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전 감독은 선거가 온라인 방식 없이 오프라인 직접 투표로만 이뤄져 동계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프로축구 지도자·선수들이 선거에서 사실상 배제되는 데다 규정보다 21명이 적은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등 선거 관리가 불합리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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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투표 일정이 미뤄지고 현 회장인 정몽규 후보가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선거 판세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허 후보 측은 이번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지 않을 경우 선거 무효 등을 주장하는본안 소송을 내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가처분 공판은 선거 이틀 전인 6일로 잡혔다.
허 후보 측은 선거일은 프로구단 지도자와 선수 대부분이 전지훈련으로 해외에 나가 있을 시점이어서 부재자를 위한 온라인투표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도 선거인단으로 뽑힌 선수들이 사전투표를 하게 해 달라고 축구협회에 요청하고 나섰다.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온라인투표 도입을 원한다면 중앙선거권리위원회에서 충분히 시스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축구협회 선거운영위는 온라인 투표는 비밀투표 보장이 어렵고, 국내 다른 종목단체와 국제축구연맹(FIFA) 등 상급 국제기구 역시 오프라인 투표를 한다는 이유로 허 후보 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허 후보 캠프 관계자는 “선관위에 알아보니 원래 온라인 투표를 지원하려면 선거일 10일 전에 해야 하지만, 5일 전까지 알려온다고 해도 지원해 줄 수 있다고 한다”며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의 입장 변화를 기대했다.
허 후보는 축구협회 선거운영위가 '동의서 미제출'을 이유로 선거인단 일부를 배제해 선거인단이 규정에서 정한 194명보다 21명 적은 173명으로 꾸려진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허 후보는 “선거운영위가 아주 중요한 선거인단 명부작성 일정을 공개조차 하지 않은 채 선거인단 추첨을 마쳤다. 선거인단이 축소된 것은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불공정 선거로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동의서 미제출로 배제된 대부분이 현장의 감독(1명), 선수(17명)들이다. 선거에서 특정 직군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허 후보는 축구 현장 지도자, 선수들 사이에서 정 후보보다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는 거로 파악된다. 허 후보는 축구협회 선거운영위 위원들의 면면이 공개되지 않는 점도 가처분 신청에서 문제 삼았다. 규정상 축구협회와 관련이 없는 학계, 언론계, 법조계 등 외부 위원이 전체 선거운영위 위원의 3분의 2 이상이어야 한다. 그런데 각 위원의 신원을 알 수 없어 제척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조차 할 수 없어 불공정 선거가 의심된다는 게 허 후보 측 주장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선거운영위 위원들이 자체 회의에서 자신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 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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