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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김하성 행선지 후보가 외면했다… 토레스와 1년 계약, 이러면 김하성 양키스행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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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근래 들어 만년 하위권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디트로이트는 2024년 시즌 눈에 띄는 반등을 만들어냈다. 86승76패(.531)의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3위를 기록함과 동시에 와일드카드 레이스를 통과하며 극적인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물론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인 시카고 화이트삭스(41승121패) 때문에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팀들의 승률의 전체적인 인플레이션이 있었던 것은 맞는다. 하지만 시즌 전 디트로이트를 포스트시즌 후보로 본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큰 성과임도 확실하다. 이제 디트로이트는 그 기세를 이어 가려고 한다. 오프시즌이 주목을 받은 이유다.

사실 디트로이트가 최근 들어 빅마켓 행보를 보여줬다고 보기는 어렵다. 10년도 더 된 미겔 카브레라의 장기 계약 이후 총액 1억 달러 이상을 한 선수에 들인 적은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위해서는 야수진, 특히 내야진의 보강이 필요했다. 1루는 스펜서 토켈슨, 3루는 제이스 영이 있었고 유격수는 저조한 활약과 별개로 거액 계약이 되어 있는 하비에르 바에스가 있었다. 2루가 문제였다.

그래서 현지 언론들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하성이 디트로이트와 어울리는 선수 중 하나라고 뽑곤 했다. 일단 디트로이트가 한 선수에 엄청난 돈을 들일 수는 없지만, 어깨 부상 이후 가치가 다소 떨어진 김하성의 가격에는 접근이 가능하다고 봤다. 여기에 디트로이트는 내야 전체가 불안한 편이다. 김하성이 주전 2루수를 맡고, 유격수나 3루수까지 커버할 수 있다면 최고의 카드였다. 4년 6000만 달러 수준이라면 합리적인 계약이 될 수 있다는 게 현지 언론과 팬사이트의 예상이었다.

그러나 디트로이트는 다른 선택을 했다. 역시 금전적인 여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ESPN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28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가 FA 2루수인 글레이버 토레스(28)와 계약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계약 조건은 1년 1500만 달러(약 221억40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토레스가 사실상 FA 재수를 선택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디트로이트도 일단 1년 계약으로 주전 2루수를 찾았다. 양쪽의 요구가 맞아 떨어진 계약으로 풀이된다.

김하성이 상대적으로 수비와 활용성에 강점이 있다면, 토레스는 장타 쪽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어린 시절부터 올스타 유격수가 될 수 있다는 큰 기대를 모은 토레스는 2018년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굉장히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데뷔 시즌인 2018년 123경기에서 타율 0.271, 24홈런, 77타점을 기록하며 단번에 20홈런 내야수로 떠올랐고, 아메리칸리그 신인상 투표에서도 오타니 쇼헤이(당시 LA 에인절스) 등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그해 올스타였다.

토레스는 2019년 팀의 주전 유격수로 뛰며 144경기에서 38개의 홈런을 기록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2년 연속 올스타에도 선정됐고,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도 17위를 기록하는 등 화려하게 날아올랐다. 데릭 지터의 향수가 아직 남아있는 양키스에서 30홈런을 때릴 수 있는 유격수의 등장은 당연히 팬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앞길에 거침이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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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토레스는 이후 뚜렷한 약점을 보여주며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유격수를 보기에는 수비가 다소 불안했고, 한 방은 있었지만 출루율이 높은 선수는 아니라 전체적인 세이버매트릭스 성적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2022년 24홈런, 2023년 25홈런을 기록하며 여전한 장타력을 뽐냈지만 양키스 팬들의 비판도 많이 받았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적에 비해 실속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2024년에는 154경기에서 타율 0.257, 출루율 0.330, 15홈런, 63타점, 80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709에 그치면서 FA 직전 시즌 성적도 좋지 않았다. 팀의 2루수로 뛰면서 리드오프로도 출전, 리드오프 출전 이후에는 공도 많이 보는 등 예전과 다른 모습도 보였으나 확실한 대박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성적이었다. 양키스는 결국 토레스와 연장 계약을 포기했고, FA 시장에 나가면서 양쪽의 재결합은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었다.

당초 전문가들은 그래도 토레스가 2년 이상의 다년 계약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토레스는 1년 1500만 달러에 디트로이트의 손을 잡았다. 아직 20대 후반의 선수인 만큼 안정적인 출전 여건이 보장되는 곳에서 꾸준하게 활약해 1년 뒤 대박을 노려보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토레스는 메이저리그 888경기에서 타율 0.265, 출루율 0.334, 138홈런, 441타점, 53도루, OPS 0.774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OPS는 비교군 평균 대비 12%가 높다.

한편 디트로이트가 토레스를 영입하면서 김하성을 같이 품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 바에스를 방출하지 않는 이상 토레스와 김하성의 공존은 쉽지 않고, 자금력도 넉넉한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반대로 토레스와 공식적인 이별을 맞이한 뉴욕 양키스는 새로운 2루수를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김하성의 양키스행 루머가 꾸준하게 나온 것도 이 때문인데,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도 흥미로워졌다.

양키스의 주전 유격수는 팀이 어린 시절부터 애지중지한 앤서니 볼피다. 볼피의 자리가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2024년 시즌 트레이드로 데려온 재즈 치좀 주니어 또한 한 자리가 어느 정도는 보장되어 있다. 1루는 최근 영입한 베테랑 우타자 폴 골드슈미트로 메웠다. 치좀 주니어가 2024년 시즌처럼 3루로 들어간다고 가정했을 때, 아직 2루가 빈다. 현 시점에서는 오스왈도 카브레라가 2루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데 양키스가 볼 때는 다소 약한 카드다.

물론 양키스도 돈을 많이 쓴 구단이기에 김하성에 투자할 예산이 얼마나 남아있는지는 알 수 없다. 김하성 측은 장기 계약을 원하고 있고, 이는 양키스의 구상과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깨 부상으로 2025년 시즌 개막전 출전이 어려운 김하성이 FA 재수를 선택하거나 혹은 옵트아웃이 대거 포함된 계약에 나설 경우 가능성이 열릴 수도 있다는 평가다. 폴 골드슈미트와 코디 벨린저가 번갈아가며 볼 수 있는 1루를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의 뎁스가 그렇게 강하다고는 볼 수 없는 양키스라 김하성은 분명 매력적인 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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