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 챔피언십 6년 연속 진출…임성재 인터뷰
시즌 초반 4개월 ‘슬럼프’ 느낄 정도로 부진
퍼트 변화 등 연습 매진…성취감이 골프 매력
경기 전후로 30분씩 땀 흘리며 운동…집중력 강화
미국 무대 도전하는 후배들에게는 정신력 강조
우즈 앞에서는 소년팬…“제 이름 불러줘 뿌듯”
임성재가 최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마친 뒤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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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는 지난 1월 2024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대회 더센트리부터 절정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72개 홀 동안 34개 버디를 몰아치며 PGA 투어 역대 최다 버디 신기록을 세웠다. 승승장구할 것 같았지만 이후 3개월은 부진했다. 4월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까지 컷 탈락만 4번을 기록했고, 한 차례도 톱10에 진입하지 못했다.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임성재는 “당시에는 PGA 투어에서 활동한 지난 5년 동안 겪은 적 없는 ‘슬럼프’라는 느낌까지 받았다”며 “경기를 망쳐도 화가 나지 않을 정도로 무너져 있었다”고 돌아봤다. 좌절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임성재는 연습으로 슬럼프를 풀었다. 마스터스에서 컷 탈락한 뒤 퍼트 스타일에 변화를 주는 등 이를 악물고 연습에 매진했다. 그는 5월부터 반전을 일궈냈다. 8월 말 정규시즌까지 10개 대회에서 ‘톱10’에 6차례 이름을 올렸다.
‘세계 1위도 하는데’…정신 번쩍 들어 시작한 운동
현재 세계랭킹 24위인 임성재는 PGA 투어에서 맹활약하는 대표적인 한국 선수다. 2019년 PGA 투어에 데뷔해 그해 아시아인 최초로 신인상을 받았고 2020년 혼다 클래식, 2021년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했다. 올해 중반부터의 활약을 발판으로 6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한 것도 임성재의 자부심이다. 투어 챔피언십은 ‘꿈의 무대’인 PGA 투어에서 한 시즌 동안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30명만 출전할 수 있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임성재는 “간절함이 저의 PGA 투어 성공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임성재가 PGA 투어에서 공식적으로 벌어들인 상금만 2989만 9508달러(약 442억 원)다. 나태해질 법도 하지만 그는 “상금보다 성적이 더 중요하다. 제가 잘하고 있다는 걸 보여 드리고 싶다. 목표를 이루는 성취감으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성취감이 골프의 매력”이라고 힘줘 말했다.
임성재는 PGA 투어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크게 변한 한 가지로 ‘운동’을 꼽았다. 경기 전후로 30분씩 땀을 흘리면서 운동한다. 이제는 운동하지 않고 라운드를 나가면 근육이 뻣뻣한 느낌이 들어 샷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고 한다. 코어에 힘을 주며 상체를 회전시키고, 한 발을 들거나 빼 균형을 잡는 운동을 하면서 집중력·밸런스·템포·체력을 강화한다. 비시즌에도 운동은 그의 스케줄에 꼭 포함돼 있다.
PGA 투어에 가기 전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던 임성재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신을 번쩍 차렸다. “세계 1위도 운동을 하는데 내가 뭐라고 지금까지 운동을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임성재는 “로리 매킬로이는 라운드 전에 헬스를 하고 나간다”고 귀띔했다.
‘우상’ 우즈 만나 찰칵…경기 또 함께 하는 꿈 꾸죠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2년, PGA 콘페리투어(2부) 1년, PGA 투어 6년을 뛴 임성재는 내년에 투어 프로 10년 차를 맞는다. 사실 임성재의 PGA 투어 도전은 도박에 가까웠다. 그 어느 투어에도 시드가 없어 실패시 돌아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임성재는 ‘일본에서 번 상금을 미국에 3년만 투자하자’는 마음으로 뛰어들었다. 콘페리투어 퀄리파잉스쿨(Q스쿨)에 합격한 임성재는 다행히 2018년 콘페리투어 첫 대회에서 우승, 두 번째 대회에서 준우승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PGA 투어 진출을 확정했다.
임성재는 PGA 투어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어릴 때부터 ‘나는 미국만 보고 가겠다’는 정신력을 가져야 한다”며 “‘미국이 안되면 다른 투어 뛰면 되지’란 마인드로는 절대 안 된다. 다른 투어에 미련을 갖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제는 후배들의 롤모델이 된 임성재지만 그에게도 우상이 있다. 바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다. 2019년 루키 시절 프레지던츠컵에서 우즈와 마주쳐 처음 악수를 나눴던 임성재는 이제 우즈가 먼저 알아보는 선수로 성장했다.
이달 초 우즈의 초청을 받아 그의 재단이 주최하는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 참가한 임성재는 프로암에서 우즈와 마주쳤다. 우즈가 ‘성재!’라고 부르며 아는 체를 했다고 한다. 우즈와 같이 찍은 사진은 임성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박제돼 있다. 임성재는 “제 이름을 불러주는 자체가 설렌다”며 마치 소년팬처럼 웃었다.
내년 1월 3일 시작하는 PGA 투어 2025시즌 개막전 더센트리 출전을 위해 29일 출국한 임성재는 7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 진출, 전 대회 컷 통과, 우승 등을 목표로 꼽았다. 또 한 가지 추가된 게 있다면 우즈와의 동반 플레이다. 임성재는 “지난해 마스터스 때 같이 플레이를 했는데 날씨가 워낙 좋지 않아 우즈가 중간에 기권해서 아쉬웠다”면서 “다시 한 번 함께 라운드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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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왼쪽)와 임성재가 지난 5일 히어로 월드 챌린지 프로암에서 만나 다정하게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임성재 인스타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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