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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전 세계 골프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골프 인구만 약 4110만 명에 달하고 골프장은 1만6156곳으로 전 세계 골프 코스의 43%에 해당된다. 골프용품 시장 역시 타이틀리스트, 테일러메이드, 핑골프, 캘러웨이 등 미국 브랜드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렇듯 명실상부 세계 1위 골프시장에서 성공한 국내 브랜드가 있다. 바로 ‘유니코(UNEEKOR)’다.
유니코는 크리에이츠(CREATZ, 대표 석재호)의 미국 자회사명이다. 지난 2009년 국내 스타트업으로 첫발을 뗀 크리에이츠는 초고속 이미지 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골프 론치 모니터와 관련 소프트웨어를 자체 설계·제작·판매하는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큐이디(QED)’ 브랜드로 알려졌다. 국내외 시장 특성에 맞는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에서는 큐이디, 미국을 기점으로 한 해외 시장에서는 유니코로 전개된 것이다.
2024년 9월 큐이디도 글로벌 브랜드 유니코로 통합됐다. 세계 시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전략으로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한 것이다. 다만 큐이디의 흡수 합병 이후에도 일정 기간 큐이디 브랜드로 운영된다. 기존 큐이디 고객들의 불편을 방지하고 점차적으로 브랜드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앞선 기술력과 빠른 개발로 업계 주목 끌어
크리에이츠는 기존에 없던 앞선 기술력으로 빠르게 제품을 개발하면서 단기간에 업계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 처음 개발은 적외선 골프 센서였다. 2009년 당시 시중 제품은 공의 속도, 상향각, 좌우각 등의 3차원 운동을 측정하기 위해 평면 센서 외에 천장에 할로겐램프를 설치해야 했다. 그리고 공의 탄도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세로형 센서를 추가로 설치해야 했는데, 이 세로형 센서에 공이나 클럽이 충돌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고장이 자주 일어났다. 이때 크리에이츠가 세로형 센서 없이도 정확한 측정이 가능한 적외선 센서를 개발하면서 단숨에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이후 마킹된 볼을 측정하는 초고속 카메라 센서를 개발한 데 이어 마킹 없이 딤플 회전만으로도 샷을 정밀 분석하는 센서까지 개발하면서 또 한 번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크리에이츠 이규성 글로벌 사업본부장은 “론치 모니터는 크게 레이더 방식과 카메라 방식으로 나뉜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알려진 트랙맨은 레이더 기반 론치 모니터다. 레이더 방식은 멀리 날아가는 볼의 움직임을 측정하니 볼의 스핀측정에는 제한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실외에서는 정확한데 실내에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반면 카메라 방식은 적외선 추적과 고속, 고해상도 기반 기술을 조합해 사용하기 때문에 클럽 헤드 및 볼 발사 성능 등을 모두 섬세하게 분석한다. 실내와 실외의 측정 방식이 똑같기 때문에 많은 프로들이 선호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딤플옵틱스(DimpleOptix)와 함께 클럽옵틱스(ClubOptix) 특허 기술까지 획득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딤플옵틱스는 골프공의 딤플 움직임을 인식해 스핀을 측정하는 기술이고, 클럽옵틱스는 클럽의 궤적과 임팩트를 판독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통해 고도의 이미지 처리와 알고리즘을 구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크리에이츠가 유일하고, 미국에서도 포어사이트에서만 관련 특허를 갖고 있다.
이규성 글로벌 사업본부장은 “유니코 사용 시 딤플옵틱스(DimpleOptix) 특허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공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아직 많은 브랜드들이 마킹볼을 사용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불편을 느끼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PGA투어 프로 카메론 챔프가 유니코를 사용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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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의 정확성, 사용과 설치의 편리함, 버티컬 라인업의 3박자
유니코가 처음 미국에 진출한 때는 2016년. 그때만 해도 골프 시뮬레이터 시장에서 유니코는 골리앗을 상대하는 다윗과 같은 위치였다. 미국에서 론치 모니터는 어느 정도 대중화돼 있고 시장 또한 한국보다 크다.
골퍼 개인이 마당이나 창고와 같은 개인 실내 공간에서 휴대용 론치 모니터로 골프를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다. 브랜드도 트랙맨을 비롯해 플라이트스코프, 포어사이트 등이 론치 모니터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다. 골프 시뮬레이터에 대한 전문 포럼이 활성화돼 있을 정도로 골퍼들의 지식 수준이 높은 편이다.
강력한 골리앗과 같은 경쟁사들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으려면, 다윗이 차돌로 골리앗의 급소를 정확히 타격했듯 다른 전략이 있어야 한다. 유니코는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 이규성 글로벌 사업본부장은 미국에서의 전략을 크게 3가지로 꼽았다. 데이터의 정확성, 사용과 설치의 편리함, 버티컬 라인업으로 골퍼들에게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한 것이다. “론치 모니터는 골프 프로나 전문가, 아마추어 골퍼라도 골프에 진심으로 열정적인 사람이 주로 사용한다. 특히 골프시장 1위인 미국에서는 데이터의 정확성이 기반이 되지 않으면 절대 메이저리그까지 못 올라간다. 유니코는 60% 이상의 자원을 연구개발(R&D) 인력에 투자해 단기적인 가격경쟁에 휘둘리지 않고 제품의 품질을 최우선으로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설치와 사용까지 편리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으로 버티컬 라인업을 구축했다. 트랙맨은 모델이 1개로 가격이 2만5000~3만 달러로 높다. 그러나 유니코는 2750달러부터 1만3000달러까지 가격에 따라 5개 모델이 있어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특히 유니코는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모두 직접 설계·제조하며 경쟁사 대비 높은 원가 경쟁력을 갖췄다. 그렇기 때문에 타사 론치 모니터와 비교해 기술력이 뛰어나면서도 제품의 가격이 합리적이다.
