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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김혜성, 보장 3년+88억 더 적은 다저스로? 안정보다 도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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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LA 다저스)은 빅리그에 진출하면서 안정보다 도전을 택했다.

김혜성 측 에이전트 CAA 관계자는 4일(한국시간) “김혜성이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4억 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보장 금액은 3년 총액 1250만달러(약 184억 원)으로 이후 상호 합의에 따라 2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외신에 따르면 김혜성의 2년 옵션은 2028년과 2029년 500만 달러씩 총액 1000만 달러가 걸려 있고, 해당 시즌 500타석 이상 나설 경우 50만 달러씩 총액 100만 달러를 더 받을 수 있는 형태다. 만약 옵션이 실행되지 않으면 2028년 혹은 2029년 김혜성은 150만 달러를 받고 FA 자격을 얻게 된다. 이에 따르면 김혜성의 계약은 최대 2350만 달러(345억 9200만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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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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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저스는 예상 밖의 선택이다. 그간 다저스는 내야수 주전과 백업이 모두 탄탄하게 갖춰진 팀이이었기에 김혜성의 행선지로 크게 언급되지 않았다. 또한 김혜성 측에 따르면 최고액 제안을 뿌리치고 무려 88억 원(보너스 제외)이 더 적은 다저스행을 택했기에 더욱 의문이 남는 결정이다.

CAA 관계자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시카고 컵스, 시애틀 매리너스, LAA, LAD까지 총 5개 구단에 계약을 제의했다. 특히 로스엔젤레스 에인절스(LAA)가 김혜성에게 5년 2800만 달러의 계약을 제시했지만 다저스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김혜성 측의 설명이 맞다면 김혜성은 최대 5년 총액 2800만달러의 계약을 뿌리치고 2200만 달러의 계약을 선택한 셈이다.

물론 현지에선 곧바로 이를 반박하는 주장이 나왔다. LA 다저스의 금액이 최고액 제안이었다는 것이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의 에인절스 담당 기자 제프 플레처는 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에인절스가 다저스보다 더 좋은 오퍼를 제시했다는 주장은 “정확한 주장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소식통을 인용, “정확한 오퍼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다저스가 제시한 금액보다 적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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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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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측의 주장을 종합해보자면 LA 에인절스의 계약 총액 제안이 더 높았지만, 다저스의 보장금액이 더 높은 형태 등의 가능성이 있다. 옵션은 결국 상호 동의 속에 이뤄지는 추가 계약인만큼 다저스의 3년 총액 1250만 달러 보장 금액보다 LAA의 제안이 더 낮았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계약 내용과 형태, 그리고 올해 계약을 마무리 한 점을 봐도 김혜성이 충분히 위험을 감수한 결정이다.

우선 3+2년 총액 2200만달러, 즉 최대 324억원은 당초 김혜성의 최고액 예상 금액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진출 전 가장 이상적인 수준의 계약은 연간 1000만달러 수준의 4~5년 계약 규모가 점쳐졌다.

그보다 현실적으로 김혜성의 팀 선배인 김하성이 2021년 샌디에이고와 맺은 4년 총액 2800만달러 계약이 바로미터로 여겨졌다. 타격 능력에선 김하성이 김혜성보다 훨씬 더 앞선 평가를 받고 진출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내야 수비 자원으로서 검증된 모습이 적었던 김하성이기에 종합적인 야수로서의 능력치를 본다면 김혜성이 당시 제안보다 더 좋은 계약을 제시 받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포스팅 절차가 시작된 이후 예상보다 김혜성을 향한 관심이 적었다. CAA 측의 치밀한 보안 정책 등을 고려하고라도 외부에 어떤 계약 소식 내용도 알려지지 않았을 정도로 조용했다. 그만큼 시장의 관심이 뜨겁지 않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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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이 다저스와 계약했다. 사진= MK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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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김혜성을 향한 관심은 분명했다. 5개 구단이 김혜성에게 계약을 제안했고, 최소한 모든 구단이 다년 계약 규모를 고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국 김혜성은 보장된 것은 3년 총액 1250만달러 뿐인 다저스를 선택했다.

