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이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자격을 얻자 또다시 이적설이 터지고 있다.
이번에는 과거 파울로 말디니, 히카르두 카카, 호나우두(브라질), 안드리 셰우첸코 등 축구계를 수놓았던 레전드들이 활약했던 이탈리아 최고의 명문 구단 AC밀란이 손흥민과 연결되는 중이다. 손흥민이 밀란의 이적시장 타깃으로 급부상했다는 소식이다.
밀란 관련 소식을 보도하는 이탈리아 매체 '플라네타 밀란'은 2일(한국시간) "밀란이 손흥민을 영입하려 할 경우 그의 계약 갱신을 조심해야 할 것"이라면서 "손흥민은 다음 여름 이적시장에서 밀란이 영입할 대상 중 하나로 떠올랐다. 그러나 손흥민의 계약 갱신은 모든 걸 망칠 수 있다"고 했다.
해가 넘어가면서 손흥민이 보스만 룰에 의해 해외 구단들과 자유롭게 협상을 할 수 있게 됐고, 아직 공식적으로 계약이 연장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다가오는 여름 자유계약(FA) 신분이 된다는 점을 들어 밀란이 손흥민을 영입 리스트에 올려놓았다는 것이다.
매체가 경계하는 것은 당연히 계약 연장이다. 영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 홋스퍼는 지난 2021년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을 당시 손흥민의 계약 조건에 포함시킨 연장 옵션을 발동시킬 계획이다. 만약 손흥민의 계약 기간이 2026년 6월까지 늘어난다면 밀란은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이적료를 지불하거나 손흥민을 영입 리스트에서 빼야 한다. 구단의 여름 이적시장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플라네타 밀란'은 "수년간 토트넘의 주축 선수로 활약한 손흥민의 계약은 2025년 6월30일에 만료된다. 그가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경우 다른 클럽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현재는 손흥민의 재계약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계약 만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손흥민과 토트넘이 빠른 시일 내에 합의점에 다다를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짚었다.
이어 "밀란이 손흥민을 영입할 가능성이 있을까?"라며 밀란이 손흥민 영입을 검토할 만한 이유를 나열해봤다.
매체는 "몇 가지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면서 "2025년 7월에 33세가 되는 손흥민의 나이는 단점이지만, 그 나이는 그에게 많은 것을 주고도 우승컵을 주지 못했던 클럽을 떠나 분위기를 전환하기에 적합한 시기"라며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서도 괜찮은 나이라고 했다.
또 "손흥민의 몸값인 3800만 유로(약 577억원)는 손흥민이라는 선수의 퀄리티를 고려했을 때 그다지 높지 않다"면서 손흥민의 가치를 생각했을 때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구단이 지불해야 할 이적료도 대단히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손흥민은 30대에 접어든 이후에도 프리미어리그(PL)에서 최고 수준의 기량을 보여주는 중이다. 토트넘 내에서는 절대 빠질 수 없는 핵심 공격수이고, 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혔을 때에도 손흥민보다 나은 측면 공격수들은 많지 않다.
축구통계매체 '스쿼카'에 따르면 득점 능력이나 찬스 메이킹 능력 등 팀의 공격에 도움이 되는 능력들을 모두 고려했을 때 이번 시즌 손흥민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부카요 사카(아스널)에 이어 세 번째로 뛰어난 윙어다.
'스쿼카'는 또한 손흥민의 진정한 가치는 뛰어난 오프 더 볼 움직임에서 나온다며 단순한 통계나 기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손흥민만의 장점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게다가 밀란이 아니더라도 손흥민을 영입하는 모든 구단들은 손흥민을 통한 아시아 지역 마케팅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손흥민은 여전히 아시아 최고의 선수이며,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사랑받는 선수다. 손흥민의 인기가 당장 1, 2년 안에 식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투자하는 이적료는 대부분 회수할 수 있다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다.