프로 선수들도 적극 사용 중이다. 현재 PGA투어 통산 3승을 기록한 장타 선수 카메론 챔프가 유니코의 앰버서더로 활동하며 활발히 사용하고 있다. 카메론 챔프는 소셜미디어 X와 인스타그램에서 유니코 사용 모습을 종종 보이며 “집에서 훈련할 때 유니코는 또 하나의 신뢰할 수 있는 도구다. 유니코의 기술은 매우 뛰어나 데이터를 정확하게 측정해준다. 유니코와 함께 훈련하는 것은 재미있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PGA쇼 참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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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골퍼들의 ‘찐후기’ 입소문으로 성장
“진정한 게임체인저가 나타났다!”
유니코는 2019년 미국 올랜도 PGA쇼에 처음 나갔다. 이때 미국의 골프 시뮬레이터 포럼에서 활동하는 파워 블로거가 유니코를 체험한 후 남겼던 말이다. 골프 시뮬레이터 포럼은 미국 골퍼들이 브랜드, 제조업체 등 골프 시뮬레이터와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해 정보와 토론을 나누는 사이트로 유명하다.
크리에이츠 백성영 해외 영업팀장은 “2019년 당시 미국의 론치 모니터는 트랙맨과 포어사이트의 GC쿼드 중심으로 시장이 양분돼 있었고, 가격대도 높았다. 반면 유니코는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였다. 파워 블로거는 우리가 홍보를 위해 초청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그냥 PGA쇼를 3일 동안 돌아다니다가 유니코를 체험한 후 진정한 게임체인저가 나타났다는 말과 함께 론치 모니터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후기를 남긴 것이다. 이 후기가 골프 시뮬레이터 포럼에서 이슈가 되었고, 미국 골퍼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그 어떤 마케팅보다 소비자들의 입소문은 영향력이 크다.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갈 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제품을 홍보하기 때문이다. 유니코를 구매한 많은 골퍼들이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글을 페이스북 등 SNS에 올렸고, 긍정적인 댓글까지 이어지면서 관심이 점차 높아졌다.
매출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제품 매출의 70% 가까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2020년 192억 원이었던 매출은 2021년 457억 원, 2022년에는 671억 원, 그리고 2023년에는 해외 시장의 성과로 매출이 807억 원까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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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넘어 일본, 중국 등 글로벌 확대에 박차 가해
최근 크리에이츠는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북미 시장 다음으로 아시아 최대 시장인 일본과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일본에 법인을 설립하고, 일본의 프리미엄 골프장 및 리조트 운영사인 클래식그룹과 업무협약을 통해 도쿄에 ‘애트모스피어 라운지’를 오픈했다. 애트모스피어 라운지는 유니코의 골프 시뮬레이터를 체험할 수 있는 공식 쇼룸으로 라운지 바가 함께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유니코 브랜드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2월에는 유니코를 국가대표 훈련에 정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대한골프협회(KGA)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이규성 글로벌 사업본부장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큐이디가 골프 전문 리셀러 중심으로 유통되었으나, 앞으로는 유니코 브랜드로 B2C까지 확장해 대중화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매일경제와 KPGA가 공동 주최하는 2025년 골프엑스포에 참가해 많은 골퍼들에게 유니코를 알릴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크리에이츠는 론치 모니터에 AI 기술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AI 센터를 운영하면서 네이버에서 스마트렌즈 개발을 맡았던 김종택 센터장을 필두로 20명에 달하는 인력이 연구 중이다. 그동안 아이 미니, 밸런스옵틱스, 그리고 QED를 통해 쌓인 수많은 스윙 빅데이터를 AI에 접목시키고 있다. 백성영 해외 영업팀장은 “세계 시장에서 우리의 샷 트래커 설치 대수가 2만 대가 넘어 하루에 스윙 데이터만 1000만 개 이상 들어온다. 데이터를 활용한 골프 교습 시장에서도 AI를 잘 아는 유니코가 앞서 나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크리에이츠의 ‘AI 트레이너’는 골퍼의 스윙 모습을 촬영해 어드레스부터 임팩트까지 8개 구간을 나누고 분석한다. 구간마다 문제점을 진단해 100점 만점의 점수 형태로 알려주고 개선 방안 가이드도 제안해준다.
“유니코는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며 해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제품의 경쟁력과 원가 구조를 확실히 다져 초기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향후 3년 내 글로벌 1위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다.” 크리에이츠 석재호 대표가 밝힌 포부다. 크리에이츠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골프 한류를 이끌며 글로벌 1위 브랜드로 등극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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