두 드라구신과 교체되어 들어갔고, 나머지 세 명은 후반 17분 토트넘의 승부수로 활용됐다.
토트넘은 교체카드를 한 장 더 사용할 수 있었지만 내보낼 만한 선수가 없었다. 교체 출전한 네 명의 선수들을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들은 모두 아직 유스팀에서 뛰어야 할 정도로 나이가 어리거나,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다른 대회 및 경기에서 경험을 쌓아야 하는 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교체명단을 살펴보면 백업 골키퍼인 1998년생 알피 화이트먼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10대, 혹은 갓 스무살이 된 선수들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뉴캐슬전 벤치에는 알피 도링턴(2005년생), 칼럼 올루세시(2007년생), 윌 랭크셔(2005년생), 말라키 하디(2008년생)이 앉았다. 랭크셔 정도를 제외하면 토트넘 1군 경기에서 뛴 경험이 전무한 선수들이다.
사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입장에서도 이 선수들은 교체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명단에 포함시킨 게 아닌, 1군 경기에 함께 할 기회를 주거나 팀의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명단에 포함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토트넘의 선발 베스트 일레븐에 큰 변화가 없을 정도로 주전급 선수들이 연달아 부상으로 쓰러진 상태라는 점을 안다면 왜 유스 선수들이 몇 명씩이나 벤치에 앉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당장 토트넘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더펜이 비슷한 시기에 부상을 당해 백업 센터백인 라두 드라구신과 주 포지션이 센터백이 아닌 아치 그레이를 선발로 기용하고 있다. 그레이는 풀백 혹은 미드필더로 활용되는 선수지만 팀 사정 때문에 '땜빵'으로 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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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데이비스와 데스티니 우도기도 부상을 입었고, 공격진에서는 히샬리송과 마이키 무어가 부상과 질병으로 오랜 기간 결장 중이다. 손흥민을 비롯한 토트넘 공격진이 리그 외에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등 여러 대회를 치르면서도 휴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때문에 최근 경기를 보면 토트넘의 벤치는 대부분 유스 선수들이 지키고 있다. 벤치 자원이 10명에 가깝지만 정작 실제로 경기에 투입되는 선수는 4명 정도에 불과하다. 뉴캐슬전도 마찬가지로 1군 경험이 있는 주전급 및 준주전급 선수들만 경기장을 밟았고 나머지 유스 선수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활용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라면 양민혁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할 만하다. 뉴캐슬전에서 토트넘 벤치에 앉은 선수들만 보더라도 2006년생 양민혁보다 나이가 어린 선수가 두 명이나 있다. 도링턴과 랭크셔 역시 양민혁과 한 살 차이에 불과하다.
토트넘 역시 양민혁의 능력을 높게 평가한 바 있다. 당초 양민혁은 2024시즌을 마친 뒤 2025년 1월에 토트넘으로 향할 예정이었으나 구단 측의 요청에 따라 약 한 달 정도 먼저 토트넘에 합류했다. 양민혁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구단의 사정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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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에 도착한 양민혁은 구단 및 생활 환경 등을 적응한 뒤 스쿼드에 등록할 수 있는 1월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민혁은 토트넘 스쿼드에 등록된 상태다.
다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직 양민혁을 기용할 계획이 없어 보인다.
그는 뉴캐슬전을 앞두고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서 양민혁과 관련된 계획이 무엇인지 묻는 현지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은 계획이 없다"며 "그가 팀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는 아직 어리고 앞으로 그가 마주해야 할 수준과는 다른 세계 반대편에서 왔다"고 이야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또 "우리는 그가 적응할 시간을 줄 뿐"이라면서 "쏘니(손흥민)가 여기에 있기 때문에 클럽 안팎에서 양민혁을 도와줄 수 있다"며 대선배인 손흥민 덕에 양민혁이 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이어 "우리는 그가 일찍 적응하도록 노력하고 적응할 기회를 주려고 할 것이다. 그와 관련한 실제 계획은 없고, 그에게 맞춰서 그가 어떻게 팀에 적응하는 지켜보겠다"며 양민혁의 적응세를 지켜보면서 양민혁에 대한 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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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손흥민의 존재가 큰 힘이 됐다. 토트넘은 지난달 21일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양민혁이 실내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사진들을 게재했다. 이 중엔 토트넘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양민혁의 훈련 장면을 지켜보는 사진도 포함됐다.
양민혁이 지난해 7월 토트넘과 사인할 때까지만 해도 "힘들 거라는 걸 얘기해주고 싶다. 프리미어리그는 전혀 쉽지 않다.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언어, 문화, 피지컬, 인성,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것 등 모든 게 완벽히 준비돼야 한다"고 조언했던 손흥민은 막상 양민혁이 토트넘에 와서 훈련을 시작한 뒤엔 "양민혁이 구단에 훌륭한 축구와 재능을 가져다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와 함께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양민혁은 지난달 출국 인터뷰에서 "이젠 손흥민 선수를 '형'으로 부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전해 화제가 됐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올해의 전환점은 양민혁이 토트넘에 등록돼 1군 데뷔를 앞둔 시점이다"라며 "양민혁은 이미 2주 동안 런던에 머물렀다. 그는 에이전트와 함께 토트넘 훈련장 내 숙박 시설에 머물며 영어 레슨을 받고, 토트넘이 마련한 피지컬 트레이닝을 거쳤다"라고 밝혔다.
양민혁은 당장 다음 경기인 리버풀과의 카라바오컵(리그컵) 4강전에서 벤치에 앉기는 힘들더라도 12일에 열리는 탐워스(5부리그)와의 잉글랜드 FA컵에서 교체명단에 포함되는 걸 노려볼 수 있다. 탐워스는 토트넘보다 몇 수 아래의 팀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양민혁을 비롯한 어린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올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편, 토트넘은 4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2024-2025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홈 경기를 전반 4분 넣은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이후 원정팀 공세에 혼이 나며 1-2로 뒤집기 승리를 내줬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최근 리그 4경기 무승(1무 3패) 늪에 빠지며 순위가 12위로 떨어졌다. 7승 3무 10패(승점 24)를 기록 중이다. 토트넘은 최근 프리미어리그 8경기 성적으로 범위를 넓히면 1승 2무 5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
강등권과도 그렇게 멀지 않다. 18위 입스위치와 19위 레스터 시티가 각각 승점 15와 승점 14를 기록 중이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 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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