흥미롭게도 손흥민은 전 밀란 사령탑인 파울로 폰세카 감독에 의해 언급된 적이 있다. 당시 폰세카 감독은 공격수들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지 않는다는 점을 꼬집기 위해 수비 가담 능력이 좋은 선수의 예시로 손흥민을 들었다.
그는 지난 10월 클럽 브뤼헤(벨기에)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3차전 홈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 '박스 투 박스' 유형의 선수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현대 축구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박스 투 박스 유형의 선수가 되어야 한다"며 선수들의 활동량과 적극적인 공수 가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폰세카 감독은 그러면서 "우리 팀에도 그런 선수들이 있고, 다른 팀에도 마찬가지"라며 "예를 들면 토트넘의 측면 공격수인 손흥민이다. 손흥민이 박스 투 박스 유형이냐고? 그렇다. 박스 투 박스 선수들은 일반적으로 중앙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박스 투 박스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측면 공격수지만 수비 상황에서 압박이나 수비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선수로도 유명하다. 현대 축구에서는 공격수들도 필연적으로 수비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데, 폰세카 감독은 이를 강조하면서 손흥민을 좋은 예시로 언급한 것이다.
당시에는 폰세카 감독이 수비 가담을 설렁설렁 하는 밀란의 윙어 하파엘 레앙을 저격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꺼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폰세카 감독이 이런 발언을 한 의도를 떠나 손흥민의 수비 가담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는 점은 분명했다.
비록 폰세카 감독은 최근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지만, 손흥민이 두 달여 전 자신을 언급했던 감독이 지휘하던 팀과 이적설로 엮일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손흥민의 밀란 이적설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오는 이유다.
관건은 손흥민의 계약 연장 여부다. 새해가 밝으면서 손흥민이 보스만 룰에 의해 타 구단들과 접촉 및 협상이 가능해진 것은 맞지만 손흥민의 연장 옵션 발동 권한을 가진 토트넘이 연장 옵션 활성화를 택한다면 손흥민은 어쩔 수 없이 1년 더 남아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손흥민의 이적설이 순식간에 사라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늘리려는 이유가 단순히 손흥민을 1년 더 팀에 남기려는 게 아니라 손흥민을 매각해 이적료를 받기 위해서라는 주장도 존재한다. 이 역시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일이다.
손흥민은 보스만 룰 대상이 되자마자 빅클럽 러브콜에 계속 휩싸이고 있다.
손흥민은 최근 스페인 라리가 명문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뿐만 아니라 독일 분데스리가 강호 바이에른 뮌헨과 연결돼 이목을 끌었다. 스페인 '피차헤스'는 지난달 20일 "내년 6월에 토트넘과 계약이 끝나는 손흥민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할 수 있다"며 "손흥민은 이번 시즌 공식전 7골 6도움을 올리며 자신의 클래스와 재능을 보여주고 있지만, 2025년 계약이 만료되고 그로 인해 손흥민의 미래가 주목받고 있다. 아틀레티코가 손흥민 확보에 관심을 드러내는 중"이라고 했다.
FC바르셀로나도 손흥민 확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엘 나시오날'은 21일 "한지 플리크 바르셀나 감독은 자유계약으로 두 명의 선수를 요청했다"며 "한 명은 키미히인 것으로 드러났고 다른 한 명은 깜짝 영입으로 손흥민"이라고 했다.
최근엔 세계적인 명장 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튀르키예 명문 페네르바체 이적설도 나왔다. 지난달 29일 이탈리아 전국 단위 최고 유력지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신문은 유럽에서도 굴지의 매체로 인정받고 있어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손흥민은 1일 독일 이적시장 매체 '트란스퍼마르크트'가 보도한 올해 FA선수 시장가치에서 전체 7위를 기록했다. 손흥민은 매체의 지난해 12월 기준 시장가치 3800만 유로로,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581억원이다. 올해 33살이 되면서 한 때 5000만 유로를 기록, 아시아 1위를 찍었을 때의 모습은 아니지만 30대 중반 치고는 굉장히 높은 몸값을 드러내면서 그라운드 안과 밖에서 자신이 유용하다는 점이 이번에 입증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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