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서현, 옥택연. 사진|K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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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촬영 중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병산서원을 훼손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문화재 나무 기둥에 5개의 못질을 한 정황이 드러난 데 이어 과거 ‘대조영’ 촬영 당시에도 문화재를 훼손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3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국민신문고 민원 신청에 ‘KBS 드라마 촬영팀의 문화재 훼손 사건’이란 제목의 고발장이 접수됐다.
고발인은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제92조(손상 또는 은닉 등의 죄) 제1항을 근거로 “KBS 드라마 촬영팀이 문화재를 훼손한 행위를 저지른 것은 명백히 법적 처벌 대상이 된다”며 “복구 절차가 협의됐다고 하더라도 문화재 훼손 자체가 법적으로 위반된 행위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철저히 수사해 엄중히 처벌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중 해당 고발을 안동경찰서에 배당할 방침이다.
전날 안동시는 KBS 드라마 촬영팀이 소품용 모형 초롱 6개를 매달기 위해 지난해 12월 30일 만대루 나무 기둥에 못 자국 5개를 남긴 사실을 확인하고 고발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문화재 훼손은 민서홍 건축가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3시께 병산서원에 들렀다가 문화재 훼손 장면을 목격했다는 취지의 글을 게재하며 알려졌다. 민 건축가는 드라마 소품용으로 만대루 기둥 상단에 못을 박고 등을 설치하는 모습이 담긴 현장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그는 “못 좀 박는 게 대수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옥 살림집에서도 못 하나 박으려면 상당히 주저하게 되는데 문화재의 경우라면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며 “공영방송 KBS의 드라마 촬영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개탄스럽다. 결코 대수롭지 않다고 치부할 수 있는 일은 아니리라”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KBS는 지난 2일 “해당 사건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유 불문하고 현장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 KBS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현재 정확한 사태 파악과 복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논의 중에 있다. 당시 상황과 관련해 해당 드라마 관계자는 병산서원 관계자들과 현장 확인을 하고 복구를 위한 절차를 협의 중에 있다”며 “앞으로 재발 방지 대책과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 상황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알렸다.
하지만 KBS가 2007년 드라마 ‘대조영’ 촬영을 위해 문화재인 문경새재를 훼손한 사실이 다시 알려지며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당시 KBS는 문경새재 제1관문과 제2관문의 성벽과 기둥에는 수십여개의 대못과 철사를 박아 비판 받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누리꾼들은 “문화재에 못질이라니 이럴 거면 사극 찍지 마라” “상습적이네” “제대로 처벌받길” “수신료 아깝다” “공영방송이 이래도 되냐” 등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평범한 여대생의 영혼이 깃든 로맨스 소설 속 병풍 단역이 소설 최강 집착남주와 하룻밤을 보내며 펼쳐지는 ‘노브레이크’ 경로 이탈 로맨스 판타지다. 서현, 옥택연, 권한솔, 서범준, 지혜원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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