다저스행에는 오타니와 CAA의 영향이 상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CAA 측 관계자는 “다저스행은 오타니 선수의 추천도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리고 여러 가지를 고려한 선수가 직접 최고의 구단인 다저스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김혜성이 미국으로 건너가 CAA의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하면서 계약을 조율하던 당시 오타니와도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자리서 오타니는 다저스의 장점을 설명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오타니 쇼헤이도 곧바로 팀 동료가 된 김혜성의 입단 환영 인사를 전했다. 오타니는 자신의 SNS에 김혜성의 계약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이같은 내용이 담긴 MLB 공식 인스타그램을 공유한 뒤 ‘환영합니다 친구야’라는 한국어 환영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김혜성의 같은 에이전트사인 CAA 소속인 오타니는 계약 이후 SNS에서도 곧바로 김혜성을 팔로우하면서 친분과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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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김혜성에게 환영 인사를 전했다. 사진= 오타니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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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CAA가 다저스와 오타니의 당시 프로스포츠 역대 최고액인 7억 달러의 계약을 성사시켰을 정도로 친밀한 관계인 점도 계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만약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첫 3년간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다저스와 남은 옵션 2년을 파기하고 장기 계약을 맺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다저스는 거의 매 시즌 선수 영입에 가장 많은 예산을 쏟아부을 수 있을 정도로 빅마켓이고 역대 4명의 한국인 선수가 활약했을 정도로 한국에 친화적인 구단이다.

김혜성 역시 이런 점을 고려해 첫 3년 계약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이후 새로운 장기계약을 끌어낼 수 있는 다저스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추가 2년의 옵션(연간 500만 달러, 총액 1000만 달러)이 상호 합의 옵션인만큼 김혜성도 첫 3시즌간 충분한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만 최소한 옵션 발동을 넘어 새로운 장기계약을 제시 받을 가능성이 생긴다.

그런면에서 다저스행은 더욱 놀랍기도 한 선택이다.

우선 다저스는 유격수 무키 베츠, 2루수 가빈 럭스, 3루수 맥스 먼시가 내야를 단단히 지키고 있다. 거기다 연봉 500만 달러(73억 6000만원)를 받는 유틸리티 자원인 미겔 로하스를 비롯해 크리스 테일러, 토미 현수 에드먼까지 주전급 백업 자원이 풍부하다.

MLB.com 역시 “다저스는 2루수 개빈 럭스, 유격수 무키 베츠를 주전으로 기용할 것이다. 거기다 크리스 테일러, 미겔 로하스, 토미 현수 에드먼도 센터 내야수(유격수, 2루수)로 뛸 수 있다. 김혜성 영입으로 다저스에는 센터 내야수가 늘었다. 김혜성은 테일러, 로하스와 역할이 겹친다”며 김혜성의 영입이 미칠 영향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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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재현 기자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인 베츠가 나서는 유격수는 사실상 김혜성이 경쟁을 펼치기 쉽지 않은 포지션이다. 결국 럭스가 나설 2루가 김혜성이 노려볼만한 주전 포지션인데, 상대적으로 미국 현지에서도 김혜성을 백업 자원으로 현재 평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럭스 역시 왼손 타자인만큼 플래툰시스템을 통한 공평한 경쟁은 불가능하다. 결국 김혜성이 초기에는 유틸리티 자원을 맡게 되더라도 실력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야 할 상황이다. 이를 모를리 없는 김혜성인만큼, 결국 보장된 자리보다 경쟁을 선택한 모양새다.

상대적으로 왼손 타자의 숫자가 상당히 적고, 내야 자원이 허술한 LA 에인절스 역시 김혜성을 강하게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지의 주장대로 최고액 보장 금액에는 설령 미치지 않더라도 김혜성 측에 따르면 다저스에 못지 않은 상당한 규모의 다년 계약을 제안한 것은 분명하다.

김혜성의 입장에서 안정적으로 주전을 확보하길 원했다면 사실 에인절스가 다저스보다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었던 셈이다. 그만큼 리스크가 큰 다저스행이지만 만약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좋은 결과를 낼 경우 받게 될 리턴도 에인절스행과는 비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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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 사진=ⓒAFPBBNews = News1


메이저리그의 최고의 빅클럽 가운데 하나인 다저스의 주전이 된다면 받게 될 대우도 껑충 뛴다. 유틸리티 멤버로 일정하게 출전한다면 비인기 팀의 스몰마켓 구단의 주전과 비교해도 섭섭하지 않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주목도 역시 남다르다. 매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팀인만큼 전미 단위의 주목을 받는 경기를 비롯해 PS 등에서 김혜성 자신의 가치를 어필할 기회가 충분히 있다.

미디어의 관심도 남다를 전망이다. 계약과 동시에 오타니가 김혜성을 환영하는 글을 올리면서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에도 해당 소식이 널리 알려지고 있다.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팀인만큼 모든 것이 화제가 되는 다저스다.

김혜성에겐 위험부담이 충분한 3+2년 계약이지만 성공했을 경우엔 그만큼 얻는 것도 많다는 걸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100% 만족스럽지 않을 계약에도 불구하고 1년 후퇴 이후 FA 재수 등의 경제적인 실익을 우선하는 선택을 하지 않았다. 김혜성 스스로 보다 더 큰 무대에 대한 도전과 함께 이후의 더 큰 성공에 훨씬 더 많은 가치를 부여했다는 뜻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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